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혁 의사 페북...제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피톤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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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9일 PM 07:31 · 수정됨(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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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약 없는 재판을 생각하다 --

 

재작년 각하께서 대선에 당당히 당선되시고 국가 수반의 자리에 오르신 이후 수없이 많은 국민이 영문을 모르고 기소당했던 것으로 안다. 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명목상 기소 제목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각하의 부인을 비하해서 각하를 선거에 불리하게 만들려 시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딱 봐도 바보가 아닌 이상 그건 불경죄, 괘씸죄라는 건 분명해 보였다. 지금의 각하께서 만약 낙선되고 실각했더라면, 이런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놀라게 된 건 여러가지였는데 첫째 검찰의 수사 과정이 너무나 졸속이었다는 점이고 기소장도 초딩 작문만도 못했다는 점이다. 국가 핵심 사정기관이라는 곳이 일을 요모냥으로 하는 줄 미처 몰랐었다. 권력이 있으면 일을 엉망으로 해도 야단칠 곳이 없으니 함부로 하는 모양이다. 

두 번째는 공직자도 아니고 나같이 별볼 일 없는 시민이 소셜같은 데 쓴 글나부랭이를 갖고 국가의 행정기관 사법기관이 붙들고 늘어진다는 점이었다. 난 사법부와 검찰이 저렇게 할 일 없는 사람들인 줄을 전혀 몰랐다. 지금까지는 매우 바쁜 사람들인 줄 알았다. 

 

재작년 각하의 취임 이후 한 두어 달 지났나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갖고는 법을 위반하셨다고 제보가 들어왔으니 출석해서 진술을 하라고 한다. 내가 sns에 쓴 글은 안해욱 및 다수의 제보자의 증언들에 따라 각하의 부인께서 조남욱 회장이 주관하는 접대 문화 속에 그 주변의 힘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출세하였다는 점을 비판했던 것이다. 

이걸 허위 사실 유포나 명예훼손으로 기소했다간 자칫 각하의 부인을 참고인으로 불러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부인께서는 순방도 다녀야 하고 많이 바쁘신 분인데 어찌 나같은 쪼무래기때문에 경찰서같은 데나 다닌단 말인가. 그래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걸었던 것같다. 그거라면 부인께 폐를 끼치지 않고 국민만 조질 수 있는 것이다. 

 

공소장에는 고매하신 각하의 부인을 감히 쥴리, 술집여자라고 참칭하였다고 꾸짖는 글이 적혀 있었다. 본문을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이라면 이런 기소장을 쓰진 못했을 것같다. 하지만 어차피 이 재판은 부인을 나쁘게 말한 국민들을 솎아내서 혼을 내주겠다는 데 의도가 있었으니 그러려니 했다. 

내가 놀란 것은 검찰이 이 건의 두 번째 공판 중에 이 재판은 안해욱 등 이 사건 관련 증인에 대한 판결이 나온 뒤에 속개하는 것을 법정에 요청했다는 점이다. 이건 전혀 예측 못했던 일이었다. 관련 사실 자체가 허위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판결문을 쓰기도 애매한 일이므로 판사도 이를 수락했다. 그 이후로 이 재판은 쭉 뒤로 미뤄졌다. 

 

아마도 나같은 이유로 - 쥴리라는 이름을 언급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 경찰 검찰을 불려다니고 기소된 국민들이 꽤나 많을 것이다. 어떤 언론에서도 이를 취재하거나 보도하진 않았지만 몇십명은 되지 않을까 싶다. 기소장이 형편 없는 걸 보면 아마도 공소 시효 (6개월)를 맞추기 위해 졸속으로 낸 것같았다. 몇 달 전에 각하의 부인을 비난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던 한 시민이 벌금 5백만원형을 받았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2심 청구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비슷한 케이스들이 엄청 많이 있을 것같다. 카메라가 있든 말든 마음에 안 드는 말을 하는 시민은 국회의원조차 입틀막을 해서 끌어내는 나라다. 우리같은 이까짓 조무래기 시민따윈 각하나 부인께서는 턱짓으로 처리하시지 않겠나. 

 

안해욱씨 재판이 어떻게 결론 날지는 잘 모르겠다. 각하의 정부는 지금 진공상태에 있고 그 지지층도 분열하고 있고 정부 요직을 맡겠다는 사람들도 없다고 한다. 사실상 식물 통령 선고를 받은 게 이번 선거의 결과이니 말이다. 이런 고매한 분들을 소재로 SNS에다 글 하나 잘못 올려 심기를 건드리면 지독한 괴롭힘을 당하고 재판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전과자가 된다는 사실을 보면 아직 한국 사회는 전근대 시절을 벗어나지 못한 것같다. 언론과 통령과 사정기관이 한 몸으로 세도정치를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한 것같다. 기약 없는 재판을 문득 생각하며 나의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과연 언제쯤 이런 기득권 세도정치에서 자유로워질 것인가?" 

세상은 민주주의 중우정치의 문제점을 통감하며 포스트 데모크라시를 고민하는 이런 시대인데도, 아직 우리는 한 순간도 민주주의 사회에 살아본 적이 없다.

댓글 (1)

  • 매트릭스 Lv.1

    24.04.19 · 221.♡.132.198

    에고, 참내 할말이 없네요.{emo:onion-006.gif: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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