단아 (182.♡.98.21)
2025년 2월 12일 AM 11:30 · 수정됨(02. 13. 17:50)
아이들 관련 자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키카처럼 아이들이 와서 노는 공간이지요.
주말엔 알바생 두고 잠깐 쉬고 있는데
하필 그 타임에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자폐친구가(정확히 부모님이 말씀 안해주셔서 다른 명칠일수 있겠지만 말투나 행동으로 보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을 때렸지요.
그래서 난리가 한바탕 난거에요.
이 아이가 저희 가게에 다닌지 몇개월 되었는데
루틴만 잘 지키면 정말 잘하는 고학년 친구라 혼자 다닙니다.
그런데 하필 제가 없는 그날 이 아이의 감정 뭔가가 건드려졌나봐요. ㅜㅜ
이야기 듣고 저도 부리나케 가게로 갔고 아이를 1대1 마크하였습니다.(다행히 집이 가까워서 10분만에 도착)
그리고 어머님이 오시고 피해 아동 어머님들께 사과드리며 사건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때리긴 했지만 강도가 세진 않았던것 같아요. 힘조절을 했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남편에게 말하니 그 친구는 안받는게 어떻냐 하네요.
하지만 전 그러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 어머님이 그동안 겪어온 삶이 결코 녹록치 않았을텐데..그 삶에 아픈 상처 하나 더 얹어주고 싶지 않기도 하고
이런 친구들도 사회가 어느정도 보듬어가야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피해 아동 부모님들은 다른 말씀 하실수 있지요. 그래서 머리숙여 사과드렸습니다. 보상 바라시면 뭐라도 해드릴 용의 있었지만..또 그분들도 그런걸 바라시진 않아서 그냥 가게 이용료만 다 안받는 선으로 끝났어요. 아니. 오히려 제잘못은 아니니 사과만 받고 가게 이용료는 계산하고 가신다 하셨지만요.
그래서 참 감사했습니다.
선한 마음들이 이어져 자폐 친구들도 어울려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만 중증 친구들은..꼭 보호자가 따라 붙어야할듯 하구요. 경증인 친구들은 미래를 위해서 자립할 수 있게 사회가 다같이 도와주는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할수 있는 일을 하게..주말에 이 친구가 오면 제가 꼭 가게 복귀를 하려고 하구요. 이 친구 어머님은 사람이 너무 많을땐 안보내겠다 하셨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님들도 잘 이해해주시고 다음날 또 저희 가게를 와주셨으니(그 사건 빼고 아이들이 너무 재밌었다고 좋아했대요 ㅎㅎ)
이번 일을 통해 서로가 한층 큰 느낌이었어요.
다모앙에도 계실 자폐 아이를 두신 부모님들이 좀더 안심하고 살아가실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이 자폐 친구가 좀전에 와서 재미나게 30분 놀고 갔어요. 오늘은 기분이 좋은지 이것저것 질문도 많이 하고 혼잣말도 하고 그 모습 지켜보며 참 흐뭇했어요.
댓글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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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kbari
25.02.12 · 39.♡.46.49
오랜만에 흐뭇한 글이라 감사합니다. -
맨맨땅헤딩
25.02.12 · 218.♡.252.47
선생님 덕분에 우리 사회가 더 따뜻하고 말랑말랑 해졌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텐데 감사합니다. ^^ -
Kkita
25.02.12 · 110.♡.45.88
{emo:damoang-emo-003.gif:100} -
크크리안
25.02.12 · 58.♡.210.72
직접 지켜봐 주신다니
정말 휼륭하십니다 -
본본질로
25.02.12 · 123.♡.118.64
멋지십니다. 정말 힘든 일과 결정인데… 고맙습니다! -
폐폐인풀
25.02.12 · 210.♡.112.161
정말 감사드립니다~ -
레레오야사랑해
25.02.12 · 211.♡.113.108
너무 감사합니다. 자폐가 아니여도 가해자 부모태도가 정말 중요하더군요. 애가 그럴수도 있지 해버리면 그냥 잘 마무리될수 있는 일이 커져버립니다.
저희 아이는 경증자폐입니다. 예전에 어린이집에서 깨물려오고 멍들어서오고 다쳐서 피까지 나도 한번도 항의한 적이 없습니다. 정상발달 친구에게 여러번 당해서 왔어도 그냥 넘어갔어요. 우리애가 가해자가 된적은 없고요. 타인에게 아예 관심이 없으니 폭력성도 없어요. 괜히 항의했다가 우리애가 오히려 불이익받을까봐요. 이 세계의 엄마들 대부분은 그렇게 산답니다...ㅠㅠ -
단단아
→ 레오야사랑해 작성자
25.02.12 · 182.♡.98.21
사실 뭐..정상발달 친구들 사이에서도 많이 있는 일이긴 하죠. 아이들 사이에선 그냥 좀더 많은 이해심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부모가 크게 반응하면 아이들도 더 소황제로 자라날수 있어요. 그냥 쉽게. 내 아이가 크게 다치지 않았으면 그럴수 있지. 내 아이가 남을 상하게 했으면 꾸벅 엎드리고..요런 자세를 취하면 될것 같은데. 어떤 부모님들은 상대가 꾸벅 엎드리면 또 그걸 가지고 너가 잘못한거 맞지. 하며 더 크게 일을 키우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참 저 글속의 어머님들께 감사했습니다. -
Wwhocares
25.02.12 · 211.♡.44.117
우리 사회가 이 글 같으면 좋겠습니다ㅜㅜ -
불불태워버려
25.02.12 · 106.♡.44.156
훌륭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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