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주의 시작 - 빅뱅 이론을 접하고
더민주

Lv.1 더민주 (219.♡.191.66)

2024년 4월 21일 PM 01:33 · 수정됨(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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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관련 팟캐스트 방송 가운데 '과학하고 앉아있네'가 있죠. 많이 알고 계실 겁니다.

그 팟캐스트 에피소드 중에서 작년에 빅뱅 심화편, 더욱 심화편, 끝장편을 방송했습니다. 그야말로 빅뱅 자체에 관한 최신 이론을 끝까지 파고 들었는데... 듣고 나니 다소 심란(?)하면서도 평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심란하면서도 평온한 마음이 들었던 이유는, 그냥 빅뱅이라는 것이 반드시 일어났어야 할 사건이 아닐 수도 있다는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빅뱅이라는 것이 필연적인 사건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발생한 것일 수 있고, 어쩌면 수많이 일어난 빅뱅 가운데 우연찮게 물질과 생명 탄생이 가능하게 절묘한 확률로 탄생한 것이 우리 우주일 수 있다는, 대략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발견하거나 추론한 과학 이론들 가운데 가장 유력한 것들이죠.


어쨋든 빅뱅이라는 사건이 일어 났고, 무려 138억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지금 오늘의 시간이 되었네요. 그 가운데 우리가 태어나고 내가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되었죠. 다만 나는 지금 태어났기 때문에 지난 138억 년이 얼마나 지루한 시간인지 모릅니다. 만약 그런 기억이 대를 이어 전승되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네요.

생각해 보면, 인류라는 종이 시작한 수백만 년의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사냥하고 먹고 자고 응가하고 그렇게 반복하면서 수십만 세대가 지났죠. 당연한 이치이지만 중간에 하나만 없었어도 그 아래 세대는 없습니다. 이건 소위 '인류 원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데, 원시 세포로부터 수천 만 번의 번식과 전승을 통해 이어지는 동안 단 하나도 중간에 끊기지 않았어야 내가 비로소 존재하게 되기 때문이죠. (대충 맥락만 이해를 해 주세요. 생각나는대로 쓰는 글이니까요. ㅎㅎ)


어쩌다 보니 탄생한 우리 우주에서의, (영혼, 반복, 환생이 없는?) 단 한 번의 삶.

원시 생명체로부터 수십 억 년 이어진 '진화의 나무 가지' 끝을 장식하는, 현재를 살고 있는 모든 인간들과 동물, 식물 등 생명체.


그래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얼마나 큰 사건인지 실감되기도 합니다. 그 사망한 개인 자체에게는 빅뱅을 넘어서는 우주적 사건에 비견될 수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살인자는 반드시 사형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형제는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꼭 이런 사유 때문에 서구 사회에서 사형제가 중단된 것은 아니겠지만요. (이야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갔네요.)


아무튼 이런 소중한 삶에서, 같은 말을 쓰는 사회의 어느 한 사이트에서 비록 온라인으로나마 스치고 지나가는 모든 분들께 반갑고 또 고맙다는 말씀을 조심스럽게 적어봅니다.


언제나 그러하듯, 제 글은 단상으로 시작해 횡설수설로 끝네요. 항상 이래요. ㅎㅎ


댓글 (7)

  • Silvercreek

    Silvercreek Lv.1

    24.04.21 · 211.♡.202.130

    인류 원리가 과학 쪽에서 보면 좀 위험한 이론이 아닌가 싶습니다.
  • Gesserit

    Gesserit Lv.1 → Silvercreek 작성자

    24.04.21 · 219.♡.191.66

    인류 원리라는 게 어떻게 보면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또 다르게 생각해 보면 꽤 복잡한 여러 가정을 파급시키는 것 같습니다. 어찌 되었든 우리 우주는 참 신비롭네요.
  • 왕사슴™

    왕사슴™ Lv.1

    24.04.21 · 61.♡.208.129

    사려깊은 생각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은 반드시 일어납니다. 때로는 반드시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지 않기도 하죠. 빅뱅은 필연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인간의 기준으로는 그것이 우연이 아니어야 하는 이유는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인식한 시점부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처는 네가 있다는 인식 자체가 착각이다. 그렇지만 네가 존재한다고 인식 된 이상 되도록이면 잘 살아야하고, 그 목표는 다시 네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방향으로 나가야한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오묘합니다.
  • Gesserit

    Gesserit Lv.1 → 왕사슴™ 작성자

    24.04.21 · 219.♡.191.66

    불교라는 종교의 주요 성찰 가운데 하나가 수많은 종교 가운데 현재 우주론과 가장 근접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는 것 역시 흥미롭더군요. 우주가 무한하고 또 영원히 반복되면 그 언젠가 같은 원자, 분자들이 모여 현재의 나와 동일한 뇌 및 의식을 구성(반복)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 왕사슴™

    왕사슴™ Lv.1 → Gesserit

    24.04.21 · 61.♡.208.129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유효하고 우주 전체의 엔트로피가 여전히 무질서의 어느 지점에 있다면 언젠가는 육도 삼계의 어디쯤에서 과거의 나를 다시 만날 확률도 존재하겠지만... 그게 어떤 의미일지는 감히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 Cornerback

    Cornerback Lv.1

    24.04.21 · 106.♡.130.119

    표준이론도 확정적인건 아닙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26773?cds=news_edit
  • Gesserit

    Gesserit Lv.1 → Cornerback 작성자

    24.04.21 · 219.♡.191.66

    다른 이론이 제기되기는 하지만, 허블상수가 현재 우주론의 유일한 증거는 아니고 바리온 음향 진동 같은 것도 있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보면 현대우주론은 아직 이론을 정립되는 단계에 있다고도 볼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관측 장비가 필요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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