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복지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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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상담도 할겸 서류좀 내러 다시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했습니다.
그러다 생각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한국의 복지 시스템은 아직 외국의 복지 모델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1. 미흡한 저상교통수단
해외에서는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저상버스와 휠체어 택시 등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한국에서는 저상버스 보급률이 낮고 일부 지역에서는 이용조차 어려운 현실입니다. 장애인과 노약자도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 인프라가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2. 부족한 커뮤니티 케어 시스템
외국에서는 노인과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며 필요한 의료 및 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커뮤니티 케어'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시설 중심의 복지 구조가 강해, 개인이 지역에서 자립적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3. 주택 개조 지원의 한계
해외에서는 정부가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주택 개조(베리어프리 공사, 안전바 설치 등)를 적극 지원하지만, 한국에서는 지원 대상과 예산이 제한적이라 실질적인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노인과 장애인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주택 개조 지원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4. 복지 상담 시스템의 부재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체계적인 복지 상담처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옛날, 동사무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노모와 아들이 창구를 방문했는데, 직원이 “이쪽으로 오세요.”라고 했지만 모자는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직원은 점점 목소리를 높이며 “이쪽... 이쪽...” 하더니, 결국 “이쪽으로 오시라구요!”라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남성이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직원은 다시 “네, 이쪽으로 오세요.”라고 반복했습니다.
알고 보니, 두 모자는 모두 청각장애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원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무작정 목소리만 키운 것입니다. 더 안타까운 점은, 이 상황을 지켜본 민원인들은 이 모자가 어떤 이유로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는지 모두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상담의 기본적인 배려조차 없는 복지 시스템이 과연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번엔 행정복지센터에서 여직원이 민원인에게 “버스 몇 번 타시라고요... 버스... 버스...”라고 외치다가, 옆 동료에게 “야, 종이에 적어드려.”라고 말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이는 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기본적인 응대 교육조차 받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심지어, ‘여성 청소년 생리대 지원 바우처’에 대한 문의를 한 부녀에게 직원이 “생리대 지원 바우처요?”라고 되묻는 장면에서는 듣는 사람이 오히려 더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민감한 사항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하는 태도는 개선되어야 합니다. 꼭 이름을 그렇게 지어야만 속이 후련했는지...
5. 외국에서의 복지 경력, 한국에서는 무용지물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는 한국의 복지를 위해 외국으로 떠났습니다. 당시 한국에는 장기요양보험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었고, 그는 미래를 내다보며 장애인 시설, 노인 복지시설, 복지용구, 주택 개조 등 모든 분야를 두루 경험했습니다. 필요성을 느껴 복지대학에도 편입해 졸업했고, 국가자격증과 민간자격증을 다수 취득하며 오랜 기간 전문성을 쌓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와 복지 관련 일을 해보려 했더니,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해외 대학 졸업장 하나뿐이었다고 합니다. 수년간 쌓아온 경력과 자격증은 한국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그는 요양보호사라도 취득해보려고 문의해 보니,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답변을 돌었다고 합니다.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관련 부서에 전화를 걸었답니다. 인정받을 뭔가를 찾아내기 위해서요.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완전히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어 결국 한국에서의 복지 일을 포기하고 제3국으로 떠났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복지 제도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며, 외국에서 배워온 전문 지식을 활용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복지를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복지는 단순히 혜택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존중받으며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체계적인 상담 시스템, 외국의 복지 모델 도입, 그리고 해외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인정하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지금이라도 변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한국의 복지는 계속해서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 복지용구 관련 대기업에서 한국에 진출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3년인가를 못버티고 철수했다고 합니다.
철수 한 1 2년 후인가 한국에서 장기요양보험이 생겨났구요. 관련부서와 면담도 했다고 하는데 이렇다할 진전이 없어 포기했다고 들었습니다.
관련 카페들에서 보면 단지 케어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에게 케어를 맡겨 낙상과 욕창이 시설에서는 당연히 일어나는 별일이 아닌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한사람만을 집중적으로 케어할 수 없다는 이유로요.
집에 돌아와 복지담당 129에 전화걸어서 물어봤습니다.
복지상담을 받고 싶은데 조용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 관련 사무실이 따로 있을까요?
없어요.(즉답)
복지 사각지대에서 생을 마감한 분들이 과연 존엄성을 보장받고, 충분한 상담을 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돈쥬앙님의 댓글의 댓글
나라의 복지는 찾아먹어야 하니 기본권리임을 느끼기 힘들다고 봅니다.
그러니 자신에게 해당되는 복지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도 없구요.
복지로에 가입해서 저에게 해당하는 복지를 봤더니 85개가 있던데 제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건 하나도 없더군요.
호기심 가는건 한 2개 있었구요.
니파님의 댓글

돈쥬앙님의 댓글의 댓글
학교와 학위만 인정되는게 문제인 거지요.
짧게 적자면, 한국에선 사회복지학과 사회사업학만 복지관련 학과로 인정합니다.
따라서 시설경영을 목적으로 했던 친구가 공부한 복지경영학은 복지학과로 인정을 못받는 다는 거구요.
그래서 사회복지사협회에선 사회복지학이나 사회사업학 졸업장을 따라고 권유했습니다.
만약 지인이 위의 과의 졸업장을 딴다면 한국에서 사회복지사2급 자격증을 무시험으로 취득할 수 있습니다.
예로 한국에선 사회학이 4학점인데 외국에선 2학점으로 공통 교과목으로 인정안되는 경우도 있구요.
캐나다는 영어점수만 있다면 외국자격증을 캐나다 자격증으로 바꿔주는 주 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바라는게 아니라...
해외에서 유명해진 한국인 요리사가 한국에서 요리를 하려는데 한식자격증이 없으니 김치담그는 법부터 배워라...
라고 비유하면 맞을까요?
10년 이상의 해외경력이 한국에선 요양보호사 자격증 하나 취득하는데 과목과 시간 어느 하나 면제를 받는 부분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 요보사나 간조사를 교육훈련 시키던 친구였는데 회의감이 드는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정작 한국에선 중국인 조선족들만 기용해서 사건 사고가 빈번하고 보호자분들대로 스트레스 받고...
chyulining님의 댓글

