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8.♡.249.74)
2025년 2월 14일 AM 05:40 · 수정됨(12:59)

어제 있었던 김경수 전 지사와 이재명 대표의 회동 기사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입니다. 당원도 아니던 사람이 민주당더러 이래라 저래라 훈수를 두다가 복당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재명 대표는 화합과 포용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대다수의 당원들이 김경수씨를 질타했지만, 그래도 대표다운 과감한 선택이었습니다. 어쨌든 (이 만남 전까지) 저도 김경수씨를 민주당의 자산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드루킹으로 억울한 재판을 받기도 했으니, 어거지를 쓰더라도 이번은 넘어가보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만남에서 김경수 지사는 발전가능성이 없음을 여지없이 보였습니다.
- 온라인 중심 소통을 부정한 김경수, 하지만 온라인 당원 가입의 길을 열었던 문재인
김경수 전 지사는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밝힐 때 문두에 놓는 것이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직함입니다. 한 때 친노세력이 괴멸상태에 이르렀을 때도 그 자리를 지켰던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김경수라는 사람에게 기대를 가지게 만들었던 명함이기도 합니다. 굳이 정치평론가 같은 용어로 표현하자면 정통(?) 친노계의 막내 아들 정도 되겠네요. 아무튼 이 타이틀은 정치인 김경수에게 좋은 시작점이 됩니다. 자연인 김경수라는 것보단,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 주는 힘으로 국회의원도 되고, 경남도지사도 되었으니까요.
친노들의 시작이었던 노사모는 최초의 온라인 정치인 팬덤입니다.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 실패해도 끊임없이 자기자신을 던졌던 민주투사 '바보' 노무현에게 마음을 움직인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었던 모임이 "온라인" 정치인 "팬덤" 노사모였습니다. 그리고 김경수도 그 노사모 회원이었겠죠. 관리자 역할도 했으려나요. 그것까진 모르겠습니다만, 친노의 적통을 자처하는 사람이 노사모를 부정하면 그건, 부모님, 고향을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 김경수씨가 온라인 중심 소통을 하면 당이 극단으로 간다고 합니다. 도대체 김경수씨는 어떤 온라인 세계를 보고 있는 걸까요. 단적으로 얘기합시다. 소위 극우 3대 갤러리라고 하면 디씨의 국힘갤, 미정갤, 빋갤(국힘 비대위갤러리)입니다. 이들의 극단성은 얼마전에 있었던 두 차례의 폭동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헌법재판소에서 난동을 부리려하는 음모를 꾸미는 정황이 보입니다. 경찰이 수사 중이구요. 그 정반대 쪽에 디시 더불어민주당 갤러리가 있습니다. 스스로 디씨의 서베를린을 자처하는 이 갤러리에서는 그런 극단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여기선 어떤 차별적 시선도 반대하고 탄핵 찬성 집회에 찬성하는 젊은 민주당원들로 북적입니다. 그들은 전략적으로 극우 갤러리에 대응하지만 그것도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합리적으로 반응합니다. 김경수씨가 말했던 극단성은 극우갤러리에선 보이지만, 민주당 갤러리에선 보이지 않습니다. 펨코에선 보이지만 다모앙에선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이렇게 1대1 비교하는게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다른 세상이 공존하는 곳이 온라인 세상입니다.
온라인 소통이 극단적으로 흐른다구요. 도대체 어느 공간을 보고 있는 겁니까. 혹시 미정갤하십니까. 잠깐만 시계를 과거로 돌리면 처음으로 온라인 당원제를 열었던 정당정치의 혁명적 쇄신을 가져왔던 분이 바로 문재인 당시 당대표입니다. 비명세력이 "천원짜리"라고 비하했지만, 지금 민주당 혁신의 주축 세력이 된 분들이 바로 당시부터 가입했던 온라인 당원들입니다. 이런 손쉬운 당원가입제도로 인해 민주당은 지금의 크기로 어마어마하게 성장할 수 있었고, 대선승리, 공천혁명, 총선압승*2, 내란 세력 괴멸까지 이뤄냈습니다. 이 모든 힘의 시작에는 문재인 당대표의 온라인 당원제가 있었습니다.
김경수씨, 당신에게 온라인은 극단의 미정갤러리입니까, 아니면 문재인 당대표가 열었던 민주시민들의 모임입니까.
- 팬덤정치요? 노사모를 부정하시나요
현재의 민주당이 일극체제로 보이나요. 지금의 민주당은 당원 중심의 정당이고, 그 당원이 가장 많이 지지하는 사람이 이재명이란 대표일 뿐입니다. 국가의 주인이 시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입니다. 그리고 당원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대표로 있는 것은 당연하고, 이것을 일극체제라고 비난한다면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비난하는 것과 같습니다. 도대체 일극체제라는 게 뭡니까. 그리고 팬덤정치라는게 뭡니까.
