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nbetterlife (59.♡.103.12)
2025년 3월 12일 AM 09:37 · 수정됨(09:58)
펌글입니다. 출처: 레딧모공 (하단링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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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울하네요. 세상이 미쳐서 돌아가는게 분명합니다. 윤석열이 풀려나다니.. 세상이 이래도 되나 싶습니다. 그래도 결국 승리하리라 믿습니다.
뻘글만 쓰지 말고 본업 관련된 이야기도 좀 해야하는데 영 어렵네요. 오늘은 얼마 전 극장에서 있었던 일들입니다.
필참은 아닌데 출석체크는 합니다. 얼마 전, 극장에서 다음 시즌 내부 프레젠테이션이 있었습니다. 매년 있는 행사이고 외부에 공개 전 내부에 선공개하는 프레젠테이션입니다. 참석여부는 물론 자율에 맡겼죠. 그런데 이번에는 극장 스케줄에 필참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하루 전날 메일이 왔습니다. 본 프레젠테이션은 필참은 아니지만 출석 체크를 할 것이고 업무 시간에 포함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안 오면 그 만큼 월급에서 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가 프레젠테이션 참여율이 너무 낮아서 그렇다는 거였습니다. 필참이면 그냥 필참이지 자율에 맡긴다면서 업무 시간에 포함된다고 해서 직원들이 화가 많이 났습니다.
유랑 극단이 되는 중. 24-25 시즌은 시즌 중 출장이 총 3번이었습니다. 제가 19시즌부터 일했는데 매 시즌 출장은 1 - 2회였습니다. 그래서 세번도 많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시즌 출장은 6회 정도로 예상 됩니다… 심지어 제가 일하는 극장에서 하는 공연보다 출장이 더 많습니다. 낭시 극장에서 총 4개의 프로덕션이 잡혀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희는 원정 경기를 더 많이 가게 되는 겁니다.
사실 제가 합창단을 선택한 이유는 먼저 체류증을 유지하기에 좋고, 한 곳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가가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아이가 셋이나 되고 연고가 없기 때문에 제가 집에 없으면 아내가 혼자 아이 셋을 봐야 합니다. 게다가 첫 출장은 아예 거의 대부분의 연습 일정까지 출장지에서 해결해서 6주의 출장이 예정되어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줄어들겠지만요.
이런 사태의 원흉은 결국 돈입니다. 여러 극장들이 co-production을 진행하는 일은 예전부터 흔했습니다. 스크라스부르 오페라에서 오텔로를 제작하는데 로렌 오페라와 렌 오페라가 같이 비용을 지불하고 같은 프로덕션을 세 곳에서 진행하는 거죠. 보통 공유하는 것은 의상, 무대, 소품, 미장센입니다. 그 외에 솔리스트, 합창 등등은 각자 해결했죠.
그런데 이제 합창에서 돈을 아껴보겠다는 겁니다. 국립 극장 합창단의 인원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보통 한국으로 따지면 비상임 단원들을 시즌 전에 계약을 합니다. 비상임 단원들은 기본적으로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월급도 비싸고 체류비도 지불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오페라에서도 체류비를 아낀다는 명목하에 비상임 단원들에게 갑질 아닌 갑질을 했었고 큰 이슈가 되었죠. 이번에는 협업을 진행하는 극장들끼리 합창단을 공유하겠다는 아이디어가 생긴 겁니다. 어차피 같은 공연을 하니까요.
스트라스부르 오페라에서는 비상임단원을 계약할 필요 없이 로렌 오페라와 렌 오페라에서 파견한 합창단원들에게 체류비만 지불하면 되는거죠. 훨씬 이득인 장사가 되는거죠. 물론 이걸 100프로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극장 협업은 프랑스 내부에서만 진행하는게 아니고 보통 독일이나 스위스에 있는 극장들과도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여하간 이런 일이 계속되면 상임 단원들은 상임 단원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출장을 가야하는 상황이 됩니다. 이건 본래 상임 단원이 되고자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상실되는 거죠. 또 비상임 단원으로 먹고 사는 동료들의 입지도 점점 줄어들겠죠. 저희보다 더 큰 타격을 받게 될겁니다.
일전에 툴롱 사태도 그렇고 프랑스도 점점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참지 않는 노조들이 있지만… 회사 내규에 출장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네요.
여튼 제 아내는 매우 낙담한 상황입니다. 당장 5월에도 룩셈부르크 출장이 있어서 걱정이네요.
다들 이런저런 일들로 심란하실텐데, 언젠가는 해가 뜨겠죠. 먼 타국에서 언제나 응원하고 있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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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 단원(정규직)을 비상임 단원(비정규직)처럼 공연을 돌리는거네요. -_-;;
게다가 프랑스의 합창단은
비정규직 임금이 더 높다고 하는데,
정규직 임금으로 비정규직화 되는거예요.
그리고 비정규직은
비정규직화된 정규직한테 밀려나는거고요.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 수가 점점 줄어드는가 봅니다.
아마도 그건 생활이 팍팍하기 때문이겠죠.
대중이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널리 제공되고 그 인프라가 잘 정착된 나라가 프랑스라고 알고 있었는데요.
모든 것을 시장경제에 맡기고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 한다는게 공정이 아니라 불공정이고, 극소수 빼고는 모두가 힘들어 진다는 것을 프랑스 합창단 현직이신 톱형님 글에서 다시 느낍니다.
댓글 (1)
- 멋
멋져맨
25.03.12 · 123.♡.41.99
멋집니다. 제 지인들도 클래식 전공하고 파리에 많이 살고있어서 코로나 전에는 매년 놀러갔었는데 올해는 한번 가려고 계획중입니다. 파리가서 기회되면 오페라도 보고싶네요. 뮤지컬 라이온킹은 보고 왔었어요 ㅎㅎㅎ 거리 곳곳 예술이 넘쳐나는 도시 파리인데 더 잘 되시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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