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파트 문화가 세대 변화로 의외로 빨리 사그라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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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poilove 223.♡.7.229
작성일 2024.04.2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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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제 생각입니다. 반박시 여러분 말이 맞습니다.

현재 한국의 아파트 문화는 1980년대 이후 급격히 삶의 질이 올라간 시기에 적절히 나온 신도시 건설 붐부터가 진짜 시작이라 봅니다. 물론 그 전에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대규모 건설이나 주공 아파트 등도 있지만, 실제 아파트라는 게 무엇이고 그걸 중심으로 돌아가는 하나의 도시를 만든 건 우리가 아는 1기 신도시가 최초이죠.

아무튼, 그런 아파트 단지들을 조성하고 하니 가뜩이나 수도권에서 사는 게 이래저래 이득이다 생각되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그 수요 폭발은 결국 1기 신도시 인근 난개발/2기 신도시/서울 구시가지 뉴타운 건설/지방 혁신도시/3기 신도시까지 이어지죠. 결국 하늘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의 모습은 아파트 빼면 뭐가 보이나 할 정도로 아파트로 뒤덮인 도시 지형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풍경은 중국의 신흥지구 아니면 거의 찾기 어렵죠. 일본은 애초 단독주택 위주라 타워맨션(일본은 맨션=아파트입니다)이 드문드문 있는 거 말고는 거의 평지에 좌악 펼쳐진 단독주택들 위주로만 보이니까요.
그리고 이건 비단 우리나라 주변 국가들만이 아닌, 대다수 국가들이 주거 문화가 그러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드문드문 하나 또는 한자릿수 아파트 건물들이 조금 모여있는 수준으로 만들어 진 곳들이 대부분이죠.

근데 이런 아파트들이 1970년대~1980년대 지어진 노후 아파트부터 재건축 붐이 일기 시작합니다. 당시 지어진 아파트야 아직 기술도 미성숙해서 높게 짓지도 못했고, 쓰레기 분리수거라는 개념도 없던 시절 만들어진 아파트라 이래저래 설비면에서 후진 경우가 많죠. 그래서 비교적 손쉽게 용적률을 높여서 이미 살고 있는 입주민들 이익도 챙기고 건설사도 이득을 보는 형태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문제는 1990년대 초반에 조성된 1기 신도시들입니다. 사실 저는 1기 신도시 분당에서 20대를 보냈기에, 그렇게 오래되었다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지금도 저 정도면 쓸만하다 수준이고 이제 원숙한 느낌으로 도시가 완전히 정착된 그런 이미지입니다. 근데 여기를 재건축하려니 문제가 생깁니다. 무작정 용적률을 높이자니 애초 도시 조성 당시 고려한 스카이 라인이나 기타 주변 조화가 다 깨지거나, 일부 단지의 경우 이미 충분히 용적률을 높혔기에 더 높혀서 짓기에는 경제성이 안 나오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이 정도면 아까 설명드린 재건축 매력이 대폭 감소하고 해도 손해인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어찌보면 부동산 우상향은 이 문제가 한계점에 다다를 2기 신도시 노후화 이슈가 벌어질 2030년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때 되면 이미 생산인구 수도 현저히 감소하고 지금의 4050이 5060이 될 시기이니 정말로 급격히 사회구조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 오겠죠. 이미 그 시절을 겪기 시작한 일본의 신도시들이 지금 어떤지 보시면 답 나옵니다.
하여간, 이렇게 되면 결국 노후화된 아파트 선호도는 급격히 꺾일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지금이야 수요에 의해 공급 부족으로 아직 가격이 우상향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아까 언급한 인구구조 변화와 노후화로 인해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욕망이 겹치면, 결국 재건축도 못하는 노후화된 아파트들은 슬럼가로 변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여기서 서울과 아주 가까운 곳들은 해당이 안 됩니다. 먼 동네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부터 이런 수순을 밟겠죠.
그리고 이런 경험을 한 세대들은 우리들과 달리 우리가 늘 말하는 선진국들처럼 단독주택 선호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개인이 수리와 유지보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단독과 달리 아파트는 그 자체가 집합주택이라는 특성상 그게 너무 어려운 게 이 재건축 이슈를 일으키는 시작이고 그게 경제성이 없다면 정말 꼼짝없이 노후화된 아파트를 감수하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 오니까요.

댓글 13 / 1 페이지

JamesC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JamesC (39.♡.107.165)
작성일 04.23 06:26
노후아파트는 슬럼화 되는게 사실 당연한건데 요.. 우리나라만 지속불가능한 잘못된 테크트리를 탄거죠...

