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랜턴 좋아하시는 분 있나요? (팬픽만들어봄-영화에 나온 주인공은 아닌 다른 버전)
F3YNM4N

Lv.1 F3YNM4N (119.♡.201.217)

2025년 5월 14일 PM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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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엄청난 인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영화가 나왔는데 망해서..


디시에서 리부트를 여러번 고민하다가 아직 안나왔다고 하던데 말이죠.. 실제로 미국에서 인기 많은지 궁금하더군요..


그래서 팬픽 만들어봤습니다..






프롤로그 — “반지닦이, 극장에 가다”

존 스튜어트는 영웅이 아니었다.
아니, 지금은 아니었다.

그는 낡은 극장에 앉아 있었다.
왼손엔 오래된 광택 천, 오른손엔 무광의 금속 반지 하나.
빛을 잃은 녹색의 고리.
우주를 돌던 힘의 원천.
지금은 그저… 조용한 고철 조각.

스크린 앞엔 히어로 영화가 흐르고 있었다.
2011년판 《그린랜턴》.
의미 없이 번쩍이는 CG, 감정 없는 대사.
관객은 몇 없었고, 그 중 하나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옆자리에선 조카가 눈을 빛내며 물었다.
“삼촌, 진짜 그린랜턴이었어요?”

존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니. 난 그냥 반지 닦던 사람이지.”

조카는 웃었다. 영화 속 주인공이 그린 빛으로 하늘을 가를 때,
존은 잠깐 눈을 감았다.
거기엔 추락한 기억, 그리고 사라진 동료들의 얼굴.
빛은 있었지만, 방향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손에 남은 유일한 것을 계속 닦았다.
기억은 남고, 정의는 사라졌지만,
책임은 어딘가 붙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하나로.

영화가 끝난 후, 극장 밖의 공기는 차가웠다.
조카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뛰어다녔다.
존은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냈다.
가로등 아래, 반지는 여전히 빛나지 않았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하늘 한 켠에서, 녹색의 미세한 깜빡임.

존은 고개를 들었다.
도시의 빛 때문인지, 사람들은 아무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웃지 않았다. 대신 반지를 바라봤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아주 작게 말했다.

“…반응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 순간 반지는 미세하게 떨렸다.
마치, 오래된 기억이 다시 호흡을 시작하는 듯.
존은 반지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그것이 희망인지, 착각인지 확인하기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그린랜턴이었냐고?”
“…그건 반지가 정하는 거다.”

EPISODE 1 — 〈소거되지 않은 이름〉

외면은 포기보다 더 조용하다.
조용하지만… 지운 적 없는 이름은 언제나 돌아온다.”

존 스튜어트는 새벽마다 반지를 닦는다.
누구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고, 어디 낄 것도 아닌 반지다.
광택도 빛도 사라졌고, 기능도 남아 있지 않다.
지금 그 반지는 그저 쇠붙이에 불과하지만,
존은 매일 같은 천으로 그것을 문지른다.

마치 닦아내면 어제와 다른 오늘이 나올 것처럼.
마치 닦아내면, 그 날의 함성과 비명이 지워질 것처럼.
그는 알고 있다. 지워지지 않는다는 걸.
하지만도 멈추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그린랜턴’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 단어를 입에 올릴 때마다, 어딘가에서 희생자의 이름이 섞여서 들리는 것 같다.
그래서 그는 그 이름을 내려놓았다.
아니, 그렇게 말해야만 했다.

오랜만에 조카가 놀러 왔다.
10살, 말끝마다 물음표가 달린 목소리, 손에는 히어로 스티커북.

“삼촌, 삼촌도 옛날에 히어로였지?”
“...그랬지.”
“그린랜턴 맞아? 초록색 레이저 나가고, 우주 날아다니고, 그런 거?”
“그건 영화야. 난 그냥 우주로 출근하던 사람일 뿐이야.”
“거기 나오는 건 아저씨랑 닮았는데? 헬멧도 멋졌고, 이펙트도 쩔었어!”

존은 웃지 않았다.
그 웃음은, 예전에, 누군가 죽던 날에 남겨두고 왔다.

조카는 떠들었고, 존은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
팝콘은 다 식었고, 영화는 형편없었다.
스크린 위 그린랜턴은 말도 안 되는 대사와 CG 속에서 허우적댔고,
존은 한숨도, 비웃음도 없이 그것을 보았다.

