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얼스터 (118.♡.25.79)
2025년 2월 21일 PM 10:53 · 수정됨(02. 22. 19:10)
밑에 올라온 글에 황현필이 올린 영상을 보고 쓴 게 있네요.
그런데 이 영상이나 그 글을 보신 분들이 조심해야 할 게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일어날 걸 미국만 안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 누가 알았는가?
네, 우리나라도 알고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T-34 전차처럼 북한이 보유한 무기도 모두 알고 있었고, 우리나라가 싸운다면 진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 군내부 회의 기록에서는 북한이 전차를 이용해 침략하면 국군은 목간통(나무로 만든 목욕통)처럼 박살날 거라는 일선 지휘관의 성토가 있습니다.
그리고 개전날짜와 시간도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로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 북한이 그랬듯 우리나라도 북한에 심어둔 간첩이 있었고 이들이 이 정보를 보내줬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을 처음 보시는 분도 계실텐데, 이미 역사학계에서는 증거수집과 검증이 오래 전에 끝난 이야기입니다.
그럼 왜 못막았냐고 하실 것 같은데, 여기에는 당시 여러가지 사정이 있습니다.
우선 개전날짜인데, 처음부터 6월 25일로 결정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원래 북한이 계획한 개전날짜는 50년 초인 이른 봄이었는데, 이번 우러전쟁처럼 이 때가 전쟁하기 좋은 때라서입니다.
당연히 국군도 이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비했습니다만, 북한이 이 때 개전하지 않고 날짜를 연기합니다.
이게 이후에 여러 번 발생했는데, 그 때마다 대비해야 했고, 이게 엄청난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여름이 닥쳤는데, 이 때는 농번기라 농촌에 일손이 필요한 데다, 계속된 대기로 병사들이 지친 상태라 전 군의 40%에 해당하는 인원에게 휴가를 주게 됩니다.
그럼 전쟁이 벌어지기 일보직전인데 왜 이런 행위를 했는가 싶은데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선 간첩에게서 다음번 개전날짜가 오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 여름철은 더워서 전쟁하기 어려운 날씨라 기본적으로 전쟁을 하지 않습니다.
괜히 천고마비 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니죠.
그러다가 개전직전인 6월 24일에 간첩에게서 개시일이 25일 새벽 4시로 정해졌다고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하루도 안 남은 상태에서 이게 진짜인지, 아니면 저번처럼 변경될 것인지 국군 내부에서 의논하다가 결국 시간이 지나고 전쟁이 터진 겁니다.
이처럼 한국전쟁은 이미 어느 누구도 일어날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알았고, 그에 따라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정도 계획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 준비합니다.
우리나라도 전쟁이 일어날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지 다 계획 잡아놓고 있고, 해마다 상황이 바뀌면 변경하니까요.
다만 그 계획대로 되는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당시 미국이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도 왜 초반에 스미스부대 보냈을 때 대패하고 미군 사단장이 포로로 잡히기까지 했는가 같은 것도 살펴봐야 하는 거니까요.
이것은 아주 단순하게도, 당시 일본에 주둔하고 있던 주일미군이 전쟁을 겪어보지 않고 훈련도 되지 않은 부대였기 때문입니다.
왜 훈련이 안되어 있었냐 하면, 당시 일본에 주둔한 미군은 경비업무를 담당하는 부대지 전쟁을 위한 부대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2차대전은 1945년에 끝났고, 한국전쟁은 50년에 발발하는데, 5년의 갭이 있으니 당연히 전쟁을 겪은 베테랑 병사들은 제대한 상태였습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후, 신병으로는 대처가 부족한 걸 파악한 미 정부가 2차대전 참전 예비역들을 재소집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가지 더.
[그렇다면 미국은 무엇을 얻기 위해 6.25전쟁이 일어날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일까요?]
아뇨, 이건 반대로 소련이 무엇을 얻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 것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당시 미국의 주관심사는 유럽이었지 아시아가 아니었습니다.
왜 중국을 방치했는가, 애치슨 라인을 왜 만들었는가 이런 주장들은 당시 미국의 주관심사가 유럽이었고 여기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습니다.
당시 유럽은 계속 세력을 확장하려는 소련과 그것을 막으려는 미국의 각축장이었습니다.
소련은 그리스내전을 지원하다가 그리스 공산화에 실패한 상태였고, 이 때문에 스탈린은 미국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게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그래서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일성이 계속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무시하다가 이 때를 기점으로 김일성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허락하고 지원하기 시작합니다.
결과적으로 스탈린의 의도는 성공을 거두게 되고, 미국이 우리나라에 집중하는 사이에 스탈린은 동유럽의 공산화를 구축합니다.
위의 내용은 이미 학계에서 검증이 끝난 내용입니다.
권할만한 책으로는 한국전쟁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 다음 책입니다.
책 -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 박명림
2권이고 엄청나게 두꺼운 책이지만, 한국전쟁에 관해 이 책만큼 내용이 잘 나와 있는 건 없습니다.
박명림 교수는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걸 확대해서 책으로 낸 겁니다.
따라서 한국전쟁에 관해 알고 싶다면 영상 한두편 보는 것보다 이런 책을 한권 읽어보는 걸 권합니다.
몇 분 되지 않아 담을 수 있는 내용도 적은 영상에서 나온 정보는 그렇게 전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린 유투브만 믿는다는 극우세력과 다를 게 없는 행동이니까요.
한국전쟁에 관해 참고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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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짝지근
25.02.21 · 125.♡.2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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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내음
25.02.21 · 222.♡.184.110
{emo:onion-020.gif:100} -
가가랑비
25.02.21 · 58.♡.137.93
짧은 글에 많은 내용을 속도있게 적으셨는데도,
글이 술술 잘 읽혀지게 쓰셨네요.
짧게라도 종종 글 써주셔요. -
RRanomA
25.02.21 · 125.♡.92.52
순식간에 후루룩 읽어보고 씹어볼 정도로 잘 쓰신 글입니다. -
꿈꿈꾸는식물
25.02.21 · 106.♡.66.105
좋은 내용입니나.
저두 나름 근현대사를 열심히 찾아보면서 공부를 하며
정규교과서나 기존 사관의 주입된 의도를 깨고 나와서
진실을 찾는데 시간과 노력을 썼습니다만,
새로운 진실을 규명하는 수고에 박수를 드립니다.
종종 좋은 내용이 기다려집니다~{emo:damoang-air-004.gif:100} -
롱롱숏
25.02.22 · 58.♡.148.15
몰랐던 내용, 그러나 합리적이고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
반반건조우주오징어
25.02.22 · 172.♡.208.48
감사합니다. -
HHumanrace
25.02.22 · 183.♡.208.226
전혀 몰랐던 내용이네요
돌이켜 보면 전 한국전쟁에 대해서 아는게 별로 없는것 같습니다. -
따따끈따끈
25.02.22 · 220.♡.238.46
어질어질하네요... -
BBlizz
25.02.22 · 17.♡.11.241
이렇게 잘 써 주셔서 이제 저 책 안 읽어도 될 것 같습니다. {emo:onion-103.gif:50}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이건 어느정도 알고 있던 사실이긴 한데 국군에서 소련의 T34 전차를 북한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는 점
6.25 전쟁 발발 일시와 그 전에도 여러번 D-day가 있었던 점은 전혀 몰랐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