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김치 (125.♡.186.94)
2025년 4월 6일 AM 09:35 · 수정됨(10:46)
김형수 시인이 쓴 <김남주 평전>에 재미있는 일화가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어느 날 황석영이 김남주를 찾아와 영화를 보자고 해서 극장에 갔다.
최권행과 셋이 〈닥터 지바고〉를 보러 간 건데 하필 전남여고생들이 단체 관람하는 시간대였다.
[...] 여고생들이 가득 찬 극장 안에 어른 셋이 뻘쭘하게 끼어 앉아 영화를 보는데, 영상 화면에는 아름다운 설원을 배경으로 러시아혁명기의 지식인들의 고뇌가 애잔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세련된 청년의사 지바고의 고뇌 앞에서 여고생들은 한껏 숙연해져서 어느 순간 영화 속에 몰입되어 바스락거리는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감정이입이 많이 된 상태에서 지바고가 마침내 연인과 헤어지고 한없이 초라하게 전락하는 장면이 나오자 여기저기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때 김남주의 자리에서 난데없이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바고 좆돼부렀다. 아따 고소하다.”
그것도 몇 차례나 연거푸 “좆돼부렀다”를 연발하자 온 여학생이 일제히 눈총을 쏘았다.
황석영은 어찌나 창피한지 등에서 식은땀이 주루룩 흘렀다고 한다.
“남주야. 조용히 좀 하고 봐야.”
그래도 김남주는 아랑곳없이 또 소리를 질렀다.
“지바고가 좆나게 똥폼 좀 잡드만 겁나게 고소해불구만.”
이 같은 무뢰한을 어쩌면 좋다는 말인가.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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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크라이터
25.04.06 · 59.♡.187.112
ㅋㅋㅋㅋㅋ -
PPWL⠀
25.04.06 · 112.♡.206.167
둘 다 좀 청승맞아보이긴 합니다 ;;;
그래도 제 인생영화 중 하나입니다. 극장에서 봤어요. -
맛맛김치
→ PWL⠀ 작성자
25.04.06 · 125.♡.186.94
유튜브에서 2,000원 내고 대여할 수 있던데 한 번 봐야겠네요. - 맑
맑은공기
25.04.06 · 211.♡.187.231
오오래전 대입면접하는데 질문이"좋아하는 영화가 뭐냐?"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질문에
교수님 뒤 유리창너머 쌓인눈보며,
"닥터지바고요"라고
내또래보다 윗세대취향 대답
나름. 수업이 앞서고 좋았던 교수님였는데,,세월지나 알고보니,
뉴라이트 였네요.
우리애들도 읽혔던 그분책속에 건국절이라고,,버젖이 ,,저도 그의미모르고 그대로 읽고받아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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