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좋아하세요?
돌아온칠이

Lv.1 돌아온칠이 (211.♡.125.32)

2024년 4월 24일 AM 10:27 · 수정됨(05. 1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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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https://youtu.be/nABMK_KQ95k?feature=shared }

* 이 글은 위의 음악을 들으며 작성되었습니다.

 

일상에 지칠때면 저는 그림을 떠올립니다.

자주 떠올리는 그림은 밀레의 ‘만종’이라는 작품입니다.

해질녘의 밭에서 젊은 부부가 고개를 숙이고 기도하는 장면입니다.

농사 잘 되게 기도하는 장면 같기도 하지만, 저 흙속에

죽은 아이를 묻었다는 이야기도 있죠. 엑스레이 촬영을 했더니 실제

아이를 그린듯한 형상이 보였다고 하죠.

밀레가 직접적인 형상을 흙으로 덮은 의도는

부부의 그 '숭고한 마음'에 관객들이 집중하길 바랐기 때문이겠죠.

제목이 만종인 이유가 아마 저 멀리 교회에서 저녁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밀레, 만종>

 

저는 고흐도 좋아합니다. 제 성향이 고흐와 비슷한가 봐요. 

고흐도 밀레의 ‘만종’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밀레의 영향을 받아 그렸던 

‘씨뿌리는 사람’, ’감자 먹는 사람들’ 이라는 그림도 좋아합니다.

‘만종’의 그 밭에 사람들은 다시 씨를 뿌리고 수확한 감자를 먹는 장면으로 

저혼자 연결시켜 상상해 보곤 합니다.

 

<고흐, 씨뿌리는 사람>

 

<고흐, 감자 먹는 사람들>

 

화가가 되기전 고흐는 목회자가 되고 싶어했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돕고 싶었던것 같습니다. 

그런 고흐의 눈에 들어온 밀레의 ‘만종’은 그를 화가의 길로 인도합니다.

 

숭고함. 

인간의 숭고함은 만질수도 들을수도 없지만 느낄수는 있습니다.

제가 고흐도 밀레의 만종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삶과 그림에서 어떤 숭고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일상에 지칠때면 기억에서 희미해지는 인간의 그런 숭고함을 붙잡기 위해

고흐의 삶도 떠올려보고 밀레의 ‘만종’ 그 밭에서 종소리도 상상하곤 합니다.

 

고흐의 죽음을 두고 신빙성 있는 주장이 나왔죠. 

고흐는 스스로 총을 쏜게 아니라 평소 동네에서 자신을 괴롭히고 

결국 총까지 쏜 10대 불량 소년을 감싸기 위해 그런척 했던것이라는 주장이요. 

진실은 이제 확신할수 없는 먼옛날이야기가 되었지만, 

당시 고흐가 총을 구하는것도 개연성이 없고 사건 현장에 총이 없었던것도 

그 부분을 뒷바침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살하려 했던 고흐가 스스로 가슴에 총을 쏜 뒤 몇 킬로미터나 

떨어진 숙소로 피를 흘리며 걸어왔다는것도 그런 주장에 힘을 실어 줍니다. 

목회자의 길을 걸었던 만큼 자살이 큰 죄악이라는 것을 고흐도 알기에

저도 그렇게 믿습니다. 그 주장이 신빙성이 있으니 영화에서도 그렇게 표현 되었겠죠.

여튼 제 마음속에는 죽음까지도 숭고했던 고흐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고흐는 밀레의 ‘만종’이 높은 값에 팔리자 무척 실망했다고 합니다.)

댓글 (6)

  • 에르메스 Lv.1

    24.04.24 · 118.♡.3.102

    정성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
  • 돌아온칠이

    돌아온칠이 Lv.1 → 에르메스 작성자

    24.04.24 · 211.♡.125.32

    일기장처럼 쓴기분이네요 ㅎㅎㅎ 말씀 감사해요{emo:onion-008.gif:50}
  • 패도패도

    패도패도 Lv.1

    24.04.24 · 121.♡.207.54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는 라우리츠 안데르센 링의 '오래된 집에서'를 좋아합니다. 추운 겨울 시골집 앞의 차갑고 촉촉한 공기가 느껴져요
  • 돌아온칠이

    돌아온칠이 Lv.1 → 패도패도 작성자

    24.04.24 · 211.♡.125.32

    [https://s3.damoang.net/data/editor/2404/comment_3553590560_p75HVIq4_c9ad1f4fee1fd5f32024c10dcf339ec444d0bce3.jpg] 마침 한국에서 관련 전시가 있네요.
  • 돌아온칠이

    돌아온칠이 Lv.1 → 돌아온칠이 작성자

    24.04.24 · 211.♡.125.32

    [https://s3.damoang.net/data/editor/2404/comment_3553590560_zPiRtOwL_a10eddb9d25a99fb583ac5f94fc4b9ffd02cf895.jpg] 이 작품이 '오래된 집에서' 라는 작품이군요. 집 만큼 옆에 선 노인의 세월도 보이네요. 습하고 차가운 공기, 지나간 시간의 쓸쓸함과 함께 왠지 모를 따뜻한 시선도 느껴집니다.
  • 패도패도

    패도패도 Lv.1 → 돌아온칠이

    24.05.10 · 121.♡.207.54

    네 너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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