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톤치드 (115.♡.133.48)
2024년 4월 22일 PM 12:20 · 수정됨(12:59)
<평행선>
총선 전까지만 해도 피의자이자 피고인이라 안 만난다던 이재명 대표에게 다짜고짜 전화해 이번 주에 만나자고 한 윤석열 정권이 지난 주에 한동훈에게 오늘로 예정된 오찬 제의를 했다가 '건강상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한다.
죽을 병 아니고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아니면 선배검사의 부름에 쪼르륵 달려나가는 것이 그 업계 불문율인데, 대통령까지 오른 자가 한 때 자신의 심복(속칭 '따까리'라 부른다)에게 '야, 월요일 점심 때 밥 먹으면서 얘기 좀 해야 하니 이리로 와'라고 했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한 것에서 윤석열 정권이 속으로 담고 있을 '격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도 지지율 폭락에 휘청대는 윤석열 정권이 그런 고스톱을 연출하면서 자신의 심복한테서도 '까여 버린' 존재로 비춰지는 마당에 그 반대로 얻을 것이 뭐가 있겠는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한동훈은 자신이 윤석열과 갈라서야만 그나마 정치적으로 입지를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데, 이제부터 둘 사이는 쉽사리 봉합하기는 어렵다고 봐야 겠다.
한동훈은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은 배신이 아니라면서 마치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자신이 바로 잡을 것처럼 말했다지만, 그것은 기망적인 허언에 불과하다. 윤석열 정권의 잘못은 한동훈의 잘못과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의 법무부장관으로서, 인사검증권자로서, 황태자와 같은 권력을 행사해 왔고, 총선 직전에는 이전의 모든 정치인들을 밀어내고 윤석열 정권의 힘에 입어 비대위원장까지 오른 자가 윤석열 정권의 잘못을 바로 잡는다는 말에 우리가 놀아날 일인가?
더구나 결정적으로 한동훈은 자신도 죽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는 한 윤석열 등에 칼을 꽂을 수도 없고, 그럴 위인도 못된다. 윤석열 정권의 임기가 아직 3년이 넘게 남았고 조만간 정권이 몰락하지 않는 한 남은 임기 동안 윤석열 정권이 한동훈을 괴롭히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이제까지 꽃가마만 타온 한동훈이 그런 고난을 견딜 만한 내공이나 인격을 기를 만한 경험도 가진 바가 없다. 더 중요하게는 윤석열을 치기 위해서는 윤석열의 범죄를 밝혀야 할 텐데, 윤석열의 범죄는 사실상 한동훈의 범죄와 상당 부분 교집합일 것이라 동귀어진(同歸於盡, 함께 죽을 생각으로 상대에게 덤벼들거나 상대와 함께 죽는 것)을 결심하지 않으면 이 역시 불가능하다.
한때 자신의 심복에 불과하던 한동훈이 총선 기간 중 자신에게 대들고 자신을 가르치려 하고 이제는 자신이 불러도 오지 않는 상황에 직면한 윤석열도 한동훈에 대해 아무리 '격노'가 밀려와도 달리 어찌할 방법이 없다. 마음으로야 당장이라도 쳐 죽이고 싶지만, 두 사람의 공범관계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한동훈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이른바 '너 죽고 나 죽자'의 상황이 연출되는 순간 윤석열은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
그간 두 사람 사이에 쌓고 쌓인 흔적들이 오죽 많겠나. 두 사람은 침묵의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사이다. 평행이 깨지고 교차하는 순간 두 사람 모두 사라질 운명이다. 내가 물리학은 잘 모르나 물리법칙에 시간적으로 영원한 평행선은 없지 않을까 싶다. 두 철길이 평행하게 놓여 있다가도 철길 바닥이 흔들리고 무너지면 평행은 깨지기 마련이다.
댓글 (1)
- 푸
푸른미르
24.04.22 · 118.♡.81.245
검신정권이네요 ㅎㅎㅎ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