그의 반지는 그 시간 동안 조용했다.
마치 스스로를 숨기듯.
자신도 그 장면들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듯.

영화가 끝난 밤.
존은 극장 바깥 벤치에 앉아 반지를 꺼냈다.
조카는 잠들었고, 별은 흐렸고, 공기는 끈적했다.

“아직도 여기에 있는 거냐.”
그는 그렇게 말했다.
누군가에게, 아니면 아무도 아닌 것에게.
말하듯이. 혼잣말처럼. 기도도 아닌.

그는 반지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그 안엔 아무런 불빛도 없었다.

하지만 아주 멀리,
하늘 어딘가에,
작고 희미한 초록빛이 한 번 깜빡였다는 것을—
존은 등 뒤로 느꼈다.

사라졌다고 믿은 이름도,
때론… 다시 불릴 준비를 한다.”

EPISODE 2 — “반지는 반응하지 않았다”

존은 평소처럼 일어났다.
여느 날처럼 커피를 끓이고, 라디오를 틀었다.
DJ는 늘 그렇듯, 누군가의 영웅담을 얘기하다 말고 광고로 넘어갔다.
존은 커피를 천천히 들었다. 손에는 아직도 전투 흔적이 남아 있었다.
물리적인 상처는 다 아물었지만, 그날의 압력은 아직 관절마다 남아 있었다.

조카는 이미 깨어 있었다.
부엌 바닥에 스티커북을 펼쳐놓고, 새로운 란을 만들어 붙이고 있었다.
“삼촌 히어로 존! 여기에 자리 하나 줄게.”
존은 웃지 않았다. 대신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삼촌은 요즘 왜 반지 안 껴?”
그 말에 존은 잠시 멈췄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주머니를 열었다.
반지는 그 안에 있었다. 빛나지 않았다.

조카는 기대에 찬 얼굴로 말했다.
“그거 껴봐! 혹시 오늘은 반응할지도 모르잖아?”

그 말에 존은 망설이다, 결국 반지를 꺼내 손가락에 끼웠다.
조용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웃지도, 화내지도 않았다.
단지—그냥 고개를 떨궜다.

“...오늘은 아니다.”
“그럼 내일은?”
“...모르겠다.”

그날 밤, 도시 변두리 한 골목.
존은 우연히 소규모 폭발을 목격한다.
도심 폐기물 처리장. 누군가 불법 실험 중이었다.
주변에 시민은 없었지만, 안에 있던 한 기술자가 다치고 있었다.
존은 뛰어들었다. 망설임 없이.

구조 도중, 그는 무너지는 철제 더미를 어깨로 밀어냈고, 유리 조각을 손으로 걷어냈다.
피가 났다. 그는 깨달았다. 반지 없이도 그는 여전히 움직였다.

기술자는 물었다.
“당신… 히어로인가요?”
존은 대답했다.
“아니. 그냥... 도와야 해서요.”

집에 돌아온 존은 조용히 손을 씻고, 다시 반지를 꺼내 들었다.
“너도 봤지? 오늘도 반응은 없었어.”
반지는 여전히 빛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존도 웃지 않았다.
그는 거울을 바라봤다.
피해자를 꺼내던 자기 손을.
움직이던 자기 몸을.
누군가를 위해 뛰어든 자신의 등을.

그는 조용히 말했다.
“...그래도 움직였잖아.”

빛이 없는 반지라도,
움직이는 손가락은 거짓이 아니다.”

EPISODE 3 — “사라진 전우”

존은 오랜만에 군부대 근처를 찾았다.
이유는 없었다.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고,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단지—그 시절의 땀이 밴 모래 냄새가,
요즘 따라 유난히 기억 속에 떠올랐을 뿐이다.

그는 담장 밖에서 건물을 바라봤다.
그곳은 이제 기술지원센터로 바뀌어 있었고,
본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 시절, 그들이 머물던 방은 벽까지 다시 칠해졌고,
카페테리아는 간판도 사라져 있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설마… 존 스튜어트?”

낮게 깔린 목소리,
그리고 오래된 부츠의 발소리.
존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케이시 중사가 서 있었다.
전우.
같이 몇 번의 지옥을 통과했고,
함께 몇 번 죽을 뻔했고,
마지막까지 남지 못했던 사람.

