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docok (211.♡.97.121)
2025년 3월 10일 AM 08:23 · 수정됨(03. 11. 09:55)


요즘 아이가 두다리를 잃거나 제가 두다리를 잃는 꿈을 자주 꿉니다. 깨어보면 식은 땀이 나있고 말이죠. 달리고 명상하고 책을 읽어도 알아차림 모드, 즉 배경자아에 머무는 것은 쉽지 않은가 봅니다. 제가 다리가 없어도 휠체어로 매일 달리면 되고 아이가 다리를 잃으면 제가 업고 뛰면 될 것을 말이죠. 아직까지 수행이 부족한가 봅니다.
의료윤리 시간에 배우는 암환자의 수용 단계가 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요. 암이라고 첫 고지를 받게되면 부정합니다. 그리고 분노합니다. 내가 어떻게 살았는데 이런 벌이 내리냐는 것이죠. 타협을 시도합니다. 내가 열심히 살테니 다시 되돌려 달라는 것이죠. 우울해지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수용하게 됩니다. 부정, 분노, 타협, 우울 모두 불교에서는 번뇌라고 합니다. 수용만이 정답인데 말이죠.
저는 아직도 수용이 잘 안되나 봅니다. 오히려 아내가 수용이 빠르기도 합니다. 어떤면에서는 말이죠. 누구나 자기가 수용할 수 있는 분야가 다 다르겠죠. 자신의 페이스에서 수용이 되는 시기도 다 다르구요. 의사면허를 따고 나서도 10년동안은 의대 본과 1학년에 다시 돌아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초중고시절에는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었지만 의대 본과는 과도한 스트레스에 내몰렸나봅니다. 오히려 초중고등학교를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왔을 수도 있습니다.
모두에게 힘든 시기가 필요한데 저는 그 시기가 없이 쉽게 지낸 것에 대한 벌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수용에 대한 글귀 몇 개가 있습니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용기와, 그 차이를 알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인생은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변화의 연속이니 저항하지 마라. 저항은 단지 슬픔만 만들 뿐이다. 현실을 현실 그대로 두고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해라”,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과거는 놓고, 미래는 믿어라.”, “평화는 내면에서 온다. 밖에서 찾지 마라.”, “사람은 경험에 비례해서가 아니라 경험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에 비례해서 현명해진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읽고도 전혀 내면화하지 못했나 봅니다.
[질병 해방]
9장. 치매, 기억과 자아상실_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 이기는 법
저자는 심혈관 질환에서는 apoB와 Lp(a) 를 항상 검사를 하듯이 APOE 유전형도 늘 검사한다고 합니다. APOE e4 유전자를 두개 가지고 있으면 가장 흔한 e3/e3 유전자를 가진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12배 높습니다. APOE e2 형태는 보호 효과가 있습니다. APOE e2/e3는 걸릴 확률이 e3/e3보다 10%낮고 e2/e2 는 20% 낮습니다.
e3/e3 가 가장 흔하니까 이를 100% 기준으로 잡으면 이렇습니다. e3/e4를 가지고 있으면 300%, e4/e4는 1200%로 높아집니다. e2/e3는 90%, e2/e2는 80%로 낮아집니다.
일반 인구 분포를 AI에 물어보니 아래와 같습니다.
일반적인 인구 분포:
APOE e3/e3: 약 60%의 인구가 가짐 (가장 흔한 유전자형)
APOE e3/e4: 약 20-25%
APOE e2/e3: 약 10-15%
APOE e4/e4: 약 2%
APOE e2/e2: 약 1% 미만
APOE e2/e4: 매우 드묾
이러한 분포는 인종과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60% 가 e3/e3 이고 20~25%가 알츠하이머 위험도가 3배 높고 2%가 12배 높습니다.
저자는 스테파니라는 환자를 만납니다. 스테파니는 70세 어머니가 치매의심 소견을 보이자 본인도 걱정이 되어 진료를 보러 온겁니다. 그녀는 검사결과 e4/e4 였습니다.
의사들은 APOE 검사하는 것을 꺼린다고 합니다. 저도 검사를 굳이 할 것 같지 않습니다. 하더라도 치매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치매는 어찌할 수 없는 진행하는 질병이 아니고 노력에 따라 진행을 시킬 수도 아니면 호전시킬 수도 있는 질환이라는 겁니다. 65세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도 합니다.
스테파니는 65세까지 25년이나 남겨 놓고 확인하였으니 오히려 행운일 수도 있습니다. e4/e4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e4로 부터 지켜주는 유전자인 클로토 Klotho, KL 유전자의 한 변이체인 kl-vs는 e4 를 지닌 사람이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막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인사대천명.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겠죠. 앞에서 이야기한 현재를 수용하지 않으면 괴로움만 커지니까요.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나쁠 수 있고 누군가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음에도 결과가 좋을 수 있습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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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다이마스터
25.03.11 · 59.♡.62.231
올려주시는 글 잘 읽고 있는 애독자(?)입니다. 쓰신 글 메모해 놓기도 하고 실제로 제 생활에 적용 중이기도 하고요, 가끔 부모님께 탄수화물 적게 드시라고 말씀드릴 때 인용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감사히 잘 읽고 있는 독자도 있다고 댓글 남겨봅니다. {emo:damoang-emo-002.gif:100} -
Ookdocok
→ 제다이마스터 작성자
25.03.11 · 211.♡.97.103
감사합니다. 저도 부모님께 잔소리를 하지만 쉽지 않아요^^ 오메가3 DHA 영양제도 사드리고 집에 있는 오메가6 식용유 대신 쓰시라고 올리브유 드리고 이 정도죠. 인간은 기계나 자판기가 아니니까요. 자아가 존재하다보니 받아들이는 시기도 모두 다르더라구요. 기계 같은 인간이라면 사랑이라는 감정도 생기기 어려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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