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 씨가 사장일 때 밑에서 일했던 아버지의 김재규 평가
홍성아재

Lv.1 홍성아재 (180.♡.39.21)

2025년 2월 21일 AM 12:38 · 수정됨(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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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김재규 씨에 대한 재심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김재규 씨와 저희 아버지는 약간의 인연이 있으셨기에 이번 재심 결정을 접한 심정이 남다릅니다.

저희 아버지는 김재규 씨가 1960년대 5.16 군사쿠데타 이후 현역 군인으로 호남비료 사장으로 근무할 때 그 밑에서 보일러 기술자로 일한 인연이 있습니다. 그래서 1026 박정희 암살 이후 김재규 씨에 대한 평을 가끔 하시곤 한 적이 있었어요.

호남비료는 당시 농업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하는 비료 생산을 위해 독일 차관과 기술로 정부가 세운 국영기업이었습니다. 전남 나주에 있었고, 호남비료 이전에는 충북에 충주비료가 있었습니다. 민영기업으로는 삼성 이병철이 세운 한국비료가 있었죠.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유명한 한국비료입니다. 한국비료는 밀수사건으로 국유화되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비료회사가 한국종합화학이라는 기업으로 나중에 묶이게 됩니다. 물론 지금은 다 민영화되었습니다.

북한에 대한 지원 대책에서 항상 비료 문제가 빠지지 않는 이유는 농업에서 비료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죠. 북한의 비료 부족으로 농업 생산성이 크게 오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비료산업는 석유에서 성분을 추출하는 중화학공업입니다. 비료가 중요했기에 쿠데타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박정희의 신임이 두터웠던 김재규 씨가 현역군인으로 사장을 맡게 된 겁니다.

호남비료에는 아버지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의 의형제 분 아드님(친척보다 가까운 분이었습니다)이 공장장으로 근무하셨어요. 서울대에서 화학을 전공한 분이었는데, 주변 친지들 청탁을 하나도 안 들어줄 만큼 청렴하셨다고 해요. 아버지도 엄청 공부 열심히 해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호남비료에 시험 봐서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직접 김재규 씨를 보고 겪은 경험도 있고, 친척 아저씨가 공장장으로서 김재규 씨를 겪은 경험도 있으니 구체적인 인물평을 하실 수 있었습니다.

1026 이후에 아버지가 그러시더군요. 아버지가 겪은 김재규란 인물은 사사로운 감정으로 박정희를 죽이지 않았을 거다. 국영기업이고 독점적인 비료공장이어서 뒷돈을 챙기려면 챙기고, 친인척 꽂으려면 꽂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재규 씨는 매우 청렴하고 열심히 회사 운영을 했다고 해요. 당시 공장이 엄청 크지는 않아서 김재규 씨를 자주 볼 수 있었다고 해요(지금도 나주에 그 공장이 남아있습니다). 공장에 상주하면서 아주 열심히 일했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이 어느 순간 돌아서서 자기가 뭐 되려고 박정희를 죽였겠냐는 말씀이었습니다. 더구나 부산민주항쟁 때 탱크로 밀어버리자는 청와대 입장에 반대했다는 그의 말도 믿으셨어요. 왜냐하면 현역군인이었지만 공장에서 일할 때 매우 권위적이거나 강압적이지 않았다고 해요. 국영기업이었고 김재규 씨가 현역 군인이었으니 차지철처럼 막 나간다 해도 말릴 사람도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그래서 김재규 씨를 아주 좋게 평가하셨습니다.

이번 재심 결정으로 그의 불명예가 회복되기를 기원합니다. 아버지도 살아계실 때 그랬으면 좋겠다고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댓글 (19)

  • lache

    lache Lv.1

    25.02.21 · 218.♡.103.95

    이선균 님의 마지막 작품인 행복의 나라를 보면 김재규 열사가 얼마나 청렴하고 강직한 인물이었는를 가늠할 수 있죠.
  • 홍성아재

    홍성아재 Lv.1 → lache 작성자

    25.02.21 · 112.♡.175.67

    저도 영화 봤어요.
  • 캐라트레이스 Lv.1 → lache

    25.02.21 · 112.♡.214.77

    행복의 나라에서 김재규열사 이야기는 중점적으로 다뤄지지 않은걸로 기억하는데요;;
  • ludacris

    ludacris Lv.1 → 캐라트레이스

    25.02.21 · 175.♡.29.169

    lache 님 얘기는 중점적이다는게 아니라 가늠할 수 있다네요....
  • DdongleK

    DdongleK Lv.1

    25.02.21 · 219.♡.239.67

    저한테는 집안 백부님뻘 이신데... 꼭 명예회복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돌오징어

    돌오징어 Lv.1

    25.02.21 · 121.♡.122.144

    바람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
    이 문구를 참 좋아합니다.
    명예회복이 되었으면 합니다./비료공장이 어디있나 했는데 곰탕집 근처에 있었군요. 예전보단 규모가 많이 작아졌지만 아직도 하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 홍성아재

    홍성아재 Lv.1 → 돌오징어 작성자

    25.02.21 · 180.♡.39.23

    예전에 아버지꼐 LG케미컬인가로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 돌오징어

    돌오징어 Lv.1 → 홍성아재

    25.02.21 · 121.♡.122.144

    지금도 lg가 가지고 있는데 조만간 정리되지 않을까 합니다.
  • 짱구아빠

    짱구아빠 Lv.1

    25.02.21 · 220.♡.40.133

    제 부친께서 김재규와 인연이 좀 있으셔서 제가 아주 어릴때 김재규씨가 저를 얼마나 이뻐했는지 기억 못하냐고 여러번 물으셨었죠.
    전두환이 들어선 후 비리 공무원 숙청에 휩쓸리셔서 해직되셨는데, 지금은 유튜브와 조선티비에 세뇌되셔서 윤퇘지를 지지하시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 ACEugene

    ACEugene Lv.1

    25.02.21 · 219.♡.160.190

    세상에..... ㅠㅠ 영화 '남산의 부장들' 에서 김재규 열사가 516 거사일에 박정희와 같이 한강다리를 건넜다는 대사가 있었는데,
    게시글을 보고 검색해보니 정말 쿠데타 거사일에는 가담하지 않으셨네요? ㄷㄷㄷ 영화가 왜 중요한 사실을 왜곡했을까요????
    도무지 이해가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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