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썰] 숟가락 들어올릴 힘과 노년 인간본성에 대한 학문적 사례연구
일리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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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4일 AM 12:01 · 수정됨(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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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에 자삭할 예정입니다. 읽으셔서 인간의 노화와 성관계에 대한 이해를 늘리기 위해 작성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대략 십수년 전 응급실에 내원한 산부인과 환자 이야기입니다. 불편하면 바로 뒤로가기해주세요. 학문적 썰이라 길어욥~~~짧은 버젼은 제 댓글을 보시면 요약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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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년 전 경부고속도로 천안 톨게이트 근처에서 보이는 D병원 산부인과에서 수련받았습니다. 당시 천안은 도농복합지역이고 쪼만한 중소도시에 대학이 열개가 넘습니다. 게다가 삼성이 들어오며 여초 도시에 성장하는 젊은 도시여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도시분들도 있지만 시골분들도 엄청 많고 산모도 넘쳐나던 그런 시절입니다.

응급실에 70대정도로 보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오셨어요. 연세도 있고 선비의 고장 청양에서 오셔서 젊잖으셨습니다. 내원 당시 밤 12시 넘었으니 아마도 엥간히도 놀라고 급하셨으니 오셨겠죠.(그 당시 청양에서 천안까지 자차로 최소 1시간 반정도는 걸렸을겁니다) 

할머니가 응급실로 오신 이유는 질출혈이 었습니다. 대강 응급실에서 커튼치고 보니 팬티에 수건을 넣고 오셨는데 수건 두장이 흥건하게 피로 적셔졌으니 엄청 놀라셨을거에요. 다행히 대량 출혈로 혈압이 떨어지거나, 의식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환자를 안정시켜드리고 산부인과 처치실로 모셔 검사를 해보니 질이 바깥에서 안쪽으로 일자 형태로 쫙 찢어져 있었고, 혈관이 터지면서 피가 펌핑을 하더라구요. 분만을 제외하고 그렇게 길게 찟어지기 쉽지 않아 응급지혈을 하면서 어떻게 된 건지 여쭤봤는데 과묵하셔서 대답이 없으셨어요. 지혈을 하고 출혈량이 줄어들었지만 상처가 깊어 꼬매지 않으면 안될것 같아 보호자 대기실로 나갔습니다. 

당연히 대기실에 같이 오신 할아버지가 남편분이고 연유를 여쭙고, 환자 상황을 설명 드리려고 가족관계를 물어봤습니다. 산부인과는 원체 가족관계나 보호자 관계가 복잡해서 환자랑 같이 온 남자에게 꼭 가족관계 물어보고 대답 못하면 보호자님이라고 불러요...그런데....헉...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오른쪽" 집 할아버지시고 그마을에서 운전을 할 수 있으셔서. 본인은 할머니를 천안까지 모셔달라고 부탁받아 청양에서 천안까지 운전만 하셨다고....뭔가 이리 이야기 하면 쎄해집니다...글믄서 두손을 허공에 휘저으며 자기는 잘 모르고 할머니랑 아무 관계도 없다고.....

헐...이럼 보호자가 없어 입원부터 난관이고 다음날 수술방 일정 잡는것과 당직 교수님께 응급실 입원환자 보고가 어려워집니다....암튼.....그래서 다시한번 보호자가 오고 계시냐고 여쭤 봤더니 할아버지가 택시타고 오신다고...글서 당연히 남편이 택시타고 오시는구나...근데 왜 같이 안왔지라는 의구심이 들긴 했습니다...한시간이 지나고 택시로 오신 할아버지가 도착하셔서 다시 가족관계를 물어봤습니다. 근데 할아버지가 대답은 안하시고 계속 나가서 담배피고 싶다고 하시는거에요...저는 그때가 밤 3시가 넘어 자야되는데...흡연장 나가 담배는 안피고 조용히 여쭤봤더니 할머니와 부부가 아니었습니다. 

또....헐.....그럼 할아버지는 누구시길래 이 야밤에 택시까지 타고 먼길을 오셨나고 물어보니...할머니를 그렇게 만드신 장본이셨습니다. 가운데 집이 할머니 집이고 오른집 할아버지는 운전할 수 있어 할머니를 모시고 왔고 왼쪽 할아버지는 운전은 못하시는데 가운데가 실하셔서 일을 치신거죠....그래서 가해자이자, 홍익이웃으로 오셨던겁니다..아..놔~~스트레스.....보호자가 없는거였습니다...글서 다시 보호자이야기를 하려고 처치실에 들어갔더니 간호사 선생님이 울고 계신 할머니를 안아드리면서 토닥토닥하고 있었습니다..저를 보더니 간호사 선생님이 나가 이야기 좀 하자고 해서 나갔더니 옆집 할아버지가 술마시고 무리하게...자식들에게 챙피해서 어떻게 이야기 하냐며 울고 계신다고....이건 교수님 앞으로 입원처리했다가 보호자와 가해자가 법적분쟁이라도 생기면 일이 복잡해져서 교수님이 좋아하시지 않는 케이스거든요...

입원수속을 어찌해야 하나 난감했는데 원무과에 당직 전공의 앞으로 입원시키고 나중에 처리하자 하고 입원처리했습니다. 그리고 생명이 위독한건 아니니 낼 아침에 자제분 오시면 잘 얘기하고 수술방에서 꼬매자고 이야기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할머니가 어떻게 이야기 할거냐고 하시길래 오늘은 늦었으니 아침에 자제분 오시면 할머니 앞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그때 그냥 고개만 끄덕이시면 된다 부탁드렸죠....

