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했지만 이질감이 전혀 없네요
스누피

Lv.1 스누피 (162.♡.186.48)

2024년 3월 31일 AM 09:43 · 수정됨(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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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계신 분들 대부분이 이전한지 며칠도 되지 않은 상태일텐데 클리앙 쓰던 때랑 이질감이 전혀 없습니다.

너무 신기한 일입니다. 이게 무슨 블로그도 아닌데 이렇게 순식간에 만들어지고 순식간에 안정을 찾는 것도 저는 it 쪽은 아니지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반면 클리앙은 아직도 운영자의 공식 입장이 없습니다. 그냥 뻥카를 날려 봤는데 실제로 다 빠져나가자 당황스러울 겁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나쁜 일 앞에서는 흔히들 겪는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단계를 거치겠죠. 아닐거야, 다 빠져 나가긴 커녕 분란 일으키건 악성 유저들만 나간 걸 거야, 라고 부정의 마음일 겁니다. 그러다 글도 안 올라오고 리뷰 량도 줄어드는 걸 보면서 화가 나겠지만 본인들 잘못은 인정 못할 거고 선명 님을 비롯한 몇 유저들에 대해서 분노를 하겠죠. 하지만 분노의 대상을 응징할 수 없을 땐 분노의 감정도 올라오지 못합니다. 분노란 쏟아내는 것으로 의미가 있거든요. 혼자만 삭이게 되면 그 분노가 결국 자기 자신을 향하게 되죠. 다음은 타협입니다. 지금부터라도 클리앙의 제도를 손질해서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해야겠다 싶어서 들여다 볼 거에요. 하지만 문제는 운영자의 편파적인 태도에 있었기 때문에 타협할 거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클리앙의 기본적은 룰은 완벽했어요. 메모, 빈댓글, 경어체 사용 등은 모두 어그로꾼들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사이트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좋은 툴이었습니다.

 

남은건 우울과 수용이겠죠. 수익이 줄어들테니 운영자 수는 줄어들 겁니다. 매출이 떨어지면 지출부터 줄이는게 상식이니까요. 하지만 곧 돈 말고도 관리해야 하는 것이 있다는 걸 깨달을 거에요. 그간 사이트 건강을 지켜온 것은 회원들이었는데 그 사람들이 빠져 나가고 일베, 신천지, 어그로꾼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 일베나 펨코 되는 건 시간 문제니까요. 이제 사이트 정체성을 생각해야 하는 때가 올 겁니다. 그리고는 그냥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 사이트를 팔던지 아니면 방치하던지의 순서로 이어지겠죠.

 

물론 희망적으로 보자면 다시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되고 혹은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오고 혹은 기존의 사람들이 잘 지켜서 예전 같은 모습을 되찾을 수도 있겠죠. 22년이나 굴러온 힘을 무시 못할 거고 이것도 그냥 지나가는 바람이려니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커뮤니티 이용자는 그 숫자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컴퓨터를 일상적으로 가까이 하는 사람들만 커뮤니티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즉 이미 대한민국에서 커뮤니티 하는 사람들은 이미 다 하고 있다는 얘기에요. 그 사람들이 등을 돌린 거라 새로운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커뮤니티를 하는 사람들은 한곳만 다니진 않습니다. 대부분 작게는 두어개 많게는 대여섯개의 커뮤니티를 돌아다닙니다. 마치 맛집이나 자주가는 술집 리스트와 같습니다. 단골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만 아무리 단골이라도 같은 식당만 매번 사용하는 건 아니죠.

 

손님이 너 밖에 없냐? 라는 태도를 가진 식당은 어차피 오래 못갑니다. 실제로 손님이 너 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의 생각은 다 비슷하거든요. 그러니 맛없는 식당은 파리가 날리고 바로 맞은 편 맛집은 줄을 서서 먹는 거죠.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몇 종류 안되는 어쩌면 단일 종류의 사람들만 존재하는 건지도 몰라요. 인간은 대부분 다 비슷하니까.

 

이런 일은 앞으로도 반복 될 거에요. 

 

최악의 독재자를 몰아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찾아왔듯이 이런 일을 겪고 나서도 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겁니다. 역사가 이미 증명하고 있잖아요.  

댓글 (1)

  • Awacs

    Awacs Lv.1

    24.03.31 · 162.♡.138.32

    예전에 듀게 죽돌이었는데 이런 저런 일 들이 벌어지고 난 후에는 가끔도 안가보는 곳이 되었죠.

    커뮤니티의 흥망성쇄는 항상 형태는 다르지만 갑자기 찾아오더라구요.

    감정이입해서 싸울 때가 더 많지만 결국 마음이 끌리는 곳에 정착하게 되더라구요.

    여기 너무 좋아요. 조금만 더 빨라지면 좋겠어요. ㅎㅎㅎ

    반딱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https://s3.damoang.net/data/editor/2403/comment_2728299040_crLFsyK3_045554441e3e6eeb3e12d735c4369a1b12ed5921.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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