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이 비싸지는 원인에 대한 개인적 견해
lache

Lv.1 lache (218.♡.103.95)

2025년 2월 18일 PM 01:54 · 수정됨(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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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기억으로는 2010년 정도까지는 한국의 과일값이 매우 저렴했습니다.


겨울에는 귤, 봄이 약간 과일의 비수기 느낌이었고, 여름에는 수박, 참외, 포도, 딸기, 토마토 그리고 산딸기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구요. 가을이 되면 사과, 배 등이 풍부했고 저렴하게 많이 먹었습니다.


2010년 이후부터 과일이 나오는 시기가 조금씩 변하고 나오는 종류에도 차이가 생깁니다.


 겨율의 대표적 과일이었던 귤은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등으로 분화되고 다양화되면서 출시 초기에는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은 다시 원래의 맛인 귤이 제일 좋아서 귤로 돌아갔습니다.


 귤의 경우는 도리어 90년대 이전엔 타 과일에 비해 비쌌습니다. 그래서 겨울에 맘놓고 막 먹을 수 있는 과일은 아니었는데 90년대 이후 제주의 재배농가가 늘었던건지 아니면 물류가 좋아져서 그랬던건지 90년대쯤부터 시장에서 10kg 박스로 사다가 먹곤 했죠. 겨울 한철에 4인가족 기준으로 3,4박스쯤 먹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때 너무 많이 먹으니 부모님이 다락에 귤박스를 올려다 놓으셨는데, 너무 맛있어서 하루 종일 다락방을 오르내리며 동생과 함께 하루에 한박스를 거의 다 꺼내 먹은 적도 있는데 손발이 노랗게 되는 경험까지 한 적이 있습니다.


 귤의 다른 재배종인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등으이 시장에 많이 풀릴수록 귤값도 점점 올라갔죠. 그래도 아직까지는 귤은 타 과일에 비해는 저렴한 편이기 합니다만, 이제 끝물인 요즘 마트에 가보면 귤 5kg 한박스에 7만원까지 하는 걸 보고.. 와 미쳤다 싶기도 하면서 귤도 이제 맘놓고 못먹겠구나 하는 슬픈 예감이 듭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구미에서 거주했던 적이 있는데 여름이 되면 참외와 수박이 정말 너무나 저렴했죠. 참외의 경우 출하 시기가 되면 조막만한(상품 참외의 1/3 크기 정도)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참외를 농사를 직접 짓는 분인지 아니면 농가에서 떼오는지는 모르겠지만 1톤 포터 트럭 한가득 싣고 다니면서 10kg정도 쓰레기봉투 정도의 용량에 가득담아서 5천원에 팔곤 했습니다. 그리고 어른 머리만한 수박 1통에 천원에 팔았죠.


 당시는 혼자 살던 시기라 사다 놓고 1달 내내 참외와 수박만 먹어도 배가 불렀습니다. 그러니 한달에 참외 5천원어치, 수박 2,3천원치를 사면 과일 걱정이 없었던 시기였죠.


 가을이 되면 사과는 시장에 가면 어른주먹만한 부사(당시 홍옥, 국광도 드물지 않게 있었지만 개인적으론 부사를 제일 좋아했습니다)가 2개에 천원쯤 했습니다.

 

 그리고 늦봄과 여름 초엽에 딸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딸기 출하 첫시기에는 좀 비쌌지만 여름에 접어들면 딸기가 1kg에 3,4천원이면 살 수 있었죠. 당시 딸기는 씨알이 아주 굵지는 않고 새콤달콤한 맛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딸기 끝물에는 많이 물러진 걸 시장에서 싸게 사와서 딸기잼도 만들어 먹기도 했죠.


 그리고 여름 한철에 포도(캠벨)은 보통 큰거 3,4송이에 2000년대 중반까지는 5천원 정도쯤에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것이 점점 과일들이 커지고 당도가 높아지고 모양새가 이뻐지면서 가격이 슬슬 올라가더니 특히 코로나를 겪으면서 급격하게 올라버렸습니다. 


 그리고 아쉬운 건 재래종이 줄면서 당도는 더 올라갔지만 제가 기억하는 그 과일의 오리지널한 맛이 사라져간다는 겁니다. 


