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책은 모두 PDF만 있다? 조금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좀 적어 봅니다.
레드엔젤

Lv.1 레드엔젤 (59.♡.172.127)

2025년 4월 19일 AM 10:26 · 수정됨(04. 2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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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amoang.net/free/365195

아래에 '말없는'님의 글과 함께 달려 있는 댓글을 보니 조금 오해 혹은 잘못 알고 계신 부분들이 있어서 한 번 적어 봅니다.

저는 출판사에서 전자책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디라고 밝히면(밝히는 걸 별로 신경 안쓰는 관종(?)이지만) 불법 홍보가 될 것 같아서 회사 이름은 일단 적지 않겠습니다.

오해하시는 혹은 잘못알고 계신 부분들을 한 번 짚어 보겠습니다.


1. 우리나라 전자책은 모두 PDF?

- 아닙니다. 경제경영서나 소설, 에세이 등 텍스트가 주인 책들은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ePub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2. 우리나라 전공책들은 모두 PDF?

-  아닙니다. 저희 회사에서 내는 IT와 어학서 관련 책들은 대부분 ePub 버전으로 내고 있습니다.


3. 전자책 수익은 좋지 못하다.

- 아닙니다. 종이책과 달리 재고와 종이값(요즘 종이값이 많이 올랐어요..ㅜ.ㅡ.) 등이 빠지기 때무에 권당 수익이 더 높습니다.


4. 전자책 매출은 좋지 못하다.

- 경우에 따라서입니다.

유아와 어린이 관련 도서쪽은 확실히 매출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이쪽은 구매자가 부모인 어른인데 비해 실질적인 독자는 어린이와 유아들이기때문입니다. 10여년 전에 필드 조사를 해 보면 부모님들 상당수는 자녀가 스크린으로 책을 접하는 걸 부정적으로 봤었습니다.

그 외에 성인 단행본(소설, 에세이, 전문실용서 등)을 맡는 출판사에서 전자책 매출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일 겁니다.(99%) 

a. 전자책 종수가 별로 없다. - 종수가 별로 없으니 매출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b. 전자책 발행일이 종이책 발행일과 최소 3개월 이상 벌어져 있습니다. - 대부분의 신간 도서(종이책 발행 기준) 수명은 3개월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그 이상을 넘느냐 마느냐가 재쇄 여부와 함께 이 책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그 시기가 마케팅이 집중되는 시기이고, 독자들의 구매 여부가 판가름 납니다. 그런 시기를 놓쳐서 발행되는 전자책은 당연히 독자들이 찾기 어렵겠지요.

c. 종이책 자체의 판매도가 떨어진다. - ... 말해 무엇하겠습니까..ㄱ- 독자분들은 냉정합니다.

작년 저희 회사 전자책 매출은 17억 정도였고, 제가 맡은 IT와 어학서 관련 도서들은 10억 정도를 했습니다. 전체 회사 매출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큰 숫자는 아니지만, 3번의 수익에 대한 고려와 함께, 이런 저런 요소들을 감안하면 나쁘지는 않은 숫자입니다. 그리고, 2010년부터 이 일을 해 오면서 지금까지 전자책 매출은 항상 우상향이었습니다.


5. ePub 전자책 제작비는 종이책보다 비씨다

- 경우에 따라서입니다.

교과서용 epub3같은 경우는 많은 기능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몇 천만원에서 억단위까지 올라갑니다. 그러나, 그 외의 텍스트 위주 도서들은 비교적 저렴합니다. 어학서나 IT 도서들의 경우는 이미지가 많이 들어가고, 레이아웃이 언급한 텍스트 위주 도서들보다 조금 복잡한 면이 있습니다. 이를 재디자인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에서는 그러한 인력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6. PDF 전자책 제작 방법

- 많은 분들이 종이책을 스캔한다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인쇄용 PDF를 기반으로 목차삽입등의 과정을 거쳐서 제작됩니다. 이 경우 장점은 빠르게 출간되고 종이책과 같은 외관을 가진다는 점입니다.(아직까지 epub 레이아웃에 반감을 가진 분들이 꽤 되십니다.) 

