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얼스터 (118.♡.25.79)
2025년 2월 27일 PM 09:14 · 수정됨(03. 12. 18:46)
밑에 올라온 황현필 강사의 남침유도론 주장에 잘못된 내용이 꽤 보이네요.
전에도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어서 댓글로 쓰다보니 너무 많아져서 그냥 새 글로 올립니다.
1.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남침유도설을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커밍스 교수는 한국전쟁 이전의 국지전이 확대되어 한국전쟁이 일어났다는 내전설을 주장했습니다.
이미 수많은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누가 먼저 전쟁을 일으켰는가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커밍스 교수의 주장입니다.
커밍스 교수가 남침유도설을 주장했다는 건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이고, 우리나라 역사학계에서는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커밍스 교수의 저작물인 [한국전쟁의 기원] 만 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커밍스 교수의 주장은 소련 기밀이 해제되기 전에 나온 거라 현재는 모두 반박된 상태입니다.
황현필 강사가 이런 주장을 한 게 좀 이해가 안가네요.
2. 보수진영에서는 소련 기밀 해제 후 남침유도설을 음모론으로 간주한다고 했는데, 이건 그 이전부터였습니다.
소련 기밀 해제 후에는 남침유도설은 보수진영 뿐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학계에서 틀린 이론으로 검증해 더 이상 취급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이전 제가 올린 글에도 있는 박명림 교수의 저작물인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 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3. 박태균 교수가 6.25 전쟁사 최고 권위자라면서 박명림 교수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해가 안가네요.
이 분은 한국전쟁 연구자로서는 대표적인 분입니다.
박사 논문이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이고, 이걸 확대한 게 위의 책으로, 한국전쟁의 바이블급 책입니다.
박명림 교수가 찾아낸 기록물만 가지고도 한국전쟁에 관한 완전히 새로운 이론이 만들어질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 분이 남침유도설을 통박한 상태라, 박명림 교수를 제외한 게 의도적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네요.
4. 남침을 미국이 알고 있었다?
이전 제 글에도 썼지만 남침은 우리나라도 알고 있었습니다.
50년 초부터 여러 차려 남침 계획날짜를 북한이 세우고 있었고, 그 때마다 첩보를 입수한 우리나라는 대비했지만, 정작 해당 날짜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러다가 농번기 때문에 전장병 중 40%의 인원을 휴가를 줬을 때 일어난 것이고, 그 조차도 첩보를 통해 6월 24일에 우리나라에 알려졌습니다.
이 내용역시 국방부가 편찬한 여러 전쟁사연구서에 나옵니다.
5. [강사 본인은 6.25 강의서 맥아더 장군 북진 막은 트루먼 비판적 시각 드러냄.]
이게 사실이면 이상하네요.
유엔 결의 자체가 38선의 회복이지 북진이 아닙니다.
즉, 38선까지 영토를 되찾으면 유엔군이 할 일은 끝나는 겁니다.
그걸 이승만이 명령해서 국군이 38선을 넘으면서 전쟁이 확대된 것이고, 유엔군도 어쩔 수 없이 북진한 겁니다.
원칙적으로 북진을 막은 트루먼이 맞는 행동입니다.
6. 남침을 거부하던 소련의 입장변화는 이전 제 글에 있는 대로 미국이 유럽에 힘 못쓰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연구결과를 잘 모르는 것 같네요.
게다가 49년에 소련이 핵폭탄 개발에 성공한 것도 스탈린이 허락한 이유중 하나입니다.
7. [미국에서는 남침 유도설이 학문적으로 이견이 없는, 당연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고 있음.]
누가 그런데요?
브루스 커밍스 교수 조차도 남침 유도설을 부인하는데요.
이건 저도 알고 싶네요.
8. 애치슨 라인을 만든 이유는 그 전후배경을 알아야 합니다.
여기에 관해 다음 논문을 한번 찾아보실 수 있으면 보시기 바랍니다.
[딘 애치슨과 미국의 한반도 정책 -한국전쟁 시기를 중심으로-, 남시욱,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논문]
[냉전초기 미국의 봉쇄전략과전쟁계획의 형성에 관한 연구, 이진기, 국방대학교, 박사논문]
둘 다 200페이지짜리 박사논문이라 엄청 길고 복잡합니다만, 왜 애치슨 라인을 만들었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논문입니다.