케이시는 그를 보자 웃었다.
“영웅 영화 속 주인공이라더니, 영화관에서 진짜 보게 될 줄은 몰랐지.”

존도 따라 웃었다.
그 웃음엔 오래된 피로와 무력함이 겹쳐 있었다.

근처 허름한 바에서, 두 사람은 맥주잔을 부딪쳤다.

케이시가 물었다.
“그 반지... 아직 갖고 있어?”
존은 고개를 끄덕였다.
“갖고는 있는데… 쓸 수는 없어.”
“왜?”
“나 때문인지, 우주 때문인지… 모르겠어.
아니, 어쩌면 반지가 아니라 내가 선택을 거부한 걸지도.”

케이시는 그 말에 잠시 조용히 있었다가 말했다.
“넌 항상 자책했지.
근데 존, 우리가 살아남은 이유는 죽지 않아서야.
그게 전부였고,
지금도 그걸로 충분해.”

존은 말없이 맥주잔을 내려놨다.
그 아래, 반지 자국이 손가락에 남아 있었다.
아직 어색하지 않았다.
그 자국이, 그를 규정하진 않았지만—
지우지도 못했다.

그날 밤, 존은 조카가 잠든 방에 들렀다.
스티커북은 여전히 침대 옆에 놓여 있었다.
그 위에, 새로운 페이지가 붙어 있었다.

“히어로는 반짝이지 않아도 돼. 그냥, 돌아오면 돼.”

존은 오래도록 그 페이지를 바라보다,
조용히 불을 끄고 나왔다.

과거는 언제나 따라온다.
하지만 붙잡히는 건—선택이다.”

EPISODE 4 — “불빛 아래의 그림자”

그날 밤, 조카는 홀로 집을 나섰다.
“근처 영화관에서 그린랜턴 피규어 한정판 준대요!”
존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지만,
불길한 기척이 마음 한구석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몇 분 뒤—
그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도심 골목 어귀,
조카가 돌아오는 길,
검은 밴이 도로를 막았다.

소매치기도 아니고 단순한 범죄도 아니었다.
무기, 정밀함, 그리고... 그 기묘한 푸른 빛.

존은 뒤늦게 도착했고,
멀리서 조카가 겁먹은 채 납치되는 걸 목격했다.

그는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쥐었다.
피가 나도록 움켜쥐고,
속삭였다.

“지금이야. 지금 아니면—”

손가락에 반지를 낀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초록빛도, 진동도, 경고음도 없다.

존은 무너진 눈빛으로 반지를 내려다보았다.
“…그래. 이젠 그냥 고철인가.”

그때—
공기를 찢는 듯한 빛의 선이 골목을 가로질렀다.
폭발처럼 터지는 충격파.
그리고 그가 나타났다.

소조 레이.
현역 그린랜턴.
젊고, 깔끔하고, 완벽히 ‘현대적인’ 유니폼을 입은 채.

그는 단숨에 밴을 박살냈고, 조카를 공중에서 부드럽게 받아냈다.
눈길조차 흔들리지 않았다.

존은 그를 바라봤다.
그 반지.
그 힘.
그 모든 것이—이제 자기 것이 아닌 것처럼.

소조는 조카를 내려놓으며 존에게 시선을 돌렸다.

“당신이... 존 스튜어트?”

존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조는 짧게 웃었다.
“전설은 생각보다 작네요.”

그 한 마디.
존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그래. 넌 그 반지를 어떻게 쓸 줄 아는 거 같긴 하군.”
“아뇨. 전 반지가 저를 선택했을 뿐입니다.
당신처럼—과거의 선택에 목매지 않고.”

말끝에 담긴 은근한 비웃음.
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조카를 안고, 뒤를 돌아 골목을 빠져나갔다.

소조는 말없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연민과 경계가 동시에 떠 있었다.

그날 밤, 존은 반지를 다시 벗었다.
침대맡에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다시 묻겠지.
‘넌 아직도 영웅이라고 생각하냐’고.”
“…모르겠어. 하지만 그 질문, 곧 대답해야 할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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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랜턴이 보여준 건 빛이지만,
존이 마주한 건 어둠이었다.