- 화질이 낮은 부분들에 대한 불만이 있으실 겁니다. PDF 전자책은 법적으로 내부에 폰트를 가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당수 출판사들은 이미지화 해서 전자책 PDF를 만들고 있습니다.(그래서 스캔본이라는 오해가 따르는 것 같습니다.) 본사의 경우는 벡터 그래픽화 해서 하기도 하지만, 용량 제한 등으로 해상도가 낮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 만약, 화질이 낮은 PDF 전자책을 보셨다면 구매하신 곳이나 출판사에 벡터 그래픽화 했는지 여부를 문의해 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혹은 서점측 요청에 의해 용량을 줄였는지 여부도 체크해 보시면 좋습니다.

- 참고로 현재 전자책 서점과 플랫폼이 출판사에 권고하는 허용 용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리디북스 - 500메가 / 교보문고 - 500메가 / 예스 24 - 400메가(그 이상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음) / 알라딘 - 200메가 / 구글 플레이북 - 1기가 / 애플북스 - 2기가


7. ePub을 제작하지 않는 이유?

- 5번에서 언급드린대로 제작비가 비싸다는 말은 업계에 대한 지식이 적기 때문에 나오는 말입니다.

- 그보다는 뷰어 부분 이슈가 좀 있습니다. html 기반인 epub이니 당연히 똑같이 나와야 하지 않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뷰어에 따라서는 일부 CSS 부분이나 태그그가 막히거나 다르게 표현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audio>태그의 경우 epub3 지원을 표방하는 교보문고와 구글, 애플에서는 지원이 되지만, 다른 서점/유통사에서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지원하더라도 비공식적으로만 지원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책의 작동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상당수 출판사들이 이런 부분에 겁을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그냥... 업계에서 나이 많은 먹은 사람이라서 신경쓰지 않고 합니다만...ㄱ-

- 독자들의 비경험 : 다모앙 분들이야 여러 경험들이 있으시겠지만, 아직까지 ePub에 대해 불호를 표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도 가끔은 PDF로 만들지 않았다고 항의 전화나 메일 받습니다.

- 저자분들의 요청 : 저자분들의 요청에 따라 PDF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의 독자 경험과 이어지는 부분인데요. 전자책이 종이책과 같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저자분들도 꽤 많으세요.

- 책 수명이 매우 짧은 책 : 년도를 달고 나오는 도서의 경우(수험서들)는 저희도 PDF로만 만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ePub화를 주장하는 쪽이지만, 매년 해당 도서들 군을 ePub으로 만들고 내부 검수를 하는데에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합니다.


번외. 당신들은 왜 epub으로 만드는데?

이런 의문도 드실 건데요. 다음과 같은 사항 때문입니다.

- '말없는 님'이나 다른 분들 언급하신대로 전자책 독서의 상당수는 스마트폰이나 6~8인치 전자책 단말기에서 이루어집니다. 매출(구매 및 독서)의 거의 90% 이상이 태블릿이 아닌 스마트폰에서 일어납니다.

- PDF의 폰트 포함 불가 문제 : 앞서 말씀드린대로 PDF 전자책은 인쇄용 폰트를 내장하면 안됩니다. 더군다나 저희는 조금 규모가 있는 회사라서 폰트 회사나 법무 법인측이 계속 주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초창기부터 PDF 전자책 보다는 무료 폰트나 문제가 없는 구매용 폰트로 ePub을 제작하는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 해외 거주 저자분들과 독자들 요청 : 최근에 저자분들 상당수는 해외 거주자이십니다. 그리고, 독자분들도 해외 거주자분들이 꽤 되시는데, 전자책 발행 요청과 함께 ePub 형태를 선호하십니다.

