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집회 글을 돌아보니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까마긔

Lv.1 까마긔 (117.♡.5.73)

2025년 4월 10일 AM 11:50 · 수정됨(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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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저에게는 여러분들의 광화문이었고 안국역이었던 장소입니다. 



사실 이 공간에 대한 추억이나 애착은 크지 않습니다. 상업공간이라 부스를 상설적으로 설치해둘 수도 없고 집회가 끝나면 서둘러 정리해 일상으로 돌아가야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퇴근 후 10분이라도 더 함께 하기위해 달려가야했던 거리, 초조함, 대로를 나왔을 때 들리던 음악소리, 사람들의 함성과 공기의 울림 같은 것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지하도를 건널 때면 잠시 사라지는 그들의 아우성들이 꼭 저를 두고 떠날 것만 같이 느껴져서일까요. 이미 늦은 건 어찌할 수 없지만 알 수 없는 초조함에 지친 다리를 끌고 계단을 한 칸 두 칸씩 올라 지상에 다다르면 확 트이듯이 들리는 소리가, 차량들과 경찰의 모습, 무대와 그 뒤에서 분주한 스탭들, 자원봉사자들, 거리를 가득 메운 듯한 시민들의 모습이...





아... 오늘도 무사히 여기 도착했구나. 하는 작은 안도감으로 이끌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참 간사하더라구요. 시카고버디님이 그러셨던가요. 지방 집회는 같은 공간에 개인들이 모여있는 느낌이라고요. 이 공간에서 후련함과 쓸쓸함, 군중의 열기와 고독함을 느끼며 집으로 오면 또 다른 막막함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오늘 후기는 어떻게 적을까 하는 고민과 누가 읽어주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비겁한 생각들입니다. 몇몇 순간들 외에는 조명받지 못 하는 부산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우리도 함께 하고 있다, 서로에게 힘을 나누어주었으면 한다는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지만요.



사실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아니었으면 제가 며칠이나 이걸 지속할 수 있었을까요. 곁에서 함께 해주는 분들도 없는데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을까 접어버리는 게 낫지 않나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 나약한 제가 끝까지 달릴 수 있었던 건 분에 넘치는 격려와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고마움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습니다. 광장에서 만난 분들이 아닌 광장 밖의 사람들에게, 모니터 너머의, 각기 다른 화면 밖의 사람들에게요.



고생한다, 감사하다, 응원한다, 미안하다고 하시는 분들에게 큰 용기를 얻었다고 전하고 싶었습니다. 과거가 현재를 구하듯이 여러분들이 광장의 사람들에게 힘과 생명을 불어넣어주셨습니다.



조금 많이 늦었지만 우리 모두 누구 한 사람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개복치 등을 떠밀어주셔서 감사했고 남은 내란정국도 긍정과 연대의 힘으로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사족.


모두들 한 고비 넘어 또 다른 난관을 만나 지치고 화가 나시는 점 이해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점에 답답하신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게 어떻게 최선의 선택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차선의 선택들이 만나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를 기도하며 또한 최선의 선택을 택할 수 있게 응원하고 의견을 "상냥하게" 전달하는 게 민주앙님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신의 편안함을 버리고 똥구덩이에 뛰어들어 작업하시는 분들께 "아니 좀 똑바로 하라고! 여기 좀 더 빡빡 문질러보라고!!" 라고 말하는 것보다 "많이 힘드시죠? 여기 이렇게 해보시는 거 어떠세요? 힘내세요~" 라고 말하는 쪽이 듣는 편과 말하는 편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요. (손발이 오그라는 게 예시가 망한 듯😭)



아무튼 우리 모두 뾰족해지지 말고 서로에게 상냥한 사람이 됩시다.

그럼 이만 


댓글 (45)

  • 설중매

    설중매 Lv.1

    25.04.10 · 211.♡.2.238

    부산 앙님들 찌찌뿅!
    [https://s3.damoang.net/data/editor/2504/comment_3554280174_LmzA0ySE_75ee826f064ea269360bf5d0e1e8f2256300d3e0.gif]
  • 이루리라

    이루리라 Lv.1 → 설중매

    25.04.10 · 119.♡.236.226

    ㅋㅋㅋㅋㅋㅋㅋ짤!!!
  • 아기고양이

    아기고양이 Lv.1 → 이루리라

    25.04.10 · 223.♡.81.199

    짤 부자 으르신이시죠. ㅋㅋㅋ
  • 까마긔

    까마긔 Lv.1 → 설중매 작성자

    25.04.10 · 117.♡.5.73

    나의 설중매님은 이렇지 않아요!!! 😭
  • 이루리라

    이루리라 Lv.1 → 까마긔

    25.04.10 · 119.♡.236.226

    이 분 원래 그래요 ㅋㅋㅋㅋㅋㅋㅋ
  • queensryche

    queensryche Lv.1 → 설중매

    25.04.10 · 14.♡.25.2

    으르신 올해들어 올린 짤중 베스틉니당.^^
  • 그린파파야123 Lv.1

    25.04.10 · 106.♡.200.237

    민주시민 수고하셨어요~감사합니다.
  • 까마긔

    까마긔 Lv.1 → 그린파파야123 작성자

    25.04.10 · 117.♡.5.73

    여기 모든 민주앙님들과 달라진 대한민국을 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벗님

    벗님 Lv.1

    25.04.10 · 106.♡.231.242

    응원합니다. ^^
    {emo:damoang-emo-008.gif:50}{emo:damoang-emo-008.gif:50}{emo:damoang-emo-008.gif:50}
  • 까마긔

    까마긔 Lv.1 → 벗님 작성자

    25.04.10 · 117.♡.5.73

    늘 힘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ㅠㅠ
    짧지만 많은 걸 담아주시는 느낌이었습니다.
    {emo:moon-emo-021.gif: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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