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o (211.♡.35.120)
2025년 2월 27일 PM 10:01 · 수정됨(02. 28. 20:50)
https://damoang.net/free/3237183
"스케이트장에서 인연 만들기"란 글을 보다가 생각난 제 일화를 적어봅니다.
바야흐로 십수년전...
무릎의 연골도, 머리의 터럭도
많이 남아 있던 그시절 추운 겨울날엔 스키장을 자주 들락거렸읍니다.
학창시절 태지옹과 으르신들의 프리스타일 뮤비에 흠뻑 빠졌었던 저는 오로지 스노보드 한 길만 파고 들었죠.
여느 주말과 같던 그 날, 여느 때와 같이 스키장에서 외로이 하얀 눈 밭 위에 한 획 한 획 깊게 발자취를 새기고 있었읍니다.
열심히 등반과 하강을 반복하던 중 어인일인지 슬롭에 사람이 없어보여, 위성사진으로도 찍힐 만큼 크고 아름답게 눈위에 엣지를 박고 있는데...
갑자기 제 눈 앞에 여성 스키어가 나타나셨읍니다.
허.걱.
왼발이 앞으로 나오는 레귤러다 보니 슬롭 우측에서 좌측으로 가는동안 등뒤를 미처 확인 못한 사이, 스키어가 나타나신 겁니다.
0.1ton에 달하는 몸이 부딪히면 그분은 자동차 충돌 테스트 장의 더미처럼 저~멀리 날아가실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제가 택한 것은
그저 드러 누으며 스윙바이 처럼 스쳐 지나가길 바랄 뿐이었읍니다.
두 비행체가 가까워지고 서로의 궤도가 겹치는 순간
저는 요람과도 같은 자세로 아무런 충격없이 그 분을 받아드는 형태로 도킹이 되었읍니다.
헐리웃 영화에서 늘 보던, 나사 관제센터 직원들이 환호성을 외치는 기분이었읍니다.
그렇게 저희는 도킹이 되어 한.참.을. 쓸려내려가다가 결국 멈췄읍니다.
그 분께 깔린 채로 불시착한 저는 어찌됐든 후방충돌 하게된 가해자의 입장에서 말을 건냈읍니다.
"ㄱ..ㅙㄴ.. 찮으세요?"
그 분도 한참을 쓸려내려온 덕에 정신을 못차리셨는 지
딜레이를 갖고 일어나시어...
몸을 돌려 뭐라 말을 하시려고 눈을 마주치시더니...
그냥 가셨읍니다.
휭..
슬롭에 쓸려 내려오는 동안
제 얼굴을 가리던 고글과 반다나가 어디론가 가출을 했던 것이었읍니다.
하하하.
이제는 늘거서 기억이 흐릿하지만 제가 스노보드를 접은건 아마도 그때 이후가 아닌가 합니다.
댓글 (18)
-
페페퍼로니피자
25.02.27 · 211.♡.102.172
[https://s3.damoang.net/data/editor/2502/comment_3556271788_MXH3otVj_a2d8420674572056d266e9b4e6e19bc6d1f6c8b4.jpg] - M
Mito
→ 페퍼로니피자 작성자
25.02.27 · 211.♡.35.120
기립하셧읍니까 -
북북극올빼미
→ 페퍼로니피자
25.02.27 · 211.♡.195.148
아 한참 웃었습니다. ㅎㅎㅎ -
KKlaus
25.02.27 · 14.♡.51.15
그건 도킹이 아닙니다.. 그렇게 믿고 싶으시겠지만...
도킹은...
야나기님께서 설명해주실 겁니다... -
윤윤사모
→ Klaus
25.02.27 · 124.♡.160.101
@야나기
맞습니다. 전문가 설명이 필요합니다. - M
Mito
→ Klaus 작성자
25.02.27 · 211.♡.35.120
다른 도킹의 비밀은 저 너머에... -
야야나기
→ Klaus
25.02.28 · 203.♡.212.30
\(ㅇㅁㅇ)/ 아니 도킹을 왜 저에게 묻습니까
도킹은 성행위입니다. -
KKlaus
→ 야나기
25.02.28 · 118.♡.15.225
소유즈 : ....넹?? -
Bblueship
25.02.27 · 180.♡.248.31
와 글을 재밌게 쓰시네요. ^^ - M
Mito
→ blueship 작성자
25.02.27 · 211.♡.35.120
하하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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