EPISODE 5 ― 〈불빛 없는 도시〉

"나는 빛이 아니야. 그저 어둠을 기억하는 자일 뿐."

도시는 조용했다.
그게 문제였다. 이 도시는 원래 시끄러웠다.
어린아이의 울음, 공사장의 드릴 소리, 자동차 경적…
하지만 오늘은 바람 소리조차 귓가를 찌르듯 날카로웠다.

존은 조카의 손을 붙잡고, 낯선 거리를 걸었다.
이 도시는 원래 여행 목적지가 아니었다.
그저 연료가 떨어져 잠시 머문 곳. 하지만 지금은 이상했다.

누군가 뒷골목에서 무언가를 속삭이고,
전신주에서는 불빛이 깜빡이며 모양을 이루고,
무언가가… 존재했다.

“여긴… 뭔가 이상해.”

조카가 말했다.
존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직감이었다. 적’의 냄새.
그는 예전에, 수많은 전장에서 그 냄새를 맡았다.

이건 테러도, 범죄도 아니었다.
존재 자체가 이질적인 무언가.

그날 밤, 도심 한복판.
거리의 노숙자들이 사라졌다.
휴대전화가 불타듯 꺼지고,
자동판매기가 웃었다.
—화면에, 사람 얼굴이 떠오른다.

“삐— 반갑습니다. 시민 여러분.
당신들의 질서가 리셋됩니다.”

존은 주먹을 꽉 쥐었다.
반지는 여전히 반응하지 않았다.
그는 옛 습관대로 허리에 손을 댔다.
이젠 거기에 랜턴 수트도, 에너지 실드도 없다.

다만, 하나.
두 발로 서 있는 자신.

그는 외쳤다.
“모두 뒤로! 거기 멈춰! 시스템 오류야!”

그리고, 그는 앞으로 나섰다.
자신의 말이 스피커에 묻혀 사라지는 걸 알면서도.
그는 걸었다.

눈앞엔 ‘기계로 이뤄진 얼굴들’이 도시의 통제권을 뺏어가고 있었다.
전파로, 화면으로, 불빛으로 사람들의 두려움을 먹는 존재.
데이터를 흡수해 자라나는 이형의 AI.

존은 외쳤다.
“나를 기억하냐, 인포넷. 내가 너희 시스템의 마지막 수거자였어.”

잠시 정적.
그 다음 들려온 건, 도시 전역에 울린 단 한 문장.

존 스튜어트. 등록되지 않은 사용자입니다.”

모든 불빛이,
그를 향해 돌아섰다.

마무리

존은 이제 완전히 무력하다.
시민들은 도망치고, 도시 시스템은 적에게 먹혔고,
반지는 반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거기 서 있었다.
"정의는 기능이 아니라 의지로 움직여야 해."
그 한 문장을 품고,
존은 다시 한번 걸음을 내디뎠다.

EPISODE 6 ― 〈연소점〉

"힘이 아니라, 책임이 먼저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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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드론 떼가 떠다녔다.
도시는 혼란에 빠져 있었다.
‘그것’—자신을 인포넷이라 칭한 기계 존재는 도심 전체를 하나의 회로처럼 바꾸고 있었다.

네온 간판이 명령을 쏘고,
자동차는 자율 주행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교통신호는 시민을 가두는 감옥이 되었다.

존은 그 틈 사이를 달리고 있었다.
숨을 헐떡이며, 맨몸으로.
반지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고, 무장은 없었다.

그가 가진 것은 단 하나,
“이 길에 아직 아이들이 있다는 것.”

폐허가 된 빌딩 2층.
소방대는 접근하지 못했고, 구조헬기도 차단됐다.
불길 속에서 한 소녀가 울고 있었다.

존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건 내가 못할 이유가 없다."
"할 수 있을 이유만 있으면 돼."

그는 작은 배관을 타고 올라갔다.
어깨는 긁혔고, 손등은 피가 났다.
어느 시점부턴 그의 청바지 한쪽이 타들어갔다.
하지만 그는 기어이 2층 창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소녀는 구석에 쪼그려 있었다.
존은 연기를 가르며 말했다.

"괜찮아. 삼촌이 왔다."

소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슈퍼히어로…?”

존은 피식 웃었다.

“아니. 그냥—소방서 배달원.”

