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우리 사회 기득권이 공고한 지 새삼 느끼는 요즈음입니다
홍성아재

Lv.1 홍성아재 (180.♡.39.23)

2025년 3월 13일 PM 12:47 · 수정됨(13:59)

조회 1,161 공감 0

젊을 때 읽었던 책 중에 에티엔 발리바르가 쓴 <민주주의와 독재>에서는 민주주의 자체가 자본가계급의 계급 독재라고 했었습니다.

어릴 때는 교과서 읽듯이 읽고 나서 무조건 자본가계급 분쇄를 외쳤다면 이제는 민주주의라는 형식을 벗어난 정치체제는 불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자본계급이 아니어도 민주주의를 참칭하는 기득권의 지배체제는 참 공고하다고 새삼 느끼게 됩니다. 공고한 그들의 지배를 어떻게 민주주의라는 대의를 손상시키지 않고 극복할 것인가가 관건이란 생각이 짙어집니다.

에티엔은 민주주의와 독재에서 민주주의의 극복, 프롤레타리아트독재를 정당화했지만 그간 소비에트를 비롯한 사회주의국가들의 계급 독재 역시 그 관료성의 증대로 인해 결국 민중에게는 그리 바람직한 정치체제는 아니었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독재는 광범위한 관료제를 기반하게 됩니다. 충성스러운 관료의 도움 없이 일부 정치세력의 도움으로 정치체제를 운영할 수 없죠. 따라서 군대와 경찰, 공무원, 사법조직이라는 관료들이 신흥 지배계급이 될 수 밖에 없으며 이들을 자본가계급으로 분류할 수 없지만 제가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관료계급으로서 기득권이 되고 그들의 지배체계가 되어버리는 거죠.

저는 윤석열의 계엄 선포 이후 우리나라 기득권의 맨얼굴을 고스란히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 맨얼굴 제일 가운데 있는 관료계급의 실체를 느낄 수도 있었구요. 어줍잖은 정치중립성, 중도 행세, 양비론 이런 것도 모두 버리고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전면에 나선 그들을 보면서 이제 우리 국민 역시 명백히 선택해야 할 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 개개인이 가진 여줍잖은 물적 욕망과 정치적 모호함이 가져오는 재난이 어떤 것인지, 얼머나 재앙적인지 알게 되었으니까요. 극단적 이기주의와 신분 상승 욕망, 약육강식이 용인되면서 우리 국민이 관료제의 포로가 되어버렸습니다. 관료가 되는 과정이 정당하고 객관적이라는 신화화 아래 관료계급 진입이 국민적 꿈이 되고 관료계급의 독재는 정당하다는 말도 안되는 인식이 확산된 이면에는 능력주의를 핑계로 자신의 부와 사교육을 통해 자신의 관료계급을 대물림하거나 자식이 관료계급을 쟁취할 수 있다는 걸 기실 숨기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이런 기득권의 대물림이 가져온 현재 우리 사회 실체를 적나라하게 목격하고 있습니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고시를 합격한 이들 중에 코리안드림을 성취한 이는 정말 극소수이고 사실은 모두 부모, 선대의 유산에 기반해 그들의 사회적 성취가 이뤄지고 있음을 이번에 새삼 알게 된 겁니다.

따라서 윤석열 하나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검찰 개혁만으로도 부족합니다. 우리나라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이 공고한 기득권, 특히 관료제의 혁신을 어떻게 할 지 고민해야 합니다. 사람의 좋고나쁨이 아니라 관료의 선발과 유지에서 어떻게 대물림과 기득권을 타파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16)

  • 통만두

    통만두 Lv.1

    25.03.13 · 202.♡.209.220

    좋은 말씀이십니다 이렇게 된 이상 전반적인 사회 체제 개혁으로 가야죠 요즘 말로 차라리 잘 됐잖아 럭키비키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하나씩 이루어갈 수 있도록 계속 정신 차리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홍성아재

    홍성아재 Lv.1 → 통만두 작성자

    25.03.13 · 180.♡.39.23

    럭키비키 좋네요.^^
  • 까망꼬망

    까망꼬망 Lv.1

    25.03.13 · 61.♡.120.114

    요즘 들어 드는 생각 중 하나가 과거 중국에서 문혁 일어나면서 지식인들 다 때려죽였는데
    예전엔 그걸 이해못했는데 현재 우리나라 기득권층에 굳건하게 자리잡은 매국노들 생각하면
    이젠 그럴만 했겠다 싶은 생각까지 듭니다.
  • 홍성아재

    홍성아재 Lv.1 → 까망꼬망 작성자

    25.03.13 · 180.♡.39.23

    그렇게 지식인을 때려죽인 문혁세대, 홍위병들이 지금 중국의 관료적 지배층이 되어버렸다는 건 더욱 비극이죠.
  • 므냐넌

    므냐넌 Lv.1

    25.03.13 · 221.♡.81.131

    돈이면 모든게 해결된다, 무전유죄유전무죄 같은 말들이 사회전반에서 당연시 되어 버리니 오히려 반감도 가지기 힘든 구조가 되어 가는듯합니다.
  • 세이투미 Lv.1

    25.03.13 · 1.♡.149.82

    혁명이 아니라면, 보조적 수단으로
    민주주의를 보완해가며 쓰는게 맞겠죠.

    저는 우리나라에 직접민주주의적 요소를 늘리는게
    대안이 될꺼라 생각합니다.
    그만큼의 IT 기술도 발달했고, 시민사회도 성숙했으니까요.

    국가적 중요사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앱으로 투표해서
    대의제를 보완해가며, 민주주의를 완성해 가야죠.
  • 홍성아재

    홍성아재 Lv.1 → 세이투미 작성자

    25.03.13 · 180.♡.39.23

    저도 동의합니다.
  • 사막여우

    사막여우 Lv.1

    25.03.13 · 223.♡.210.252

    '권력과 부'를 세습하는 나라가 '신분제'국가죠.

    요즘 뭣도 모르고
    '권력과 부'를 세습하는 제도개악에
    따라가는 사람들 보면 참..
  • A

    aquapill Lv.1

    25.03.13 · 1.♡.247.235

    관료 시스템과 기득권을 너무 억지로 엮어서 바라보신 것 같습니다.

    보통은 차관보 정도부터는 정치인으로 취급하잖아요. 고위공직자들은 정권이 바뀌면 물갈이 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굳이 개개인의 성향을 따지자면 5급 행시출신들 민주당 성향에 가까운 경우가 훨씬 많을 겁니다. 뭐, 딱히 집안보고서, 금수저들을 뽑는 것도 아니고.
  • 홍성아재

    홍성아재 Lv.1 → aquapill 작성자

    25.03.13 · 180.♡.39.23

    민주당 성향이면 문제가 없는 건가요? 민주당이 집권할 때 관료들에게 얼마나 끌려다녔습니까?
    그리고 집안 보고 안뽑는다고 능력대로 뽑힌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판검사, 의사, 고시 합격자 등등 사 자들이 집안의 도움 없이 되는 경우는 과연 얼마나 있는지요? 하위직 공무원조차 부모가 공무원인 경우가 태반인걸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