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아재 (112.♡.175.67)
2025년 5월 14일 PM 11:56 · 수정됨(05. 15. 05:27)
30년 전에 뒤늦게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안돼 어쩔 수 없이 친구 형 회사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몇 달 다니다 IMF가 와서 그나마 그만 둬야 했구요.
아무튼 저랑 친구랑 거기 근무하게 된 기념으로 근무 첫 날 저녁 회식을 할 때만 해도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얼큰하게 취한 친구 형과 이미 근무하고 계신 분이 2차는 무조선 룸싸롱에 가야 한다는 겁니다. 이미 그분들은 엄청 취해 있었지만 저는 술을 먹지 않아 정신이 말짱했어요. 그때가 처음 룸싸롱이란 데를 가본 겁니다. 비록 어리지만 디스코텍, 캬바레 다 가보기는 했지만 룸싸롱까지는 아니었어요.
친구랑 저는 그리 동하지는 않았지만 윗사람들의 강권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갔죠. 술 취한 사람들 고집을 꺾을 수 없더라구요. 문제는 이미 두 사람이 취해 인사불성 상태인지라 술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겁니다. 몸도 못가눌 정도로 흐느적거렸거든요. 그럼에도 그때 룸에 들어온 술집 여자들이 말 그대로 술을 얼음통에 붓고 하면서 엄청나게 술을 시켰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이건 뭐야 했네요. 저는 속으로 친구형이 돈 지랄 한다고 욕하면서 참다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서 제가 중간에 끊고 계산을 하려고 나서는데 1997년 당시 물가 기준으로 엄청난 금액인 400만 원이 나왔어요. 지금도 400이면 큰 돈입니다. 정말 깜짝 놀랐죠. 이 돈이 2차고 뭐고 이런 거 없이 온전히 술과 안주값이었습니다. 그 당시 제일 비싸다는 술은 다 시킨 탓이었어요.
친구형이 카드로 계산을 했는데, 다음날 출근하더니 술값이 너무 많이 나왔다면서 100만 원씩 나눠내자는 겁니다. 술도 안먹고 월급도 아직 안 받은 상태였는데 100만 원을 내야 하는 겁니다. 친구한테 엄청 뭐라 했지만 친구형(아주 어릴 때부터 알던 형입니다)이 내자는 데 반대하기가 어려워, 정확히는 그러다가는 회사를 그만 둬야 할 것 같아 부모님께 둘러대고 100만 원을 가져다 드렸죠. 그 사건으로 정말 룸싸롱이라면 아주 치가 떨려요. 룸싸롱이란 데가 이렇게 벗겨먹는 데구나 싶었어요. 그런데도 술 취해 거기를 가자고 하고 뒷감당을 못해 술값 나눠 내자고 한 형이 너무 한심했다고나 할까요.
저의 아주 안좋은 추억입니다.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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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balls
25.05.14 · 218.♡.156.9
아이구..룸사롱 끌고 가서는 n빵까지..숭합니다 숭해요 -
칸칸느
25.05.14 · 1.♡.145.169
와... 순수술만 몇백이라니요.
술값 나눠내자는 사람들은 더더욱이 이해가 안가는군요. -
하하늘걷기
25.05.15 · 121.♡.93.210
그래서 그런 업소를 접대용 창구로 이용하는 거죠.
그런 곳에서 술 마시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색하고 술맛을 못 느낍니다.
꼭 그런 걸 좋아하는 인간들이 끼리끼리 접대하고 접대받는 게 그런 업소입니다. - 눈
눈팅이취미
25.05.15 · 182.♡.218.38
저도 꽤 오래전 20대 시절 회사 회식으로 간 적이 있었는데..
회사 옆건물 지하가 그런곳이라서 깜짝 놀랬습니다..겉보기엔 그냥 일반 건물 같았거든요..
저 포함 회사 직원들이 대부분 여성이어서 그런지 룸에 남자분들이 들어오시더군요...
(당시 회사는 20명 정도의 소규모 디자인업체였습니다)
다들 많이 취하지 않은 상태고 저 포함 다들 그런데가 처음인지라.. 쭈뼛거리다가 화장실 간다면서 다 탈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술값이 얼만지 모르겠지만.. 그런데 갈 돈 있으면 직원들 보너스나 줄 것이지. 연봉 200도 올려주기 아까워 하면서. -
SSaracen
25.05.15 · 24.♡.117.37
예전에 박사학위 받고 입사하면, 과장으로 들어오거나, 아니면 대리라도 바로 진급이 되는 경로가 있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신입이 한명 들어왔는데, 보통 바로 진급을 하고, 형식적이라도 진급을 했으니, 진급턱을 했죠.
나이가 있는 사람이라, 룸살롱까지 가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랑,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다른 선임이랑 말다툼이 생겼다가, 손이 올라가면서 옆에 아가씨를 쳤다는군요. 참나. 진급턱은 다 깨지고, 이제 형사 문제가 될뻔한 상황이라, 부장이 협상을 해서, 돈으로 물어주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이 아저씨 왈 룸살롱에서 이렇게 된거 알면 이혼이라고 (이전부터 문제가 있었겠죠), 동료들이 다 나눠서 내 줬습니다. 저도 술 안 마시고, 이런거 안 좋아하지만, 따르가게 된 적이 많았는데, 이젠 합의금까지 물어줘야 되네요. 그 다음부턴 이 핑계대고, 술자리는 무조건 빠지게 되어서 좋은 점은 있네요. 요즘은 직장에서 이런일은 없다죠? 정말 다행입니다. -
칸칸느
→ Saracen
25.05.15 · 1.♡.145.169
사고는 진급한놈이 치고
돈은 다른사람한테 뜯는군요.. 얼척없어요 -
마마법사쿠루쿠루
25.05.15 · 211.♡.43.195
사업하는 분들은 실세의 공직자에게
로비를 대야해서
룸싸나 방석집이 전통적인 로비 장소죠..
아가씨를 만난다 하는것보단
조용히 현금성 뽀찌 전달과 향응접대는 베이직이고, 솔직히 언론, 공직, 사법부, 교육계, 의료계
뭐 안하는곳은 솔직히 없죠..;;
안 걸리느냐가 관건인거죠
비밀계약도 많이 오고가고 해서
서초동 룸빵촌이 괜히 발달한게 아니죠
대한민국의 모든 로비가 성사되는 곳이
그런분들을 위한 장소라 최적화 되어있죠...
그 옛날의 삼청각도 그런 용도 였으니 -
55호라
25.05.15 · 223.♡.85.63
97년도에 일반 직장인이 400만원 짜리 술판을
사기 친거 같네요 -
UUrsaMinor
25.05.15 · 59.♡.160.71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요. 신입 핑계대고 지들끼리 술처마신 후 신입들에게 뒤집어 씌우더군요. 그것도 과장 대리란 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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