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봐요. 금방 팔린다고 했잖소."

벗님

2025.03.1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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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날이었다.
새벽부터 길목에 자리를 잡고 낡은 서적을 펼쳐놓았다.
페이지마다 묻어난 시간의 먼지가 가만히 앉아, 햇볕이 비치면 어딘가 모르게 금빛으로 반짝였다.
빛을 머금은 책들은 조용한 대화를 속삭이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책등을 어루만졌다.
오래된 종이 특유의 냄새가 손끝에 배어들었다.
1유로, 2유로. 가치란 무엇일까.
책장마다 수놓아진 단어들이 간절했던 한 시대의 목소리였는데, 이렇게 싸구려로 흩날리고 있었다.
언젠가는 이 글들을 알아보는 이가 오리라, 그는 묵묵히 책을 정리하며 속삭였다.

거리엔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낡고 닳아버린 것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레 지워지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그는 한때 젊었던 문장들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누구보다 가까이서 그들의 속삭임을 듣고 있었으므로.

문득, 누군가 책을 집어 들었다.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그는 서서히 시선을 들었다.

"이건… 혹시 그 유명한 분의 서명이 아닌가요?"

낯선 목소리였다.
놀람과 존경이 섞인 음성이었다.
그는 피식 웃었다.

"유명한? 허허... 접니다."

그의 손끝이 닿았던 책에는 오래된 서명이 있었다.
오래 전, 젊은 날의 자신이 남긴 흔적이었다.
자신이 썼던 한 구절, 한 문장. 그때는 아무도 읽어주지 않았던 문장들.
그러나 이 손님은 알고 있었다.
그 흔적을,
그 여운을.

그 순간, 기묘한 일이 벌어졌다.
작은 골목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속속 모여드는 사람들. 그도 모르는 사이, 그의 이름은 어느새 전설이 되어 있었다.
유수한 문학상을 휩쓸고도 끝내 시상식에 나타나지 않았던 괴수.
그가 소장하고 읽던 책들이 팔린다는 소문이 골목을 타고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그의 책을 들춰보며, 페이지를 넘기며, 마치 신화 속 유물을 찾은 듯 숨을 삼켰다.
그의 손때가 묻은 책,
그가 밑줄을 그었던 문장,
그의 사색이 머물던 자리.
모든 것이 가치가 되어 사람들 사이를 떠돌았다.
반나절이 지나자, 그가 깔아놓았던 책들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텅 빈 책장을 내려다보며, 그는 옆자리에 앉아있던 노인에게 말했다.

"거봐요. 금방 팔린다고 했잖소."

노인은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그는 이 순간을 오래전부터 예감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이 거리는, 이 책들은
결국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법이었으니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남은 먼지를 손끝으로 털었다.
빈자리에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 채워질 것이었다.
그도 알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다시금 누군가의 손에 들려,
그 책들이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리라.

어쩌면 책이란,
길을 잃지 않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 위의 글은 앞에 걸어 놓은 그림을 보고
글 내용을 정리한 후, chatGPT에게 글을 맡겨 봤습니다.
쓰여진 내용을 조금 다듬어 올려봅니다.

// 그냥 책 사진

https://damoang.net/free/3337865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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