혹시 조중동 구독하시나요. 처음 '개딸'이라는 용어는 좋은 의미였습니다. 응답하라 1994에서 나왔던 말을 가져왔던 것이고,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를 오해하고 지지하기 시작한 젊은 여성들의 일군을 일컬어 지칭하던 말이었습니다. 이 정치 지지를 시기질투하던 조중동이 '개딸'이란 용어를 비하하고 모욕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이건 문재인 대통령이 받았던 비난과 동일한 것입니다. 그 때도 팬덤 정치를 비판하던 게 저 수구언론들이었고, 그것과 맞서 싸우던 것이 민주당, 친문세력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무기를 자칭 친노의 일인이 가져와서 사용한다구요? 이게 말이 되는 겁니까.
그럼 시계를 조금만 더 돌려봅시다. 위에서 말한대로 노사모는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입니다. 노사모는 김경수씨에게 무엇입니까. 여기도 팬덤 정치의 폐해가 있는 곳입니까. 쉽게 답변 못할 겁니다. 아니라고 하면 본인이 지적했던 것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고, 맞다고 하면 본인의 뿌리를 부정하는 것이니까요. 애초에 정치인의 팬덤이라는 것은, 그 정치인이 유권자들이 바라는 어떤 정치적 상징체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겁니다.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정치인 개인이기도 했지만 지역주의 타파라는 시대정신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이재명은 어떻습니까. 그 역시 정치인 개인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시대정신의 상징입니다. 지금의 반헌법 세력과 싸우는 상징 말입니다. 이재명은 그 상징이기 때문에 암살 위협을 받고 실제로 죽을 위기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말 그대로 생사의 고비를 넘겨서 돌아온 시대정신이 이재명으로 대표되는 겁니다. 그런 이재명을 지지하는 것이 팬덤정치라면, 당신은 시대정신을 부정하는게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러했듯 이재명 대표 역시 구체제와 싸우는, 상징성으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 개헌과 호헌
학생운동을 했던 김경수씨라면 호헌이라는 말에 대해서 저보다 더 잘 알 겁니다. 80년대에 줄곧 있었던 학생운동은 1987년에 가서 정점에 이릅니다. 이 때 전두환은 호헌이라는 말을 내세웁니다. 어떻게든 헌번을 지켜서 자기 자리를 보존하고 싶어서 했던 말입니다. 당시는 개헌을 하는 것이 시대정신이었고, 학생운동, 시민운동의 목표, 이상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6공화국이 된 지도 30년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이 6공화국을, 그 헌법을 파괴하려고 했던 자가 있습니다. 윤석열이라고 합니다. 이 공화국을, 헌법을, 일상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나서서 지켰습니다. 이 때 유튜브 라이브로 목숨을 걸고 시민들을 독려했던 건 이재명 대표였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헌법수호세력이라고 합니다. 저들은 반헌법 세력이라고 불리고요.
1987년의 개헌과 호헌, 2025년의 개헌과 호헌. 같은 말이지만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민주시민들은 민주정을 성취하기 위해 개헌을 요구했고 호헌을 외치고 있습니다. 저 반민주 세력은 독재정을 하기 위해 호헌을 외쳤고 이제는 헌법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이 판국에 개헌을 외치는 자는, 두 세력 중 어디에 속한다고 봐야할까요. 2025년 지금의 헌법수호세력과 반헌법세력. 2024년 12월 3일에 있었던 내란 세력을 완전히 진압하지 못한 혼란의 시대에 개헌을 외치는 김경수씨는 어디에 서 있는 겁니까.

- 판돈 다 잃은 막내아들
흔히들 김경수씨를 지칭해서 친노세력의 마지막 적통이라고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파생 의미일 겁니다. 딱히 맘에 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래봅시다. 그럼 친노세력의 막내 아들쯤은 될 수 있겠네요.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김경수씨는 국회의원도 되었고, 경남도지사도 되었고, 정치 자영업자들에게 이용당해서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민주시민들은 김경수씨에게 성장과 역량을 기대했을 겁니다. 돌아와서 보여줄 정치적 비전에 대해서요.
그런데 지금 김경수씨가 하고 있는 건 카이지가 외치던 '무승부'로 보일 뿐입니다. 그간 시민들의 지지와 당권이 이재명 대표로 움직였으니, 지금까지 있었던 건 무효로 하고 탈당한 반명세력까지 다 데리고 와서 대통합더불어민주당이라고 하고 싶으신걸까요. 그들은 반헌법 세력과 싸우기 보단 내부투쟁에 몰두해서, 당원들이 몰아냈는데 말이죠. 그들을 끌어 안는다고 통합의 정치가 되는 게 아닙니다. 연대와 협력은 나와 말을 하고 의사소통이 되고 같이 걸어갈 의사가 있는 사람과 할 수 있는 겁니다. 나를 죽이고자 덤비는 사람과 연대, 협력은 애초에 불가능한 겁니다.