- 이제 되돌아기 못합니다. : 일부 팀들의 도서가 PDF로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내부 편집자들은 ePub을 선호합니다. PDF로 나오는 팀도 이런 저런 문제로 내지 못하는 것이지, ePub을 원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제 되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_-a


뭐, 일단 이렇습니다. 그 외에 의견이나 의문 사항이 있으시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댓글 (42)

  • 시카고버디

    시카고버디 Lv.1

    25.04.19 · 116.♡.238.151

    말씀하신대로 모든책들이 PDF는 아니지만
    특히 혼자 책 쓰신분들의 이북을 보면 PDF가 많더라고요

    저도 리디페이퍼4로 한 작가님의 사관학교 책 읽으려했더니 PDF여서 큰 당황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 레드엔젤

    레드엔젤 Lv.1 → 시카고버디 작성자

    25.04.19 · 59.♡.172.127

    최근에 전자책용으로 1인 출판이나 크몽 등의 전자책 출간 강의에서 PDF 도서들을 대부분 추천하는 것 같습니다. 워드에서 원고를 작성하고 곧바로 PDF로 내보낼 수 있으니까요. 다만, 아쉬운 점은 맥용 페이지스나 구글 독스에서는 epub내보내기 기능이 있는데, 이 부분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개인적으로 관련 강의를 할 때 이 부분을 말씀드리기는 하는데, 이후 후가공에서 어려움을 느끼시는지 아직까지는 PDF로만 출간하시는 것 같습니다.
  • captnSilver

    captnSilver Lv.1

    25.04.19 · 211.♡.116.235

    epub이 DRM 걸기도 쉬워서 그럴지도요...
  • LV426

    LV426 Lv.1

    25.04.19 · 39.♡.223.199

    Ebook 카페에서 넷카마 담당하는 운동 좋아하는 분이시죠?
    글 보니 확신이 듭니다.
    {emo:damoang-meme-050.gif:100}
    업계 이야기 종종 올려주세요.
  • 레드엔젤

    레드엔젤 Lv.1 → LV426 작성자

    25.04.19 · 59.♡.172.127

    넷카마 담당은 뭡니까? 😂
  • LV426

    LV426 Lv.1 → 레드엔젤

    25.04.19 · 39.♡.223.199

    항상 소녀소녀한 이모지와 그림을 사용하시잖아요.
    그거 보고 설레는 남자들 분명히 있을 거에요.

    {emo:DINKIssTyle-face-007.webp:100}
  • 레드엔젤

    레드엔젤 Lv.1 → LV426 작성자

    25.04.19 · 59.♡.172.127

    ... 어이쿠 저런! 진실을 알게 되면 충격 받으실 분들이 꽤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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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ra

    wera Lv.1

    25.04.19 · 14.♡.182.217

    전자책들은 불법 다운로드가 엄청 많은데
    처벌 수준은 어떤가 모르겠습니다.
    저는 밀리의서재, 윌라 오디오북을 주로 사용하긴합니다- 근데 이건 출판사 이윤에 부정적인 면이 많이 있지 않은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 레드엔젤

    레드엔젤 Lv.1 → wera 작성자

    25.04.19 · 59.♡.172.127

    오디오북의 경우는 재생 시간 단위로 정산을 한다고 들었는데요. 그보다는 오디오북의 이용도가 크게 높지 않아서, 출판사 매출에 큰 도움을 아직까지는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제작비도 보통 300~500만원 이상이 들어서, 출판사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AI를 이용한 오디오북 제작으로 제작비를 낮추는 경우도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와 같은 구독 모델은 출판사마다 입장이 다릅니다. 제가 담당하는 IT도서군 같은 경우는 매출이 줄었다는 이야기가 있기는 합니다. 다만, 그 외에 출판사들이 밀리의 서재에 입점하는 이유는 전자책 매출 보다는 노출에 의한 종이책 판매를 노리는 마케팅적인 측면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 문산포종 Lv.1

    25.04.19 · 112.♡.141.125

    우와 이북 애호가로서 궁금했던 점들이었는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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