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포도왕포도 (199.♡.208.25)
2025년 4월 22일 PM 08:32 · 수정됨(04. 23. 18:30)
최근 '홈 사이클'을 타면서 「선의의 경쟁」이라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고 있슴당. 이 시리즈는 한국의 한 고등학교 3학년들이 겪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에영. 저는 지금 3화 보는 중입니당. 순위만 확인하고 별 생각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1화와 2화는 보기가 힘들더군영. 공감성 수치심 때문인지 투사적 수치심 때문인지, 주인공이 속된 말로 '쪽 팔린' 상황에 처하면 도저히 영상을 볼 수가 없을 정도였졍. 야만적인 능력주의와 신자유주의 신봉하는 배금주의 무뢰배들의 논리를 내면화한 짐승 같은 학생들에 대해서 욕을 퍼부으면서 한... 네다섯 번은 넷플릭스 앱을 닫은 것 같습니당. 그래도 한국 드라마에서는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은 묘한 사포풍의 분위기 덕분에 간신히 3화까지 보게 되었정.
여하튼 3화를 보는데 묘한 경험을 했습니당. 이제까지 주인공이 쪽 팔릴 만한 순간이면 수치심이 들어서 영상을 볼 수 없는데, 주인공의 대적자가 쪽 팔린 순간에는 수치심이 들지 않는 거 있졍. 제 공감성 수치심은 제가 공감하지 못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작동을 하지 않는 겁니당.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순간 커뮤니티에 소수자 혐오글 올리는 사람들의 목적에 대해서 번뜩 이해가 되었습니당.
-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 대해서 각종 왜곡된 부정적인 인식의 글을 지속적으로 게시한다.
- 그 약자들에 대해서 은연 중에 반감을 품게 되서 우리의 공감 능력이 작동하지 않게 만든다.
- 소수자에 대한 평등주의, 나아가 민주주의 두 기둥 중 하나인 평등주의를 중상한다.
이게 혐오글을 올리는 사람이 목적이라는 게 저 혼자선 이해가 되어 부렸어영. 예를 들어, 사립문 개념을 설명하지 않고,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무식하고 무례해서] 귀농한 사람 집에 함부러 들어온다는 글을 계속 올리면,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사생활을 존중하지 않는 무식하고 무례한 사람들이 됩니당. 맥락이 거세된 정보, 거짓에 가까운 정보를 계속 노출시키면 그 내용에 익숙해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사실처럼 여겨집니다. 그리고 시골 사람들은 공감하기 어려운 존재로 여겨지게 되졍. 귀농한 사람이 시골에서 겪는 부정적인 이야기 등등으로 시골에 대한 반감에 살이 붙게 되면, 그런 일화에 침잠된 사람들에겐 시골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더 이상 공감할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게 됩니당. 시골에 사람들 대부분은 그냥 농사만 짓고 살았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골 사람 싫어하는 종자들에 의해 탈인간화되어 버리는 겁니당. 이런 지경이 되어 버린 사람들이 대다수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교통 접근성 보장하기 위해 시골에 사는 사람들에게 교통비를 지원해야 한다 식의 소수자 평등주의 정책을 호응하지 않게 될 겁니당. 그리고 그런 정책을 펴려는 정당을 지지하지 않겠졍. 시골에 사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수가 적어서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처지와 사정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무수한 소수 집단에 대해서 전방위적인 혐오글을 계속해서 끊임 없이 양상하다보면, 어떤 사람에게는 더욱 평등한 평등주의만 남게 되어 버릴 겁니당.
만약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립문 개념을 아는 사람이 있어서 시골에서는 대문을 닫지 않으면 사람의 방문을 허용한 거라고 인식한다는 걸 설명해 준다면, 상술한 오정보에 익숙해진 사람이 일종의 사실 교정을 할 수 있게 되겠졍. 혐오에서 벗어나 그 혐오글을 쓴 개체를 추적해 메모도 적고, 빈 댓글도 달아서, 커뮤니티에서 구축함으로써 온라인 커뮤니티를 청정하게 유지할 겁니당.
하지만, 그런 사실 교정을 해 줄 메신저가 혐오 게시글 투척자에 의해 중상을 받아, 사실을 교정해 줄 사람이 사라진다면, 그러한 자정 노력은 불가능해지고,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는... '구도심'화 되겠졍.
여하튼 「선의의 경쟁」 보면서 더 이상 공감성 수치는 좀 안 느끼면 좋겠네영. 3화 중반까지 보면서 도대체 몇 번을 끄는지 모르겠습니당... 에궁.
여하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당. 즐거운 저녁 되세영.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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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발자A
25.04.23 · 121.♡.170.243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말씀하신 내용이 공감이 가네요. -
포포도포도왕포도
→ 개발자A 작성자
25.04.23 · 172.♡.52.218
읽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당:) 즐거운 한 주 되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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