그리고 아침에 자제분이 오셨을때, 할머니가 뒷물하다 안보여서 손톱때문에 찟어진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할머니를 보며 "할머니 맞지요?" 물어보니 할머니가 천장을 보시면서 끄덕여 주셨어요...자식들의 잔소리는 할머니가 감당할 몫이지요...첫 수술로 수술방에서 꼬맨기전 할머니께 보험 공단에서 알면 보험사기라서 할머니랑 저랑 감옥간다고 절대로 병풍뒤에 갈때까지 비밀로 하자고 부탁드렸던 기억이...(상해는 보험이 되지 않습니다)

수술 끝내고 대기실로 나와 보호자분께 경과를 설명을 드리는데, 수술방 보호자 대기실 문 건너에 두 할아버지가 대기실에 들어오지도 못하시고 수술이 끝날때까지 서로 손을 꼭잡고 기다리셨습니다. 당연히 왼쪽집 할아버지는 차가 없으니 못가시고, 오른쪽집 할아버지는 왼쪽집 형님이 가자고 말안하면 못가니깐 같이 있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나가서 기다리느라 고생하셨고 별일 없을테니 할머니 퇴원하시기 전에 맛있는거 가지고 문병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운전하신 할아버지 주차비를 공짜로 해드리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대학병원 주차료가 비싸서요....ㅎㅎ

수술 끝나고 회진 돌때, 할머니께 이게 상해로 볼수도 있어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게 맞다고 말씀드리니 처벌을 원치 않고 덮고 가길 원하셔서...(할머니도 할아버지에게 마음이 있으신것 같았습니다/동의여부를 물어봤으나 역시 과묵하셨습니다. 결국 법적관점에선 동의 의사가 중요합니다)

몇일뒤 두 할아버지가 막걸리로 만든 떡이랑 시골 장터에서 파는 눈갈사탕 사가지고 병문안을 오셔서 할머니 만나시고 저를 찾으셨어요. 저는 당연히 감사인사하실줄 알았는데, 주차비 공짜로 해달라고 하셔서 피식 웃으면서 제가 주차비 내드렸습니다.

역시 인간의 식욕, 성욕, 수면욕등의 욕구는 엄청나다는 걸 느꼈습니다. 우리나라가 노령화가 되면서 노인의 문제를 다룬 죽어도 좋아라는 영화가 점점 현실화 되가고 있습니다. 노인이 되어도 홍삼을 대체한 비아XX와 씨알XX등등의 약품들이 있어 정신적 욕구가 있으면 신체적 부족함을 약물의 힘으로 메꿀 수 있습니다. 어른들이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라는 이야기가 맞습니다.

제가 전공의때 이야기를 하나만 써서 그렇지 전문의 따고도 이런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이젠 노인의 문제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치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신경쓰고 케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연명치료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급하게 들이대서 응급실로 오거나 외래로 오는 여성분들 많습니다. 천천히 하세요...

이정도면 굉장히 학문적으로 썼습니다만....커가는 여초 도시 산부인과에서 수련을 받고 송파에 있는 아주 큰병원에서 전임의로 근무해서 이런 EDPS(음담패설)류의 환자가 정말 많았습니다. 나중에 질 경련,바이브레이터, 축제와 크리스마스 이야기도 학문적으로 해드리겠습니다. 다음 당직은 담주 월요일입니다. 담주 월요일 12시에 반응보고 오겠습니다. 잘자요.....

댓글 (126)

  • 윤사모

    윤사모 Lv.1

    24.04.24 · 124.♡.160.8

    전적으로 학문적 관심에서 잘 읽었습니다.
  • 그리운거북이

    그리운거북이 Lv.1

    24.04.24 · 1.♡.165.28

    잘 읽었습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 줗은날왔으면

    줗은날왔으면 Lv.1

    24.04.24 · 222.♡.196.171

    예전에 읽었던 종합병원이라는 책의 후속편이 나온다면 실릴 만한 일이군요.
  • 룰루랄랑

    룰루랄랑 Lv.1

    24.04.24 · 80.♡.81.2

    와 대단한 경험을 하셨군요...
  • 파키케팔로

    파키케팔로 Lv.1

    24.04.24 · 183.♡.24.53

    굳이 삭제하실 필요가 있나요? 환자가 특정된것도 아닌데요
  • 욘두우돈타 Lv.1 → 파키케팔로

    24.04.24 · 39.♡.46.75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시면..
  • Gato

    Gato Lv.1

    24.04.24 · 211.♡.65.157

    선생님 DLC 결제할 계좌 좀 열어주십시요 ㅎㅎ 넘 재밌습니다.
    그리고 노년의 성생활은 정말 중요한 문제라서 더많이 논의되면 좋겠습니다.
  • 담연 Lv.1 → Gato

    24.04.24 · 121.♡.35.198

    DLC 가 뭔가요
  • L

    LNV3 Lv.1 → 담연

    24.04.24 · 118.♡.12.18

    스팀게임 등의 유료 추가 컨텐츠입니다
  • 안녕클리앙

    안녕클리앙 Lv.1

    24.04.24 · 106.♡.0.7

    담주 월욜이 기다려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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