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김장하' 감상후기입니다.
김오우무아

Lv.1 김오우무아 (203.♡.220.25)

2025년 4월 18일 PM 09:39 · 수정됨(04.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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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다큐 '어른, 김장하'를 보고 그 소감을 오마이뉴스에 송고한 기사입니다. 기사 형식이다 보니 경어체가 아닙니다. 탄핵 정국에서 문형배 재판관이 김장하 이사장의 장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네요. 한사람의 선한 영향력이 대한민국을 구했습니다. 


오늘도 마트에서, 식당에서, 편의점에서, 카페에서 손님에게 폭언과 갑질을 당했다는 하소연들이 언론과 S.N.S에서 넘쳐난다. 손님은 사장에게, 사장은 직원에게, 직원은 부하직원에게 갑질을 한다. 갈수록 갑질과 꼰대가 넘쳐난다. 왜 그런 것일까? 우리가 잘 아는 슈바이처, 헬렌켈러, 그리고 나이팅게일의 헌신적인 삶은 위대하지만 이제는 너무 과소비된 위인들이다. 먼지 쌓인 책 속에 박제된 위인들을 벗어나 우리 주변에서 존경할 수 있는 진짜 어른을 만날 수 없을까? 

'어른 김장하'가 있었다

김장하 이사장(아래 김장하)은 경남 진주에서 지난 60여 년 동안 '남성당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지역의 인권, 문화, 역사를 위해 헌신한 지역의 어른이다. 또한 김장하는 명신고등학교를 지어 8년간 운영 후 국가에 헌납했다. 100억 대가 넘는 금액이다. 하지만 김장하는 인터뷰나 방송은 일절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문화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감독 김현지)를 공동취재한 MBC경남과 김주원 기자 또한 김장하의 허락 없이 촬영과 인터뷰를 시작했다. 

김장하 선생은 화를 내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허락도 하지 않았다. '인터뷰 해달라고 요청하지 않겠다', '몰래 찍지 않겠다.' 몇가지를 통보(허락이 아니니 통보다)하고 김주완 기자를 앞세워 카메라를 들고 김장하 선생을 만나러 갔다. 행사에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취재 사실이 알려지니 사람들이 모임에 끼워줬다.

- <방송작가> 2023년 3월호
어른 김장하 스틸컷"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거다."
어른 김장하 스틸컷
어른 김장하 스틸컷넷플릭스


너도 나도 인터뷰를 자처했다. 인터뷰를 할수록 미담은 계속 나왔다. 무엇보다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의 표정이 한결같이 밝고 환하다. 그들은 김장하 이사장에 대하여 더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한다. 학창 시절 김장하에게 받은 장학금이 없었다면 지금 자신들이 서 있는 위치에 있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대통령 노무현, 어른 김장하


노무현 대통령과의 일화도 나온다.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노무현이 김장하를 만나기 위해 사전 연락도 없이 한약방을 불쑥 찾아간다. 김장하는 무작정 찾아온 노무현 후보에게 기왕 오셨으니 차나 한 잔하고 가시라며 그를 대한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보좌관이었던 김성진씨는 노무현 후보가 김장하를 만나고 나서 이렇게 평가했다고 했다.


어른 김장하 스틸컷
어른 김장하 스틸컷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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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고 나서 김장하에게 식사를 초대했지만 그는 한방에 사양을 했다.  

불편한 시선, 세월이 증명한 선의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법이다. 김장하의 이런 선의를 마냥 좋게민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다큐가 끝날때쯤 한 보수 우익 인사가 김장하에게 전화로 거세게 비난을 한다. 

"돈 있다고 말이야 돈X랄 하고 다녀? 당신같은 빨갱이들이 설치는 세상을 만들었어, 왜? 어이, 김장하씨 엄한소리 하지 말고. 국가에 반성문 써서 제출해, 어?"


김장하는 자신을 비난하는 말들을 묵묵히 듣고만 있다가 전화를 끊는다. 불편한 시선과 비난은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그런 듣기 힘든 비난에도 김장하는 묵묵히 참고 견디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단지 담담한 표정으로 세월이 자신의 선의를 증명할 것이라고 말한다. 

나눔과 헌신의 선순환
​ 
사회복지사를 오래 하다 보니 김장하처럼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기자가 속했던 시설에서도 개인후원과 기업후원이 많았다. 자원봉사자들도 많이 만났다. 하지만 이것도 직업병일까? 순수하지 않은 나눔이나 기부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김장하의 조건 없는 나눔과 헌신은 내 각박해진 마음을 따습게 부순다. 

국민학교 졸업식 때 받았던 장학금 7만 원이 내 삶에서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잠시 잊고 있었지만, 김장하에게 장학금을 받았던 학생들이 나눔의 삶을 살고 있듯이, 그때 받았던 장학금이 나를 사회복지사의 길로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소액이지만 지역 단체와 사회복지시설에 후원을 하고 있다. 가까운 노인종합복지관 경로식당에서 배식(세척)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 

댓글 (6)

  • FlowEnergy

    FlowEnergy Lv.1

    25.04.18 · 106.♡.11.77

    등대같은 분입니다. 뭐가 옳은지 그른지 이 분을 보면 알 것 같습니다.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 FlowEnergy 작성자

    25.04.18 · 203.♡.220.25

    네, 정말 등대같은 분입니다. 다큐를 보는 내내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었고, 백분의 일이나마 그분의 길을 따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공정 Lv.1

    25.04.18 · 222.♡.175.31

    얼마전 다큐보고 너무나 많은 위로가 됐습니다. 안보신 분들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 공정 작성자

    25.04.18 · 203.♡.220.25

    많은 분들이 이 다큐를 보기를 바랍니다.
  • S

    someshine Lv.1

    25.04.18 · 61.♡.87.225

    몇 년 전에 봤었는데 우리가 어릴때만 해도 본인이 삶에서 스스로 어떤 성숙의 길을 가는 것도 있지만
    사회에서 혹은 작게는 집안에서라도 어른으로써의 소명이나 사명감 그래서 그것이 스스로를 밀어올리는
    동력이 되는 문화이기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옛 어른들은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아님을 알고 계셨어요.
    그래서 이 다큐가 참 어릴때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었습니다.
    있다고 다 베풀수 있는게 아니고 권한이 있다고 다 좋은데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걸 우리는 너무나 잘 아니까요.
    쉬운 길을 마다하고 옳은 길을 끊임없이 만들어가고 따라가고 하는 참 어른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다큐였습니다.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 someshine 작성자

    25.04.19 · 203.♡.220.25

    시간이 지나면 상식이나 통념이 자연스레 바뀌게 되고 그걸 받아들여야 하는게 맞는데, 바뀐 문화와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게 꼰대가 되는거죠. 하지만 어떤 삶의 양식이나 문화들은 시대가 변해도 그 고유의 가치가 있다고,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어른, 김장하를 보면서...그런 생각이 더 강고해졌습니다. 나이만 많다고 어른이 되는게 아님을 다시한번 되새깁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다큐를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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