"당원들이 민주당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말한 게 김경수씨 본인입니다. 그 주인이 뽑은 대표, 가장 지지하는 대선후보 1위가 이재명 대표입니다. 본인의 뿌리를 부정하는 듯한 앞뒤 안 맞는 말을 하려거든, 역량이나 더 닦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뭐 이제 더 이상 김경수씨에게 발전을 기대하지도 않고 글을 쓸 일도 없습니다만, 좀 더 나은 정치인,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바랍니다.
김경수씨, 의리를 가지세요.
댓글 (25)
-
112345
25.02.14 · 108.♡.171.112
-
끝끝이아닌시작
→ 12345
25.02.14 · 1.♡.194.116
그 전에 김경수나 이낙연은 국회로 가지도 않았을 겁니다. ㅋㅋ -
윤윤사모
25.02.14 · 124.♡.160.101
좋은 글 감사합니다.
김경수씨! 민주공화국와 헌법을 지킨 국민들이 현재 리더로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게 누군지 대답해보시죠. -
시시슬리아
25.02.14 · 118.♡.80.215
시대에 얼마나 뒤떨어지는지. 본인 스스로 증명하네요. 요즘 온라인이 아니면 뭘 할 수 있죠? -
초초보아찌
25.02.14 · 118.♡.82.228
그냥 바보입니다.
현상을 지대로 못 보는 정치인은 맹인과 다를 바 없는거죠.
이제 미천 다 까먹고 개평 챙기려고나 할겁니다.
이제 언급 자체를 안 해주는게 최고(?)의 대우입니다. -
IIntothewoods
25.02.14 · 70.♡.67.174
결국에는 흔들다
수박들끼리 창당 할겁니다
그냥 즐기세요 “옛다 관심”정도로 -
안안개구름
25.02.14 · 223.♡.249.104
늘 따라다니던 '적장자'란 말 또한 상당히
거슬리더라고요.
친노,친문 이리는 수식어만 따라다녔지 저자가 이룩해놓은 업적이 무엇인가요?
흐름이 바뀌다 싶으니 이제서야 슬슬 기어나와
'나 뮈되니까 자리 줘바~~~'라는 뻔뻔함의 아주아주
하질의 인가으로 밖에 안 보입니다. -
곰곰팅
→ 안개구름
25.02.14 · 175.♡.31.91
제가 편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도, '친문계의 적자'와 만났다는 식의 언론 보도가 보이더라구요. 마치 오랫동안 떠나있던 원래 '주인'이 나타난듯이..
그럼, 이재명 대표는 뭐가 되는건가요? 그냥 '주인'이 떠나있는 동안 맡겨놨으니, 이제 비켜달라는걸까요.
그런 식으로 보도하는 언론이나 그렇게 행동을 취하는 김경수씨나 상당히 거슬렸습니다. -
안안개구름
→ 곰팅
25.02.14 · 211.♡.230.57
전혀 편협하지 않은 생각이십니다.
언론에서 저렇게 맛사지를 해주니 무어라도 된것처럼 설치는 꼴이 아주 가관입니다.
정말 우습지도 않습니다. 나는 '적자' 이니까 너희들은 나의 말을 따라야 되.
대표님도 당원도 우스운거죠.
결국은 '분탕세력'을 끌어모아 당권을 쥐고 예전에 꿀 빨던 시대로 가겠다는 생각으로 밖에 읽히지가 않습니다. -
지지지브러더스
25.02.14 · 115.♡.37.42
2002년에 노무현 지지자였던 저는 PC 키보드를 두들기던 팬덤이었죠.
2016년에 문재인을 지키자던 저는 많은 온라인 당원들 중 한명이 되었고, 그때도 팬덤이었죠.
2002년에도, 2016년에도 팬덤이었고, 지지자였고, 당원이 되기도 했었죠.
달라진건 노무현에서 문재인으로, 문재인에서 이재명으로 바뀐것 뿐이죠.
지지자들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정치인들만 모를 뿐이죠.
김경수씨. 그 팬덤 때문에 노무현과 문재인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계엄의 밤에 시민들은 이재명씨의 부름에 반응하여 국회로 달려왔읍니다.
김경수씨나 이낙연씨가 불렀으면, 이재명씨의 경우보다 더 모였겠읍니까? 덜 모였겠읍니까?
당원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은 이미 이재명씨를 리더로 정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