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칠세마동석 (121.♡.33.70)
2025년 5월 18일 AM 01:14 · 수정됨(05. 21. 23:45)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20년 가까이 함께했던 친구를 보내줬습니다.
바로 등에 있던 피지낭종 이야기예요 ㅜㅠ
아마 처음 발견한 건 20여 년 전,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가 등에 있는 걸 보고 몇 번 짜줬던 기억이 있어요. 그 전부터 있었겠지만 눈에 띄지 않아 몰랐던 거죠. 양은 많지 않았지만, 하얀 염증이 마치 대형 여드름처럼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후 10년쯤을 아무런 치료 없이 지내게 됐죠.
그러던 중, 문득 생각나 회사 근처 피부과를 찾았어요. 의사 선생님이 해당 부위에 염증을 죽이는 주사를 놓고 항생제를 처방해 주셨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었습니다.
5년쯤이 흘러 다시 검색해서 ‘이런 치료를 전문으로 한다’는 병원을 방문했는데, 정확한 위치를 말해줘도 의사 선생님은 찾지 못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대학병원에 가보라는 얘기와 함께 진료 의뢰서 같은 걸 써주시긴 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흐지부지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또 5년쯤 지나 유튜브를 보다가, 한 병원의 채널에서 피지낭종을 미세 절개로 완전히 제거하는 영상을 보게 됐어요. 의사분의 자부심도 느껴졌고, 신뢰가 가서 결국 전화를 걸어 예약하고 병원에 가봤습니다.
진료를 받는데… 그 의사분도 처음에는 자리에서 찾지 못하시더라고요. ‘아, 여기도 똑같구나…’ 싶었죠. 그런데 초음파실로 자리를 옮겨 초음파로 확인해보시더니, 결국 찾아내셨습니다! 바로 그 자리라며 등에 표시를 해주시고 다시 진료실로 들어가 초음파 화면을 보여주셨는데, 지름 1cm 정도의 피지 덩어리가 담긴 낭종이 있었고, 길이 3cm 정도의 피지선과 연결돼 있었어요.
와이프는 예전에 500원 동전만 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작아 보여서 처음엔 '이게 맞나?' 싶었어요. 등이니까 정확한 위치를 전달하기도 쉽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의사 선생님이 만져보시곤 “여기인 것 같다”고 하셨죠.
그날 바로 수술이 진행됐습니다. 표시한 부분이 소독하면서 지워질까 봐, 다시 한번 덧칠까지 하시더라고요. ㅎㅎ 수술 전 주사로 염증 부위를 자극하자마자 고름이 나와서 “맞다!”고 확신하셨대요.
수술은 국소 마취로 진행됐고, 처음 주사 놓을 때만 살짝 따끔했지 그 외엔 거의 아무런 느낌이 없었어요. 수술중 들었는데 염증이 있던곳이 1cm지 염증 주머니는 좀더 컸던것 같더라구요. 뭐가 잡아당겨지는 느낌은 있었지만, 통증은 없었습니다. 실제 수술 시간은 5분도 채 안 걸린 것 같아요. 절개 수술이었지만 간단한 샤워도 가능했고, 지금 이틀이 지났는데도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혹시 “작은 거 하나 수술까지 해야 했을까?” 싶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냄새였습니다.
이게… 배꼽 때 냄새를 10배 농축한 듯한 악취가 나요.
위치상 등이니까, 누울 때마다 척추에 눌려서 옷에 묻는 거죠. 그러면 마치 디퓨저처럼 옷 전체에 스며들어요. 그 냄새가 체취처럼 느껴지니 정말 스트레스였습니다. 20년 넘게요…
그나마 다행인 건, 피지가 계속 자동으로 조금씩 나왔는지 크기가 커지진 않았다는 점이에요.
이제 며칠 후면 실밥도 풀고, 드디어 이 악취와도 작별하게 될 것 같습니다.
20년 만에 해방되는 기분이네요. 속 시원합니다.
댓글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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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ymn
25.05.18 · 211.♡.203.189
제목에 속았다 싶었다가 정성스런 글에 축하를 드립니다 ㅎ 건강하세요! -
남남녀칠세마동석
→ Hymn 작성자
25.05.18 · 121.♡.33.70
네 감사합니다 ^^;; 제목은... 죄송합니다ㅋ -
Aawful
25.05.18 · 220.♡.209.167
작별 축하드립니다
아내 분은 예전에 누가 짜줬는지 모르시겠죠?? -
남남녀칠세마동석
→ awful 작성자
25.05.18 · 121.♡.33.70
쉿 비밀입니다. -
소소심이
25.05.18 · 121.♡.4.124
진짜 시원하시겠어요. 축하드릴 이별이네요.ㅎ -
남남녀칠세마동석
→ 소심이 작성자
25.05.18 · 121.♡.33.70
감사합니다!ㅎ -
Pplaintext
25.05.18 · 112.♡.131.209
축하드립니다 ㅎㅎ
저는 날개뼈에 지방종이 있었는데
20대부터 어느 곳에서도
그게 뭔지 설명도 못하더라구요
저도 잘 모르니까 근육이나 뼈가 좀 이상한가 했고
은근 날개뼈 한쪽만 튀어나오니
옷 매무새나 바로 누울때도 불편했었는데
우연히 정형외과 어깨 진료를 보다가
그 분이 아마 지방종일거고 항문외과를 가보면
지방종 제거 수술 해줄 수 있을거라는 얘기해주셔서
일사천리로 부분마취하고 제거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
크기도 거의 어린아이 손바닥 만했는데
등에는 흉터가 남았지만
이젠 바로 누워도 걸리는게 없어서
삶의 질이 확 올라가더라구요
글을 보니 오래 고민했던 그때의 제가 생각나서
주절주절 적어봤습니다 ㅎㅎ -
남남녀칠세마동석
→ plaintext 작성자
25.05.18 · 121.♡.33.70
감사합니다~
어? 저도 항문외과인거 같은데 같은 병원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ㅎ -
Pplaintext
→ 남녀칠세마동석
25.05.18 · 112.♡.131.209
그때 그 의사쌤 30분이나 고생많으셨죠..ㅠ
둘다 항문외과 의사분의 은혜를 입었네요 ㅎㅎ - 마
마구리69
25.05.18 · 1.♡.99.169
다시는 만나지 말아야할 친구네요. 앞으로 좋은일만 있으실겁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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