 딸기의 새콤함, 포도의 신풍미 이런 것들이 요즘 설향딸기니 샤인머스켓에서는 느껴지질 않고 그저 달기만 할 때가 많습니다.


 아 그리고 가을에 연시도 있군요. 감과 연시는 맛은 그대로지만 역시 많이 비싸졌죠.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과일은 일본을 따라갈 것 같습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과일값이 2,3배 더 비싸죠. 그때가 되면 웬만한 사람들은 과일 구경하기가 힘들어지는 세상이 되겠죠.


 새로워지고 변한다는 게 꼭 좋은 방향으로 간다는 뜻은 아니라는 걸 요즘 과일의 세태를 보면서 느낍니다.




  


댓글 (13)

  • 윤사모

    윤사모 Lv.1

    25.02.18 · 124.♡.160.101

    기후변화로 과일재배 리스크가 크게 증가한 것도 한몫했을 겁니다.
  • 동네숲 Lv.1

    25.02.18 · 118.♡.193.228

    사과를 매년 박스채로 사는데
    해마다 병충해나 태풍, 가뭄.. 다양한 이유로 가격이 오르고 당시에는 그렇구나 수긍해도
    일회성 이유로 올라간 가격은 다시 내려오는 일이 거의 없죠.
    물가란 게 장기적으로는 계속 오르는 게 맞긴 하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번 병충해와 나쁜 날씨가 반복되는 건가 의문이 들 때도 있죠.
  • 우리요다이티

    우리요다이티 Lv.1

    25.02.18 · 221.♡.191.31

    농가가 줄어들고 그로인한 재배면적이 줄었을거고요....거기에 기후변화...그리고 가락시장으로 올라가는 경매시스템...콜라보 아닐까요...근데 또 잘 팔리는것만 심으니...지금 샤인머스켓 한박스 6천원에도 살 수 있더라구요 ㄷㄷ...;
  • lache

    lache Lv.1 → 우리요다이티 작성자

    25.02.18 · 218.♡.103.95

    샤인은 맛이 없어서 돈주고 안먹습니다. 캠벨이 도리어 요즘은 더 비싸졌어요.
  • 우리요다이티

    우리요다이티 Lv.1 → lache

    25.02.18 · 221.♡.191.31

    샤인은 알이 작을수록 맛있더군요...`ㅡ` 저도 거봉만 먹습니다...샤인은 포도아닌거 같애요 ㅋㅋ;
  • Peter

    Peter Lv.1

    25.02.18 · 116.♡.51.26

    이게 지금은
    말씀하신 육묘의 문제도 있지만
    요즘은 위에 댓글달아주셨듯
    기후에 따른 문제도 있습니다.

    근데 더 큰일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그게 엄청 빨리 들이 닥칠꺼라는거죠
    그게 뭐냐하면
    재배농가의 급격한 감소입니다.
    농가의 급격한 고령화로
    재배 면적은 남아 있지만 경작을 이끌어나갈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있습니다.
  • lache

    lache Lv.1 → Peter 작성자

    25.02.18 · 218.♡.103.95

    네 1차적인 원인이 아마도 과일농사를 짓는 농가의 감소가 가장 클겁니다. 그리고 기후변화. 사실상 과일값이고 뭐고 간에 농산물은 현재가 가장 쌀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 희어늬

    희어늬 Lv.1

    25.02.18 · 211.♡.81.158

    대기업에 농업을 오픈하면 어떨까요?
    생각만 해 봅니당.
  • 벗님

    벗님 Lv.1

    25.02.18 · 106.♡.231.242

    그래프로 가격 변화 추이를 그려보면 이렇네요.. 와, 계속 올라요. ^^;;

    [https://s3.damoang.net/data/editor/2502/comment_1795155954_E2PMzVo1_f397cccdab1c7f81b9af1fd886cb71ac870875de.webp]
  • 안녕클리앙

    안녕클리앙 Lv.1

    25.02.18 · 124.♡.188.32

    가난한 아이들은 과일 맛을 모른다는 슬픈 말이 있습니다
    복지기금으로 쌀은 사줘도 과일은 못삽니다 항의가 엄청나서요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과일을 먹는 것이라는 한 평론가의 말도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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