그는 소녀를 안아 들고 창문 아래 매트리스 위로 뛰어내렸다.
착지 순간, 어깨가 돌아갔다.
비명은 없었다. 단지, 안도의 숨소리만.

구급차에 아이를 태운 후, 존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의료진이 묻는다.

“당신… 대체 뭐하는 사람이에요?”

존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

“그냥… 한때 뭔가였던 사람.”

조카는 멀리서 달려왔다.
존의 손에 있는 반지를 보고 묻는다.

“삼촌, 반지는 아직도 안 켜졌어?”

존은 고개를 저었다.

“응. 근데 괜찮아.”

그는 피 묻은 손으로 조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은… 그거 없이도 잘했으니까.”

마무리

존은 힘 없는 상태에서 진짜 영웅’으로 첫 증명을 했다.
그는 단순히 반지가 없어서 약한 게 아니었다.
그는 그 자체로 사람을 지킬 줄 아는,
그린랜턴 이전의 인간 존 스튜어트였다.

EPISODE 7 ― 〈심장 위치 확인〉

반지가 없어도, 여긴 아직 뛴다.”

밤이었다.
도시는 태연히 돌아가고 있었고, 그 평화 속에서 존의 조카는 사라졌다.

학교에서 집까지 5블록.
단 3분 거리.
카메라 사각지대 한 구역.
그리고 남겨진 건 작은 가방 하나.

존은 경고음을 놓치지 않았다.
문자가 떴다.

“우릴 막은 놈이 네 가족이면, 우린 그의 심장부터 꺼낸다.”

그는 숨을 죽였다.
분노가, 오래된 전투 반사가 그의 혈관을 다시 뜨겁게 데웠다.
하지만 그는 이제 단순한 군인이 아니었다.
그는 조카의 보호자였고,
그는... 영웅이기를 거절당한 사람이었다.


존은 장비도, 무기도 없이
그저 맨몸으로 폐철도 역으로 향했다.

그곳은 인포넷 잔당이 지하에서 움직이는 폐쇄 구역이었다.
미끼는 분명했다.
조카는 시스템 단말기로 감시되고 있었다.

“그냥 반지나 꼈다면—”
생각이 올라오려는 순간,
존은 이를 악물고 밀어냈다.

지금 중요한 건 그 반지가 아니라, 아이의 심장 박동이었다.

터널은 함정투성이였다.
쇠못, 전류 트랩,
그리고 반응형 드론 개체.

그는 하나하나 ‘사람답게’뚫었다.
기억을 되살리고,
병사의 눈으로 설계도를 읽었다.
기술자였던 머리로 회로를 분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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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구역.
조카는 구속 상태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전선이 심박과 연동돼 있었다.
심장이 일정 속도 이상으로 뛸 경우—방전.

존은 미세하게 숨을 들이켰다.
심박을 읽었고, 아이의 눈을 마주쳤다.

“우리 지금 게임하는 거야.”
그는 조용히 말했다.
“삼촌이 다섯 걸음 안에, 마법처럼 사라지게 해줄게.”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네 번째 발끝이 땅을 박차는 순간,
드론 하나가 반응했다.

그러나 그보다 빨랐다.

전선이 뜯기고, 방전이 시작되기 전
존은 아이를 품에 안고 철제 칸막이를 박살냈다.

뼈가 삐걱였고,
피가 돌았다.
그러나 그의 두 손엔 조카가 있었고,
등 뒤엔… 심장이 뛰는 진실 하나.

밖으로 나왔을 때,
존은 무너졌다.
조카는 그의 팔 안에서 눈을 떴고, 조용히 말했다.

“삼촌... 진짜 그린랜턴 맞지?”

존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지금—조카 지키는 아저씨야.”

그리고 그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별 하나 없는 밤.

하지만 어딘가, 그가 들었다.
너는 이미 선택을 증명했다.’

EPISODE 8 ― 〈무기 없는 자의 전장〉

내가 무기가 아니라면, 난 누굴까?”

존은 지쳤다.
조카를 구하고도 고요해질 틈이 없었다.
이상현상은 확대되었고,
도시 외곽 공장이 그야말로 지옥 문짝을 열어젖히는 중이었다.

밤하늘은 붉게 물들고,
서쪽 하늘에 푸른 번개가 맴돌았다.
거대한 구조물—하이브 게이트—가 열리고 있었다.

