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goletto (112.♡.236.44)
2025년 4월 23일 PM 02:41 · 수정됨(18:42)
이전 회사의 혹독한 매니저 밑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 정신적인 핍박을 팀원들과 함께 견뎌 왔었습니다.
업무 자체에 대한 질책이면 버틸 수 있을텐데, 이게 일주일에 한번씩 쓰는 리포트의 영문 한문장으로 시작한 팀원을 앞에서의 감정이 섞인 짜증과 함께 목적과 범위를 알 수 없는 요구와 끊임없이 모자르다는 언사를 3여년 정도 겪고 나니 공황 장애도 오고 가슴이 계속 답답해 지는 화병 증상도 발현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기간의 재택 근무와 함께 회사의 대우가 좋아서 계속 버티었지만 어느날 제가 계속 그 사람의 공격적인 말투에 계속 함몰이 되고 논개처럼 같이 자살할 생각까지 하는 저를 인식하는 순간, 정말 이러면 안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고 23년 봄부터 다행인지 불행인지 회사에서 구조 조정 얘기가 돌면서 10년이 넘는 기간의 퇴직금 보다도 많은 보상금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은 후 나름 작전을 꾸몄습니다.
이 부분이 웃긴게 그냥 퇴직자 인원으로 제가 지원을 했다면 당시 매니저는 저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계속 조언을 해주는데 그 뜻을 모르고 나간다며 온갖 방해를 했었을 것입니다.
어찌되었던 성공적으로 리스트에 포함이 되었고 별다른 인수 인계도 없이 편하게 퇴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불안감도 있었지만 나름 특이한 경력으로 쉽게 취업이 될 수 있을거란 자신감 같은 것이 있었고, 기존의 하던 일을 계속 하는 쪽으로 알아보니 미국과 독일에서의 오퍼도 들어 와서 24년 봄에는 큰 걱정 안하고 가족들과의 시간을 즐겼습니다.
미국 취업 비자는 추첨의 운이 따르질 않았고, 독일쪽은 실수령액을 계산해 보니 한국의 가족들 두집 생활을 유지키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 후 24년 여름부터는 국내에서 자리를 찾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나면서 마음이 다급해 지는데 보통 10군대 정도 이력서를 보내면 1~2군대 인터뷰 요청이 왔었습니다.
취업 지원 스타일이 바꿔서 인지 인적성 검사라고 하는데 실질적인 수학 시험 같은 것과 함께 SW 쪽의 코딩 테스트, 또 어떻게 통과를 하고 나서 인터뷰 후에 뜻대로 되지 않은 과정을 계속 거치면서 가을이 지나고 특히 계엄 사태 시작하고 나니 외국계 회사들은 거의 모든 구인이 취소되는 것을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계엄령의 피해자중 하나입니다. ㅠ.ㅠ
제가 지원한 쪽은 주로 외국계 회사였는데 가장 특이한 경험은 리눅스 배포하는 한 회사는 거의 30페이지의 준하는 영문 에세이를 쓰게 만들더니만 2차에서 떨어트리더군요. ㅎㅎ
다행히 아내는 사정이 어려워지면 집이랑 가지고 있는 재산들 정리하고 아예 은퇴를 하자고 옆에서 정서적으로 격려를 해주었고 저도 나름 반찬 만들기를 포함하여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 매일 오후 시간을 보냈습니다.
작년 여름은 호주 여행도 가족들과 약 3주 정도 다녀오고, 둘째와 국내 해안선 일주 여행도 1주일 다녀오는 등 한달 정도는 여행도 해보았지만 실질적으로 백수의 시간이 만 1년을 넘어가니 감정적으로 움츠려 드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삶이 무료해지는 점과 생활비를 조달해 주던 주식 시장만 처다보는 것이 싫어서 계속 구직 포털에 올라오는 자리에 꾸준하게 도전을 했고 3월이 들어서 국내 회사 두 군데서 면접 요청이 들어 왔습니다.면접 통과 잘 하고 최종 처우안 서명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전 회사와 대비하여 명목상 소득은 1/3로 세후 소득은 절반으로 줄지만 이전 회사의 보상금으로 대출도 조금 줄여 놓았고, 아이들도 대학 졸업과 함께 군복무 등으로 인해 당분간 크게 돈들어 갈 일이 없어졌습니다.
생활의 규모를 조금은 줄여야 하지만 나름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나니 사회 생활을 다시 시작하게 되는 설레임과 함께 두려움도 느끼는 요즘입니다.
길게 썼습니다만 다모앙에 가끔씩 구직자 분들의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저의 짧지 않은 퇴직기 겸 실직기를 쓰며, 또래의 중년분들 도움이 되시라는 마음으로 올려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번 약 16개월의 구직 기간을 지나오면서 느낀 점들로 글을 마칩니다.
- 결국 본인이 해왔던 일에서 기회가 생긴다. 평소 실력 개발 매진하자.
- 남은 건 가족, 특히 배우자다. 평소에 잘하자.
- 좋은 직장에 있어도 계속 외부로 눈을 돌리자. 언제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
- 사회 생활에서 쌓은 인맥이 별로 도움이 되질 않는다. 특히 내 사정이 어려워질 때
- 운동을 매일하자. 저는 매일 5~10Km 정도 조깅을 꾸준히 했습니다.
- 경력 20년 넘어가는 이력서는 대부분의 서류전형에서 필터링이 된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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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Han3
25.04.23 · 203.♡.149.209
새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다. -
RRigoletto
→ JHan3 작성자
25.04.23 · 112.♡.236.44
갑사합니다. -
코코쿠
25.04.23 · 1.♡.203.138
4번 공감합니다. 이번에 많이 느낍니다. 의외의 인연이 기회가 될수 있구요.. 건승하시길 바라며 저도 아직 마무리 되지 못한 재취업 싸움에서 힘내보겠습니다. -
RRigoletto
→ 코쿠 작성자
25.04.23 · 112.♡.236.44
지치시겠지만 기운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코쿠님이 모자른 것이 아니라 맞는 자리가 아직 나오질 않은 것 뿐입니다. -
뽀뽀롱뽀롱클리너
25.04.23 · 211.♡.143.93
글로 다 전할 수 없는 마음고생이 있으셨을텐데,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글 말미에 정리해주신 느낀 점들이 지금의 제 상황에 꼭 맞는 조언처럼 느껴져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댓글 남깁니다. -
RRigoletto
→ 뽀롱뽀롱클리너 작성자
25.04.23 · 112.♡.236.44
위의 코쿠님께 쓴 댓글로 제 마음을 전합니다. 좋은 소식 있으시면 꼭 남겨주시구요. -
빅빅데이트
25.04.23 · 112.♡.148.44
결혼 일찍 하셨나봅니다. 아이가 대학졸업이라고 하니 그게 제일 부럽습니다.
다시 직장 복귀하신거 축하드립니다. -
소소리잔
25.04.23 · 117.♡.1.124
2번 극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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