MERCEDES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MERCEDES (180.♡.210.221)
작성일 04.23 06:35
지금 강북 아파트값 떨어지는거보면 이미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블루모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블루모카 (222.♡.31.124)
작성일 04.23 06:53
재건축 불가능한 초고층은 슬럼화 피하기 어렵죠…

디오스카님의 댓글

작성자 디오스카 (121.♡.255.160)
작성일 04.23 06:55
저도 얼마전까지 30년 구축에 살았었기 때문에 말씀하신 내용에 공감합니다. 다만 단독 주택이 인기가 있을까는 의문입니다. 저도 단독 주택이 더 좋긴하지만.. 구하기도 힘들고 ㅠ 유지보수, 주차, 쓰레기 등 아파트 편의를 넘기 힘들어서 땅에 대한 가치는 인정하겠지만 인기를 얻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예전동네에서 오래된 단독 주택 단지를 둘러보며 이곳에 집 장만해서 살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싹 밀리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오더군요 ㅎ

퐁팡핑요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퐁팡핑요 (202.♡.90.167)
작성일 04.23 07:06
부동산, 아파트, 재건축, 노후화

똘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똘이 (59.♡.28.122)
작성일 04.23 07:30
저는 의견이 좀 다른데요, 양극화, 기후변화 등으로 아파트 형태는 더욱 인기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아파트 중심의 도시계획으로 모든 인프라가 아파트 단지 중심으로 되어있고 이런 기존 단지가 주택단지로 바뀔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더구나 새로운 세대들 중에서 주택을 유지보수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라 생각됩니다.

다만 향후 지어지는 아파트는 100년 운영 가능한 장수명 주택으로 배관 교체가 용이하고 기둥식 또는 유사 구조로 50년 70년이 지나고 유연하게 구조변경이 가능해야 할거구요, 외벽도 5년마다 유지보수 해야 하는 콘크리트 노출 구조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겁니다. 이건 필수적으로 집값 상승이 동반되므로 구가 차원의 정책 수립도 중요할거라 생각되네요.

그 동안 집 가지고 죽도록 고민했던 제 생각이라 이견들이 있으실 수는 있어요 ^^
/Vollago

JamesC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JamesC (211.♡.178.240)
작성일 04.23 09:00
@똘이님에게 답글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을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용적률 높은 낡은 아파트를 재건축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겁니다
지방 소도시에서는 4~50년 된 아파트가 슬럼화 된다는 소식들이 머지않아 들리기 시작할거에요
슬럼화가 될대로 되서 땅값이 나락을 찍고 더이상 낡은아파트의 건물가치는 매우 낮아진다는것이 공감대를 형성할때쯤 허물 수 있겠죠
돈 있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신축아파트를 찾아 이사를 다니겠지만 이사를 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죽을때까지 이사도 못가고 슬럼화된 낡은 아파트에서 사는일이 주변에서 보일듯 합니다.

똘이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똘이 (59.♡.28.122)
작성일 04.23 11:49
@JamesC님에게 답글 지방은 확실히 그런 문제가 있긴 할겁니다.
저도 수도권 기준으로 말씀드렸네요.
건물가치의 경우 주택도 10년 지나면 땅값만 남는다는 말이 있으니 어찌 보면 아파트와 다르지 않고 아파트는 감가상각을 넘어서는 투자가치가 있었다면 이제는 감가를 고려한 추가 투자 개념으로 보면 재건축은 가능하겠죠.
아무튼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긴 할 것 같습니다.

비핏님의 댓글

작성자 비핏 (211.♡.219.221)
작성일 04.23 07:39
> 개개인이 수리와 유지보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단독

이건 30년된 중고차도 '시간'과 '돈'을 들이면 새차처럼 리스토어해서 탈 수 있다... 이런 말입니다. ㅋ

Henry77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Henry77 (14.♡.46.171)
작성일 04.23 08:59
재건축은 돈이 되어야 하는거죠. 돈이 되는 이유는 주변의 다른 곳은 안 할 때, 이 집은 하기 때문이고요.

거의 동시에 지은 1기 5대 신도시가 동시에 재건축을 한다면 집값이 오르기 어렵죠. 그렇다면 재건축은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전부 슬럼화 되기엔 거주자가 너무 많고, 어떤 식으로든 해법을 찾아갈거라 봅니다. 재건축 없이 보수만으로 백년 이상 쓸 수도 있고요.

JamesC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JamesC (211.♡.178.240)
작성일 04.23 09:05
@Henry77님에게 답글 전제 조건은 낡은아파트는 지금우리가 느끼는것보다 가치가 훨씬 낮다는 사회적 인식이 따라야겠죠...
주변신축은 10억인데 구축은 9억이다.. 이런 식이면 리모델링이고 뭐고 아무것도 못하는거구요...
30년 넘어가는 아파트는 주변시세대비 절반정도 느낌으로 시세가 낮다는 합의가 먼저 되야 할거같아요
주변 신축이 10억인데 30년된아파트는 5억이다.. 이정도 느낌이 되어야 그걸 사서 1~2억주고 리모델링 하려는 사람들이 생기겠죠 그래봤자 신축만도 못할테니깐요

SuperVillain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SuperVillain (172.♡.94.17)
작성일 04.23 09:21
집도 물질인데 낡습니다. 이 당연한걸 무시한 결과죠.

風來人님의 댓글

작성자 風來人 (27.♡.242.64)
작성일 04.23 09:22
글쎄요. 재건축이 힘들어져 가격은 떨어지고 일부 슬럼화?되겠지만 아파트선호현상은 안바뀝니다. 압도적으로 싸고 편하거든요. 아시아의 부촌들(홍콩, 싱가포르, 중국 1선도시) 주민들 다 아파트에 살죠. 일본은 특성상(자연재해) 단독에 사는거지 도쿄도심은 다 맨션 선호해요. 40년된 아파트 생각보다 멀쩡합니다. 청킹맨션처럼 도심한가운데 나홀로 아파트면 몰라도 우리나라 처럼 대규모 주거단지는 슬럼화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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