돈쥬앙님의 댓글의 댓글
학교 상담사를 알게 된 적이 있었는데, 그분이 상담을 위해 사비를 털어 학생들에게 이것저것 사주었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더군요. 물론 선한 의도였겠지만, 상담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담벼락을쳐다보고님의 댓글

당장 개짓거리하는 수박들도 이런 논의하기에는 너무 떨어지는 수준들인 것 같고요.
돈쥬앙님의 댓글의 댓글
정작 한국인 이민자들 해외나가면 복지혜택 받고 스타트 잘 합니다. 알아서 찾아먹고 편법도 나눠먹고...
웃자오늘도님의 댓글

나머지는 결국 예산 문제죠. 선거를 잘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세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든 나라가 결국은 세금을 통한 예산 확보 문제 입니다.
예산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개념 / 시스템 을 그려봐야... 할수 있는건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부자감세를 하고 있으니...
누구말대로 돈이 없는게 아니라, 도독이 너무 많아서 일텐데,
도독을 찍어주고 부자감세하는 쪽을 찍어주는 % 가 너무 높아 할수 있는게 한정되어 있죠.
우리의 사회적 합의가,
복지나 미래가 아닌 "부동산" 이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된거라,
시간이 많이 걸릴거로 생각합니다.
돈쥬앙님의 댓글의 댓글
돈이 없는게 아니라 도둑이 많다 공감합니다.
부동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임대주택등 비어있는 아파트들이 많지만 정작 필요로 하는 사람들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어요.
왜 놀리고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sooo님의 댓글

현재는 국민 반 이상이 복지는 필요 없다는 정치인들을 뽑고 있죠..
주변에 꼭 이야기.. 알려 주세요.
복지는 정치인이 하고
월급도 정치인 올려 준다고요
그리고 가족 목숨도 정치인이 지켜주거나 아니면 가족을 죽이거나...
누굴 선택하겠냐고 해주세요..좀
돈쥬앙님의 댓글의 댓글
생트님의 댓글

진정한 “us” 가 없이
빈말로만 우리가 남이가
해와서 그런것 같아요
몇년전 뉴질랜드 총기사건때 현지에 있었는데
당시 총리인 아던 총리가 히잡을 쓰고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하며
“ we are us “ 라고 하는 말이
묘하게 여운이 오래 남았었네요
돈쥬앙님의 댓글의 댓글
뉴질랜드의 'We are us.'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진정한 연대와 포용을 실천하는 태도를 의미하는 ...
서로를 진짜 '우리'로 받아들이는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돈쥬앙님의 댓글의 댓글
담당자가 없으면 일처리도 안되고 나중에 다시와야 되고, 담당자도 책과 메뉴얼 같은 걸 보면서 가르쳐 주더라구요.
다른 창구는 쉬기도 하고 한산하기도 한데 복지담당창구는 항상 미어터지고 고성이 나오고 합니다.
청각문제인 경우도 있겠지만, 어르신들이 이해를 못하기도 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큰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유튭같은 곳에서 진상민원에 대한 대응같은거 보면 민원인들만 나쁘게 보는데 공무원들도 잘못이 많습니다.
봉열열님의 댓글의 댓글
인생은경주님의 댓글

장애 당사자로 몇자 적어봅니다.
저는 전동휠체어 타고 다니는데 건보혜택 없이 본인부담으로 구입했습니다. 390만원이나 합니다.
건보 장애인 혜택이 있어서 장애인 등록하려하니 수술한 의사가 수술 잘되었다고 휠체어 탈만한 장애 등급 어렵다고 하더군요 . 엘보클러치 휘둘러 책상 박살내놓고 장애등급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운전도 하다가 강직이 자주와서 운전포기하고 저상버스는 한번도 도전 못해봤어요.
바쁜 승객들의 시선, 버스기사의 협조가 두려워서... 그래서 한시간쯤 거리는 전동휠체어 타고 다닙니다.
그리고 진단서 제출하고 다른병원에서 소견서받고, 건보 직원 현장조사나와서 장기요양 등급 4등급을 받았는데 아직 한번도 써 본적이 없어서 건보에서 다시 직원이 나와보더군요. 지금도 딱히 필요한게 없더군요. 웬만하면 혼자 해결하려는 제 성격탓도 있지요.
저도 다치기전 장애우 복지에 봉사 많이 다녔는데
실제 장애인이 되어보니 한국의 장애인 복지는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국민들의 시선은 많이 따뜻한것이 느껴집니다.
제가 봉사하고 후원하는 곳에서 나오는 월간지 한번 읽어보시길...

돈쥬앙님의 댓글의 댓글
해외에서 장애인들의 이동을 그나마 좀 봐왔던 저로서는 전철을 막고 데모를 하던 장애인들이 이해됩니다.
복지는 이웃에서 부터 지역사회서 부터 시작이라고 봅니다.
시스템이나 정책이야 나라에서 바꾼다고 해도 정작 지금당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있는 선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해결책을 만들어 나가고 정책을 바꿔나갈 생각을 해야된다고 봅니다.
국민들의 시선을 따뜻하게 느끼셨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여담으로 친구가 장애인 체육지도사 자격증도 있어서, 그 분야에서 경력을 쌓으면 마지막이 페럴림픽 감독이라고 하더라구요.
음악매거진편집좀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