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아침에 읽은 어떤 글에 대한 생각
에스까르고

Lv.1 에스까르고 (121.♡.191.83)

2025년 3월 5일 AM 10:19 · 수정됨(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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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울 만큼) "배웠는데 왜 그러냐" 는 말은 몇 해 전 유행했던 "언니 나 마음에 안 들죠" 만큼이나 '싸우자'는 뜻이라는 생각입니다.

정말로 문맹이거나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못한 사정이 인정되는 사람이 이 말을 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내뱉았을 때는 그런 의미에서 한 말일 가능성이 높고,

설령 싸우자는 의도가 아니더라도 듣는 입장에서는 저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이죠.


2) 평소에 "비유라는 건 필연적으로 사실의 왜곡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아무리 꼭 들어맞는 비유라고 해도 부수적으로 사실의 왜곡은 동반되기 마련입니다.

또 그저 단순히 비유를 드는 것이 아니라 "그때는 그랬는데, 그럼 그것도 잘못된 거겠네?" 라는 식으로 상대방을 침묵시키려는, "부적절한 권위에의 호소"까지 동시에 작동합니다.


3) 그를 기억하는 건, 전혀 다른 범주를 다룬 어떤 글 때문이었습니다.

그 글에서는 제목에 '뇌피셜', '음모론'이라고 적어두었음에도 반론이 달리면 "내 글을 이해 못했네" 라는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내 생각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다른 생각도 있기 마련입니다.

어쩌다 '뇌피셜'이라는 단어가 공중파 뉴스에까지 인용부호 붙어서 쓰이는 형국이 됐습니다만

애초에 그 단어 자체 뜻은 "그냥 내 생각" 정도 아니었던가요.

거기에 오피셜의 뒷 두 글자를 붙여 대단히 '부적절한 권위'를 함유하게 한 거지요.


뇌피셜 때문에 말이 좀 샜습니다만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내 의견을 무조건 옳다고 지지해주는 커뮤니티는 거의 없다, 특히 대규모 커뮤니티의 경우에는."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경향이 좀 보여서요.

말을 세게 하고 험악한 단어를 쓰며 어조를 강하게 한다고 해서 의견의 설득력이 높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니까요.


4) 저도 다른 사람에게 내 의견이 틀렸다는 걸 지적받고 기분 좋아할 사람은 아닙니다.

부끄럽게도 오프라인에서도 시답잖은 생각을 가지고 좌충우돌하며 싸우고 돌아다니기도 했었지요.

그래도 이런저런 상황들을 겪으면서 '나만 옳은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이 더 좋은 의견을 가질 수 있겠다' 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말이 길어지는 걸 보니 급하게 마무리를 지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냥 들었던 생각을 늘어놓았습니다.

일주일의 중간인 수요일입니다.

즐겁고 편안한 한 주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댓글 (4)

  • kita

    kita Lv.1

    25.03.05 · 110.♡.45.88

    "뇌피셜"은 뭐 이제 그냥 면피성으로 달아 놓는 느낌이에요.
  • 에스까르고

    에스까르고 Lv.1 → kita 작성자

    25.03.05 · 121.♡.191.83

    어떨 때는 '뇌'에 방점을 찍어 "내 생각을 말한 건데요" 라고 강변하고
    다른 때는 '피셜'에 주안점을 두고 "미공개 상태인 공식 정보인데 뭘 모르시네"라고 무시하기도 하지요.
  • Bcoder™

    Bcoder™ Lv.1

    25.03.05 · 210.♡.172.133

    확실히 이전보다 비유나 반어가 잘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사회가 너무 혼란스러워져 소통의 버퍼가 많이 소진되어 버린 탓이겠죠.
  • 에스까르고

    에스까르고 Lv.1 작성자

    25.03.05 · 183.♡.123.226

    @Bcoder™ 님,
    가장 큰 것은 말씀하셨던 것처럼 받아들일 여유가 없어진 것이겠고요.
    둘째로는 글, 특히 긴 글을 독해해내는 능력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저부터도요.
    2010년 이전만 해도, 훨씬 열악한 상황 (15인치대 모니터에 저열한 해상도)에서도 긴 글들을 모니터로 잘 읽었는데
    지금은 스크롤 바 인덱스가 조그마해지면 당장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그 무렵부터 이른바 '세 줄 요약' 뭐 이런 게 널리 퍼졌던 것 같기도 하고요.
    독서와 필기가 일상에서 자리를 잃으면서 나타난 현상일 수도 있겠습니다.
    저부터도 반성하고 '인테리어 소품'이 되어버린 책을 읽으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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