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여러컷 (220.♡.182.66)
2025년 3월 9일 PM 03:23 · 수정됨(17:52)
속시끄러운 것들 잠시 접어두고, 오전부터 쭈욱 정주행했습니다.
애쓰지 않아도 중간에 끊지 못하고 호로록 보게 되는군요.
시작부터 좋았습니다.
오프닝으로 쓴 올디스 넘버 김정미의 '봄'은 사실 음악 좋아하시는 아버지의 LP 앨범중에도 있던 곡이었고, 덕분에 저도 어려서부터 들었던 곡이었습니다. (극의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의 전작중 하나인 시그널에서 썼던 장차식의 '나는 너를'을 처음 들었을 때와 비슷한 묘한 울림도 있었구요.)
그렇게 잊고 살던 오랜 옛노래의 강렬한 임팩트와 함께 감상을 시작했고, 그 후에 펼쳐진 이야기들도 참 오랜만에 다시 듣는, 애순 관식과 같은 세대인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이야기들 자체였습니다.
내 새끼들은 절대 당신들과 같은 고생 시키지 않겠다며 열심히 살아온 그들의 이야기를, 자식인 우리에게는 언제나 술한잔 하면서 웃으며 말씀해주시곤 했지만, 사실 그 뒤에 숨겨져있었을 한없는 고달픔과 부침이 드라마에는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자꾸만 드라마속 그들의 모습에 내 부모의 모습이 비쳐 같이 울고 웃게 되더군요.)
극은 종합선물세트라고 볼 정도로 무거움과 가벼움, 슬픔과 기쁨, 감동과 재미를 모두 섞어 시대상까지 반영해 버무려놓았는데, 그 만듦새가 아주 좋아서 어설프다거나 덜그럭거린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좋은 연출과 내러티브에 맞춰 배우들도 누구 하나 빈틈이 안 보입니다.
곱씹어 볼만한 대사와 내레이션도 많아, 중간에 잠깐씩 멈추고 되감아 다시 본 경우도 많았고, 다 보고난 지금 '얼른 다시 한 번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든 드라마는 참 오랜만입니다.
아직 12편이 더 남아있어 섣불리 단정하긴 어렵지만, 이대로라면 아마도 개인적으로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마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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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Koma
25.03.09 · 112.♡.13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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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인생여러컷
→ TKoma 작성자
25.03.09 · 220.♡.182.66
참 좋은 드라마 또 하나 나오는구나 싶어요. -
참참어렵다
25.03.09 · 116.♡.178.38
정말 좋은 드라마 입니다
속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데
폭싹 속았수다 드라마로
심신의 안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불안하고 머리가 아프네요
헌재 사이트 들어가서 정중하게
한마디씩 해야합니다 -
Ccatopia
25.03.09 · 118.♡.172.85
배우도 배우거니와 작. 감 이ㅡ일단 믿고보는 라인이죠 -
드드니로
25.03.09 · 218.♡.161.108
저도 어제 퇴근하고 아무것도 보고 듣기 싫어서 정주행 완료했어요.
눈물이 나는데 온전히 드라마 내용 때문에 나는 눈물인지 지금 상황에 대한 울분의 눈물인지 모르겠더군요.. ㅠㅡㅠ -
포포크리스
25.03.09 · 59.♡.130.199
이런 드라마 기다렸습니다.
사람이 사는 이야기.. 삶을 살아내는 이야기 좋습니다{emo:damoang-emo-003.gif:100} -
EERASER83
25.03.09 · 118.♡.81.58
본주인공들이 나오지 않는 1화가 대부분 지루하기마련인데 염혜란배우가 멱살잡고 끌고가더군요
2화를 안갈수가 없게 혼자 무쌍을찍으시고 퇴장
한씬나오는 조연들마저 연기최대치를 찍으십니다 - 갤
갤러리김
25.03.09 · 61.♡.48.169
나의 아저씨도 1화 넘기기가 힘들어서 뒤늦게 알게된 명작이라 3편까진 봤는데 아직 잘 모르겠네요 -
화화사한레이
25.03.09 · 211.♡.116.66
애순이가 아궁이앞에서 20대 다 보냈다라는 대사가 왜 이리 슬플까요
갑자기 앞이 안보이더니... -
라라맨땅
25.03.09 · 114.♡.94.127
공개된 4편만 봤지만 그 4편만으로도 아주 충만한 느낌입니다..
넷플릭스가 4번에 걸쳐 공개하는게 오히려 고마울 정도로 아껴보고 싶은 드라마군요.
남은 12편은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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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대로 연출이 흠잡을데 없는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