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180.♡.243.17)
2025년 2월 23일 PM 09:34 · 수정됨(02. 24. 00:25)

평양냉면을 찾아 먹던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 전후로 월남한 한반도 북부 사람들, 즉 실향민들이죠.
평양냉면이란 건 대략 이미지가 차가운 국수란 것 말고는 레시피가 정해진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민들은 그냥 차가운 물에 소금과 아지노모도(MSG) 조금 치거나 동치미 같은 물김치, 좀 부유하면 거기에 쇠고기로 육수를 내서 넣는데, 쇠고기로 육수를 내 차갑게 식히고 기름을 건지다 보면 슴슴해지고 고기를 아주 낭비하다시피 넣어야 육수를 만들 수 있어서 그런 걸 즐기는 사람은 소수였습니다.
즉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양냉면의 맛은 매우 다양합니다만 결국 슴슴하게 수렴되어 갈 수 밖에 없죠.
다만 기술이 발전하고 쇠고기맛 다시다가 나온 후에는 싼 가격에도 고기향 진한 냉면육수를 만드는 건 어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고향을 잃은 사람들 입장에서 옛날 어머니가 해주던 맛, 잔치에서 먹어본 그 맛을 유지하려고 드니 슴슴한 맛이 고정된 것이죠.
북한의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MSG나 다대기 등이 유입되자 그걸 냉면에 사용하고 면도 가격이나 맛을 고려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의 한국 냉면처럼 수렴진화가 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진정한 평양냉면의 맛이 무엇인지 따지는 건 무의미합니다.
남북이 통일되어 평양여행을 쉽게 할 수 있게 되면 오히려 더 치열한 논쟁이 일어날 지도 모르죠.
평영도 보니 냉면이 슴슴한 것부터 한국 고깃집 냉면과 별반 차이없는 자극적인 것까지 다양해서 북한 내부에서도 여러 취향과 파벌이 갈린다고 하거든요.
냉면은 결국 100년 전 버전의 떡볶이나 김밥과 같아서 시대가 지나며 치즈나 마라향을 넣는다거나, 밥을 계란으로 바꾸거나 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며 변해가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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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츄하이하이볼
25.02.23 · 172.♡.52.230
막국수만 해도 가게마다 스타일이 다르다고 할 정도니까요. {emo:onion-061.gif:50} -
Mmoho
25.02.23 · 49.♡.236.235
북한의 경우 자연스럽게 변화 한 측면도 있지만 고난의 행군 때 재료 수급이 어려워져서 메밀 대신 전분으로 아예 소재 자체를 갈아탔고, 중국과 교류하면서 중국 연변 쪽 냉면이 역유입되면서 맛이 강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죠.
거기에 김정일의 개인적인 냉면 취향이 더해져서 현재 옥류관 스타일이 드라마틱하게 변했다는 썰이 있습니다. -
Mmonarch
25.02.23 · 211.♡.113.31
평냉은 개인적으로 안좋아하는데 비싸긴 엄청 비싸요 -
코코미
→ monarch 작성자
25.02.23 · 180.♡.243.17
정통 방식으로 만들려면 쇠고기를 엄청 우려내면서도 기름을 걸러내다보니 좀 비용이 비싸고 많이 버려집니다.
msg나 냉면다시 등을 써야 쌉니다. -
Mmonarch
→ 코미
25.02.24 · 211.♡.113.31
평냉 싼데를 못봤습니다.
다들 맛이 msg같았는데 말이죠. -
이이웃삼촌
25.02.23 · 121.♡.117.165
사실상 평양냉면과 함흥냉면과 춘천막국수의 유래가 거의 같을 거란 생각이... -
이이타도리
25.02.23 · 211.♡.93.225
사실은 우리가 즐기는 그 슴슴한 평냉이 ‘서울냉면’ 인거죠…ㄷㄷ -
페페이퍼백
25.02.23 · 121.♡.60.227
평안도 피란민 출신이신 부친 고모님들께서 해주신 말씀에 의하면
메밀 베이스의 국수를 동치미 베이스의 육수에 말아 먹었다고 합니다. 고기 육수는 사치품이라
특별할 때나 섞어 먹었고요. 기본 겨울 음식이었고요. 그냥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차가운 국수였던 거였겠죠. 집집마다 냉면 타는 도구도 있었다고 하네요.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해방 후 서울 대전으로 오면서 드신 냉면들은 많이 고급스러운
맛이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고명이나 육수중 고기 육수의 비율이 달랐겠죠. MSG 사용도
달랐을 거고요. 아지노모토는 고종 때도 냉면 육수의 토대 같은 거였으니까요.
아버지께서 북한에 계실 때 드셨던 1950년대 이전의 냉면이 표준 냉면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북 음식이기는 하지만 최초의 배달 음식으로서 많이 팔린 곳은 서울이었고
서울에서 많이 팔 수 있게 된 계기는 MSG 조미료를 풍부하게 쓰게 되면서 부터 였기에
원조를 따지기 애매하죠.
제가 사는 대전에 여러 냉면집들이 있는데, 오래 된 곳을 뽑으면 "황해도식 냉면"을 파는
사리원 면옥이 있고, 김일성이 먹었다고 해서 유명한 숯골원 냉면이 있습니다.
숯골원은 슴슴하고 꿩육수로 유명합니다.
사리원 면옥은 숯골원에 비해 간이 강한데, 10~ 20여년 전에 두 곳으로 갈라졌습니다.
현재는 같은 간판을 건 두 가게의 경영진이 다르고 주방에서 레시피를 공유하지도 않습니다.
10~ 20년 간 서로 다르게 살아온 건데, 양쪽 냉면의 맛이 다릅니다. 한쪽은 동치미
풍미가 강하고, 다른 곳은 고기 국물의 풍미가 강하달까요?
한 가게의 냉면이 20년 만에 조금씩 변형되면서 맛이 다르게 분화되었어요.
그렇다면 원조 평양 냉면이 처음 만들어지고 오랜 시간이 지나온 지금, 무엇이
원형이고 정답이라고 말하는 건 시도 자체가 무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미미소의폭탄
25.02.23 · 221.♡.214.74
전 육수 맛으로 먹었던거 같습니다... 씀씀하면서 짭쪼름한게 고기향이 올라오는 뭔가 맛있더라고요 -
깜깜딩이
25.02.23 · 14.♡.62.104
저는 평냉이 슴슴하다는게 이해가 안가네요
맛으로 보면 염도만봐도 짠편입니다.
향으로보면 개인차가 있겠지만 육향이 나죠
이게 아무맛도 안난다는건 요즘 사람들 입맛에 문제가있는거 아닌가싶어요
아니 일부겠죠 사실 그 아무맛안나는데다 비싸기까지하다는 냉면집마다 사람이 드글드글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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