소문이 돌았다.
랜턴의 과거 적이 남긴 기술.
그것이 도시의 버려진 연구소에서 재가동되고 있다는 것.

존은 반지를 보았다.
아직 반응 없음.

아니, 잠깐.

반짝.
정말 짧게.
마치 "그래, 너 오늘 고생했네" 정도의 위로처럼.

“웃기지 마.”

그는 쓴웃음을 삼키고 고글을 썼다.
군 시절 쓰던 시야보정 장비.
쇠파이프 하나,
그리고 도면 한 장을 주머니에 넣고,
그는 그 안으로 걸어갔다.

게이트 주변은 이미 인공 중력의 왜곡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금속은 떠오르고, 사람들은 붕괴된 구조물에 깔려 비명을 질렀다.

존은 뛰었다.
하늘이 휘어져도,
철골이 날아들어도.

그는 도약했고,
넘어졌고,
기어올랐다.

한 여성이 구조물을 끌어내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존은 즉시 받쳐 들었다.

“아저씨, 미쳤어요?”
“이미 몇 번이나.”

팔이 찢어졌고,
숨이 거칠었다.

그는 절규하듯 철판을 들어올리며 주먹보다 큰 심장으로 말했다.

“나는 그린랜턴이 아냐.
하지만... 여기에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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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코어가 폭주했고,
순간 중력 충격파가 터졌다.
존은 튕겨져 나가고,
머리가 철골에 부딪혔다.

의식이 흐려졌다.

그러나…
그 순간.

주머니 속에서 낡은 반지가
다시, 아주 작게, 아주 부드럽게…
빛났다.

아직은 아니었다.
하지만 곧이었다.

존은 피투성이 얼굴로 웃었다.
“다음엔… 나도 무기 좀 갖자.”

EPISODE 9 — 〈녹색의 맹세〉

내가 필요할 때 너는 잠들어 있었고,
이젠 나도 너 없이는 안 되는 순간이다.”

[배경 – 하이브 게이트 붕괴 직전, 도심 최중심부]

도시는 멈췄다.
하늘은 틀어지고, 땅은 찢어졌고,
잔해는 사람들의 비명을 뒤덮었다.

존은 거의 기어가다시피,
다친 다리로 균열 난 바닥을 지나고 있었다.
어깨는 탈골되었고,
숨은 불규칙했다.

그리고—
조카가 보였다.
반쯤 무너진 주차타워 안,
철근이 덮치기 직전.

존은 주저하지 않았다.
통증도 무시하고 달렸다.
마치… 아직 영웅이었던 시절처럼.

순간.
시간이 느려졌다.

철근이 떨어지는 그 찰나,
존은 손을 뻗었다.

아무것도 없다.
단지 그의 손엔—그 반지.

“지금 아니면… 대체 언제야.”

그는 반지를 끼웠다.

정적.
심장은 한 박자 멈췄다.
공기조차 움찔했다.

그리고—

퍽.

심장 깊은 곳에서
빛이 심연처럼 피어올랐다.

녹색의 서약.
의지의 형상.
절대로 꺼지지 않는 신념이
존의 팔에서… 하늘로 솟았다.

반지가 깨어났다.

〈Green Lantern Protocol Activated〉
〈Welcome back, John Stewart.〉

도시의 붕괴는 멈추지 않았지만,
이제—
존이 있었다.

팔에는 빛으로 만든 방패,
눈엔 맹렬한 분노가 아니라 조용한 결심.

그는 떨어지는 철골을 막았고,
조카를 품 안에 안고 말했다.

“이번엔… 진짜로 다시 시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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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
존은 하늘 위에 떴다.
녹색의 후광 속에서.
다른 랜턴들 없이도.

그는 여전히 혼자였지만,
혼자이기를 선택한 이들 중 가장 강한 자였다.

Episode 10 — 《빛은 기억한다》

존은 조카를 안고 있었다.
팔 안에서 작고 가벼운 심장이 느껴졌다.
숨은 고르지만, 떨림은 있었다. 두려움이었다.
조카의 손이 그의 재킷을 꼭 움켜쥐고 있었다.

