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두 번째 생일, 와이프의 갑상선암, 그리고 분리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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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이 시국인데, 보잘것없는 하소연 같아 죄송합니다.
오늘의 기분을, 오늘 하루를 뭔가 기록에 남기고 싶은데, 그냥 다모앙이 떠올라서… 헣헣헣
이제 한 두어 시간 지나면 금쪽같은 외동딸아이의 두 번째 생일입니다. 23년 3월 17일생이거든요. 그런데 와이프가 오늘 입원했습니다. 얼마 전에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건강검진 해보겠다더니, 덜컥 갑상선암 진단을 받아왔습니다. 그러고는 최대한 빠른 일정으로 수술을 잡다 보니까, 어쩌다 보니, 오늘 입원하여 내일(딸아이 생일날) 아침 수술을 하게 되었네요.
신생아 때보단 육아난이도가 훨씬 낮아졌다지만, 다모앙의 육아 선배·동료 여러분께서는 다들 잘 아시다시피, 아직도 육아가 참 고된 시기라고 보거든요. 이렇게 고된 와중에, 아무리 흔해 빠진 암인 갑상선암이라지만, 그래도 암에 걸렸다는데, 상심하였을 와이프 마음을 제대로 한번 토닥여주지도 못했습니다. 그깟 애 보기 힘들다는 핑계로,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핑계로.
제 부모님께 아이 잠시 맡겨놓고, 입원 수속 밟으러 병원으로 향하였습니다. 대형병원의 일요일은 뭔가 을씨년스럽더군요. 어두컴컴한 1층 로비를 지나 입/퇴원 수속하는 곳에서의 접수를 마치고, 병동으로 향했습니다. 환자복을 받고, 병실로 향하여 짐을 풀고, 그러고는 저는 병실을 빠져 나왔습니다. 입원기간 동안 보호자로 장모께서 와 계시기로 하셨거든요.
애 낳고 처음(!)으로 포옹 한번 하면서, 등짝 토닥여주며, "아무것도 아니니까 너무 걱정 말라" 말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괜히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제가 어려서부터 분리불안이 참 심했습니다. 엄마 떨어지면 잠 못 자고, 뭔지 모를 두려움에 질질 짜고 막 그랬거든요. 병원 입원 기간 동안 내 딸에게 그러한 분리불안 증상이 나타날까 심히 걱정했는데, 그 어렸을 적 원인 모를 불안함이 나이 마흔 넘은 오늘의 제게 다시 찾아들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괜히 덜컥 불안해지더라고요. '마누라 집으로 못 돌아오면 어쩌지?' 하고.
뭐 그렇습니다. 제 어머니 도움을 좀 받긴 했습니다만, 이제 곧 24개월차에 접어들 딸내미는 씩씩하게도 밥 잘 먹고, 똥오줌 시원하게 잘 싸고, 잠도 쿨쿨 잘 잡니다.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밤이라 뭔가 기록에 남겨야겠기에 쓸데없는 글 몇 자 적어봤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심이님의 댓글

이럴때 아이와 아내 둘다 챙기기 어려우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무조건 가족을 먼저 생각 하세요
꼭 쾌유 하실겁니다
Rider_man님의 댓글

어무니께선.. 요오드때문에.. 그 밥만 고역이였다고 하십니다. ㅎㅎㅎㅎㅎ
지치지 마세용 ^^
푸른꾸미님의 댓글

꽃이질때님의 댓글

y0ung1l님의 댓글

제아이는 6살 때였구요
지금은 수술 잘 받고 잘지내고 있습니다.
쾌유를 빕니다.
레베카미니님의 댓글

아내분에게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그리고 잘 될거라 믿고 있다고 해주세요
더 기운내서 잘 회복하고 오실거에요
그리고 퇴원하고 집에 오면 육아 더 많이 함께 해주세요
쾌유 빕니다
키르oOOo님의 댓글

그래도 그때 빨리 수술하고 이렇게 건강하지 않느냐고..
그렇게 얘기하실때가 올겁니다.
지나고 나면 다 그렇더라구요..
힘나지는 않겠지만 잘 버텨보면 어느새 지나갑니다.
화이팅!!
까마긔님의 댓글

곽철용님의 댓글

14mm3님의 댓글
기운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