여기서 왜 애치슨 라인에 우리나라와 대만을 제외했는가 하는 문제가 나오는데,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이건 그 이전인 1948년에 트루먼 독트린에 기초해 만들어진 케난의 봉쇄전략을 그대로 답습했기 때문입니다.
케난의 봉쇄전략은 냉전이 발생한 40년대 말 미국이 소련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정한 것입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이 소련의 팽창주의를 ‘봉쇄(contain)’해야 하지만, 공산주의 정권을 제거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거나 사용하겠다고 위협해서는 안 된다.]
이걸 이해해야 애치슨 라인이 그렇게 그어진 걸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애치슨 라인은 소련이 더 이상 팽창하지 못하게 하는 저지선이지 무력을 사용하겠다는 선이 아닙니다.
이런 걸 알지 못하면 미국이 애치슨 라인에 우리나라를 빼놔서 남침을 유도한 거라는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다시 한번 씁니다만, 당시 애치슨 라인에 관련된 당시 사항을 논문에서 200페이지가 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반 상황을 모두 알고 있어야 애치슨 라인에 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건 빼고 주장한다면 그 주장에 저는 신빙성을 느낄 수가 없네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많이 찾아보고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리고 근거를 먼저 확인한 후 결론을 내려야지, 결론을 먼저 내리고 근거를 찾으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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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V426
25.02.27 · 39.♡.223.199
- 프
프레이얼스터
→ LV426 작성자
25.02.27 · 118.♡.25.79
아닙니다.
전 게임개발자 겸 교육자입니다.^^ -
LLV426
→ 프레이얼스터
25.02.27 · 39.♡.223.199
전공자도 아니신데 최신 논문까지 찾아보시다니 대단합니다.
{emo:damoang-emo-003.gif:100} - 프
프레이얼스터
→ LV426 작성자
25.02.27 · 118.♡.25.79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틀린 걸 말하면 안되니 이것저것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
삼삼불거사
25.02.27 · 118.♡.85.210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잘 정리해주셨네요. 황현필씨는 말 그대로 시험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강사에 불과하고 제대로된 전문가가 아닙니다. 진짜 전문가들도 자기 전공분야 아니면 함부로 말하지 않는데 한국사 전반에 대해 전문가인양 하죠. 그러다보니 이런 헛발짓이 나오는겁니다. - U
upmost
25.02.27 · 14.♡.99.42
남침유도설 같은 경우는 번역관련 해석의 여지도 없이 황현필강사가 틀린건가요?
그렇다면 저쪽의 공격받기 딱좋은 소재인데
유튜브에 댓글로 의견을 남겨서 수정할 수 있도록하는게 어떨까요. - 프
프레이얼스터
→ upmost 작성자
25.02.27 · 118.♡.25.79
소용없어요.
어차피 댓글로 바뀔 사람이면 이미 이전에 바뀌었습니다. -
삼삼불거사
→ upmost
25.02.27 · 118.♡.85.210
이미 몆년전에 남침유도설 관련으로 다른 역사 유튜버에게 털려서 사과하고 보훈처 사업에서도 하차당한일이 있죠. 좀 정신 차렸나 했는데 변한게 없어요. 사실 요즘 다모앙에서 황현필씨를 너무 띄워주는것 같아서 좀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
에에피네프린
25.02.27 · 121.♡.158.120
황현필 강사 이번책에는 남침 유도설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미국과 소련이 일으킨 전쟁이다라고 말하는 쪽입니다. 그리고 부르스커밍스가 남침유도설을 주장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 프
프레이얼스터
→ 에피네프린 작성자
25.02.27 · 118.♡.25.79
하지만 미국이 일으킨 전쟁은 분명히 아닙니다.
이걸 주장하고 있다면 바뀐 게 아니죠.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황현필이든 전한길이든 역사 시험 잘 보는 걸 가르치는 기술자이지 전문 연구자는 아니죠.
연구자라고 해도 자기 분야가 아니면 잘 모를 수 밖에 없고요. 자기가 잘 모르는 분야를 잘 안다고 착각해서 말하는 순간 사고가 납니다. 설민석도 마찬가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