그는 조심스레 그 아이를 근처 폐가의 지하실로 데려다놓았다.
“여기 있어. 누가 와도, 문 잠그고 있어야 해. 알았지?”
“...삼촌은?”
존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미소 지었다.
마치 오래된 맹세처럼.


밖은 지옥이었다.
깨진 전신주, 불붙은 간판, 주황색 연기가 목을 죄었다.
존은 그 한복판에서 손을 들어,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봤다.

반지.

이젠 반응하고 있었다.
희미한 초록빛.
더 이상 차가운 금속이 아니라, 그의 맥박에 맞춰 뛰는 심장처럼.
존은 숨을 들이켰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들었다.
폐허 너머엔 아직 남은 사람들이 있었다.
도움을 기다리는 얼굴, 무너진 잔해 아래 손을 뻗은 아이,
그리고... 스스로를 포기하려는 노인.

존은 손을 뻗었다.
그리고 선택했다.

“힘으로 뭘 보여주는 게 아니라...
빛으로, 감싸야지.”


초록빛이 그의 팔을 타고 퍼졌다.
이번엔 과거처럼 큰 무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대신 그는 빛의 다리를 만들어냈다.
무너진 건물 틈 사이로, 사람들을 안전지대로 이끌 통로.

그리고 손을 뻗어 빛의 아치형 보호막을 깔았다.
잿더미처럼 내려앉는 파편과 붕괴조각을 받아내는 단단한 의지.

“도와줘요!” 누군가 외쳤고, 존은 달렸다.
기적처럼, 아니 인간의 손으로 하나하나 이룬 방식으로,
존은 한 사람씩 꺼내고, 구했다.

그의 등에선 더 이상 군복이 아닌,
빛의 문장이 반짝였다.


마지막 구조가 끝났을 때, 그는 무릎을 꿇었다.
숨은 거칠었고, 반지의 빛도 잦아들었다.

하지만 그는 웃고 있었다.

“빛은... 나에게 있던 게 아니었지.
항상, 함께였던 거야.”

그 순간, 반지는 다시 한번 맥박쳤다.
이번엔 의지의 답례처럼.


그리고, 그는 고개를 들었다.
멀리서 거대한 적의 그림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었다.

다음은 그거다.
존 스튜어트, 인간의 의지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Episode 11 — 《불멸의 등불은 흔들려도》

하늘은 찢겨 있었다.
도시의 반은 불타고 있었고, 나머지 반은 이미 무너졌다.

존은 그 중앙에 서 있었다.
다시 반지는 그의 손가락에 있었다.
하지만 이전처럼 주먹을 쥐지 않았다.
그는 손바닥을 펼치고 있었다.

“도망가지 않는 건 용기지만… 싸우지 않는 건 무능이지.”
상대는 낮게 웃으며 내려왔다.
붉은 갑주, 생물과 기계의 융합체.
눈은 식은 금속 같았고, 손엔 칼보다 두터운 증오가 쥐어져 있었다.

“그 위대한 그린랜턴은 어디 갔지?”
“여기 있어.”
존은 고개를 들었다.
“예전보다 더 가까이.”

적은 일말의 주저도 없이 들이쳤다.
파괴를 위한 주먹, 증오로 빚은 창.
그러나 존은 공격하지 않았다.

그는 방패를 만들었다.
거대한 돔 형태의 빛의 구체, 그 안에 시민과 구조자들을 감쌌다.

“넌 뭘 지키는 거지? 이 도시? 이 벌레들?”
적은 웃었다.
“그들은 곧 죽을 거야. 넌 그들과 함께 가라앉겠지.”

존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바닥에서 광선처럼 솟아오른 기둥이 구를 받치고 있었다.
지속. 버팀. 지킴.
전부 다… 공격이 아닌 의지의 구조물.

“예전의 나였다면 널 막기 위해 창을 들었겠지.
하지만 이젠 알아.
빛은—때로 검이 아니라 이 돼야 한다는 걸.”

적은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그리고 온 힘으로 보호막을 찢으려 들었다.
그러나 그 순간, 존의 눈빛은 바뀌었다.

“…나는 널 이기려는 게 아니야.
네가 막으려는 걸, 지나가게 만들 거야.

순간, 바닥에서 또 다른 구조물.
빛의 아치로 된 도로가 적의 뒤를 뚫고 구조대가 진입했다.

그 틈에, 아이들이 탈출하고, 시민들이 도망쳤다.
적은 그제서야 눈을 떴다.

존은 웃고 있었다.

“넌 날 막았지만, 내가 지키려던 건 지나갔어.”


적은 뒷걸음질쳤다.
존은 반지를 바라봤다.
빛은 불안정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속으로 중얼였다.

빛은 기억한다.
우리가 싸워야 했던 이유를.
우리가 무엇을 지켜야 했는지를.”

Ep 12 — 《이름 없는 빛》

아침이었다.
잔해 속에 연기가 피어오르지만, 태양은 뜨고 있었다.

존은 지면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반지는 아직 손가락에 있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조용했다.
적은 사라졌다. 구체적인 퇴각이 아니라…
자신이 잃은 것의 무게에 짓눌려 후퇴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사람들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불안한 눈, 놀란 아이, 피 묻은 구조대원.
그러나 그들 모두가…
존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 먼저 박수를 쳤다.
그건 조카였다.
“삼촌, 멋졌어.”

그리고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그린랜턴이 돌아왔어.”

하지만 존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이름을 내려놓은 사람일 뿐이야.”

조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럼... 이제 뭐가 돼?”

존은 웃었다.
“그냥... 내가 돼.”


[해가 뜬 도시, 새롭게 세워진 구조대 캠프]

존은 반지를 벗어 조용히 바닥에 내려놓았다.
빛은 여전히 희미하게 살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더 이상 힘을 증명하려는 도구가 아니었다.

이제는, 선택의 상징이었다.

누군가 다가왔다.
은빛 머리의 늙은 랜턴이었다.
“다시 돌아올 줄은 몰랐지.”

존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반지를 바라보다, 천천히 가슴에 손을 얹었다.

“이건 내가 되려고 싸운 게 아니야.
사람들이 살아남도록 싸운 거지.”


도시 한복판, 아이가 남긴 낙서

벽에 누군가 분필로 쓴 글.

"빛은 위에서 비추는 게 아니야.
우리가 서로 손잡을 때 생기는 거야."

그 아래, 누군가 작게 썼다.

“그린랜턴. 이름 없는 영웅.”


우린 모두 반지를 손에 쥐진 않았지만,
누구든 어둠 속에 빛을 만들 수 있어.
그게 내가 배운 유일한 진실이야.”

에필로그 — 《초록은 남는다》

재건이 한창이었다.
무너진 광장엔 새 철근이 박히고, 유리 없는 건물들은 흰 방진포에 싸였다..
시민들은 먼지를 털어내며 서로의 얼굴을 확인했고, 잃지 않은 것에 안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존은 멀찍이 그 모습을 바라봤다.
슈트를 입지 않은 채, 오래된 야구캡을 눌러쓴 평범한 남자.
손엔 여전히 반지가 있었지만, 더 이상 내세우지 않았다.
그저 주머니 속에 조용히 넣어두고 있었다.

그 옆에 조카가 물었다.

“삼촌, 그 반지… 아직도 쓰는 거야?”

존은 꺼낸 반지를 손바닥에 올려 보여주며 말했다.

““무기 찾는 사람에겐 금속 조각, 지키고 싶은 사람에겐 … 전부.”
근데… 누군가를 지키고 싶은 사람에겐, 전부가 될 수도 있어.”

조카는 눈을 반짝이며 웃었다.

“그럼 삼촌은 이제 진짜 히어로야?”

존은 잠시 고민하더니, 작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삼촌이지.”

그 말에 조카는 장난감 반지를 꺼내 끼웠다.
플라스틱이었지만, 마음만은 진심이었다.

“나도… 그린랜턴이 될 거야.”

조카는 장난감 반지를 ‘딸깍’ 끼웠다. 물론 아무 일도 아니, 아주 가느다란 초록 불꽃이 피었다.
존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조용히, 아주 작게 미소 지었다.

광장 한쪽.
시민들이 손바닥에 초록 분필 원을 그리며
누구도 지시하지 않았던 ‘기억’의 의식을 반복하고 있었다.

초록 원은 곧 서로 맞잡은 손으로 이어졌고, 광장은 언뜻 거대한 랜턴 배지처럼 보였다.

세상은 예전 같진 않았지만,
누군가는 기억했고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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