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함과 오지랖 그리고 외로움의 그 어느 중간
여름숲1

Lv.1 여름숲1 (175.♡.214.9)

2025년 5월 24일 AM 11:01 · 수정됨(14:10)

조회 1,094 공감 0

3월부터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퇴원 예정일이 대선일이니 이제 고지가 눈앞에 보입니다. 

물론 투표는 할겁니다 가까운 사전투표소 알아보고 접근성도 확인해놓고 사전투표 첫날 해야죠.. ㄷㄱㄷㄱ 우리 잼통!! 우히히히...


병원에 오래 입원하니 스쳐지나가는 시절 인연들이 너무도 많네요.

병원 복도나 휴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의 동병상련 토로 정도는 그냥 편하게 넘길수 있는데

같은 병실 환자의 지나친 관심과 무례함은 정말 지치네요.

그간 너무 좋은 이웃들을 만나 편하게 살아서 너 퇴원전 병원 맛좀봐라.. 뜨거운 맛을 보여주는 듯...


제가 고인물이고 뒤늦게 옆베드로 들어오신 노인분은 입주?시부터 분위기가 쎄~~~해서 아!! 기본적인 인사  외에 되도록 교류는 안해야겠구나 했어요. 쩌렁쩌렁 울리는 벨소리와 그보다 더 쩌렁쩌렁한 통화를 통해 저는 그가 개독임대사업자임을 알게 되었어요. 다행히 정치색을 드러내진 않더군요(차라리 관심없어라!) 그렇게 큰 벨소리의 그는 휴대폰을 떨어트릴까 걱정되는 것인지.. 절대로 휴대폰을 들고 다니지 않아요. 침대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울려요 크게 울려요 계속 울려요.. 

잠귀도 어두워요.. 낮잠을 자면 그 큰 휴대폰 소리에 잠이 깨지 않으시네요.

급기야 딸이 쳐들어와 엄마는 왜 전화를 안받냐고 한바탕 입씨름이 벌어져요..그쵸..병실에서...


취미생활 없는 노인은 병원에서 너무너무 심심하죠. 각 베드마다 달려있는 티비를 하루종일 이어폰 없이 틀어놓고 있어요. 그리 큰 소리는 아니지만 미묘하게 거슬립니다..하지만 엄마뻘이니..귀가 좀 어두우실 수 있으니 그냥 참습니다. 간호사 스테이션에서 이어폰을 빌려주는데 그런걸 끼는 문화와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끊임없는 혼잣말은 덤입니다. 그 혼잣말에 대꾸하는 순간 절망의 대화루틴에 들어가는 거니 절대 반응해선 안됩니다. 

그분의 혼잣말로 저는 모든 일상을 공유당하고 있죠..


하지만 정말 못참겠는건 다른겁니다.

저한테 관심이 너무도 많아요..

제가 구석자리라 커텐을 완전히 안치고 살고 있는데 기어이 이 구석에 기어들어와 뭐하는지 봅니다. 

제 침상 옆으로 창문이 있지만 열리지 않는 창에 하물며 이웃빌딩뷰인데 그럼에도 아침마다 (아니 새벽마다) 오늘은 날씨가 어떤가~~혼잣말을 하며 창가로 다가와 눈꼽도 떼지 않는 제 침상을 들여다 봅니다.

일부터 태블릿도 집어넣고 피씨 모니터 급으로 큰 노트북을 펴놓고 또 일부러 블투이어폰이 아닌 유선이어폰을 끼고 들여다 보고 있으면 


"아이고 무슨 공부를 그리 많이 하시나?"

"일이 그리 많아요?"

"숙제가 그리 많아 어쩐대요?"


커텐을 닫아봐도 기어이 들여다 봅니다. 

치료 안가냐고.. 다녀왔냐고 몇시냐고.. 

대강 얼버무리면 그만 할만도 한데 지치지 않아요. 


뭔가 틈을 주지 않으려고 전화통화도 꼭꼭 밖에서 하는데 

어쩌다 급히 받아야할 통화를 병실에서 했더니 옳다쿠나.. 그 통화를 듣고 통화내용에 대한 온갖 훈수를 다 두네요.. 아! 씨!


결정적으로 며칠전 수술후 8주만에 깁스를 풀고 심난한 상태로 병실로 들어와 수습중인데 

그걸 또 들여다보네요..

이야 누가 볼세라 얼른 병실에 들어와 나무껍질같이 벗겨지는 각질을 수습하고 있었는데 ㅠㅜ

내식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고요!!!

그걸 왜 휴게실에서 다른 환자들에게 얘기하나요? ㅠㅜ  


이냥반 악의가 있어보이면 미워라도 하겠는데 그러지도 않으니 그냥 저만 스트레스를 받고 있네요. ㅠㅜ

댓글 (12)

  • PWL⠀

    PWL⠀ Lv.1

    25.05.24 · 221.♡.221.16

    가족과도 사이가 별로 안 좋아 대화와 관심이 그리운가봅니다… 라고 생각하시며 측은하게 여기시면 조금은 더 편해지실 것 같아요. 위로드리며 쾌유를 기원합니다.
  • 여름숲

    여름숲 Lv.1 → PWL⠀ 작성자

    25.05.24 · 175.♡.214.9

    그쵸
    외로움은 주변에 큰 민폐를 끼치는 듯 싶습니다.
    저도 나이들어가는데 외로움 관리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moxx

    moxx Lv.1

    25.05.24 · 110.♡.128.155

    글만 봐도 스트레스 수치가 막 올라가네요. 이 또한 지나가리다라는 마음으로 조금만 더 힘내세요!
  • 여름숲

    여름숲 Lv.1 → moxx 작성자

    25.05.24 · 175.♡.214.9

    긍정마인드를 돌리고 있어요.
    내 몸 낫는게 우선이다.
    이제 얼마 안남았어요 ㅎㅎㅎ
  • 채게바라

    채게바라 Lv.1

    25.05.24 · 211.♡.83.79

    {emo:moon-emo-005.gif:100}
  • 여름숲

    여름숲 Lv.1 → 채게바라 작성자

    25.05.24 · 175.♡.214.9

    {emo:moon-emo-019.gif:100}
    흑흑흑
  • 레베카미니

    레베카미니 Lv.1

    25.05.24 · 221.♡.25.227

    병원에서 곧 벗어나신다니 조금만 더 기운 내세요
    응원합니다{emo:moon-emo-005.gif:100}
  • 여름숲

    여름숲 Lv.1 → 레베카미니 작성자

    25.05.24 · 175.♡.214.9

    네 얼마 안남았어요.
    길었던 깁스생활때문에 걱정했는데 의외로 풀고나니 상태가 좋아서 기부니가 좋습니다. ㅎㅎㅎ
    응원 고맙습니다
  • 창가의고양이

    창가의고양이 Lv.1

    25.05.24 · 182.♡.19.206

    {emo:moon-emo-005.gif:100}
    그저 빠른 쾌차로 병원 탈출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여름숲

    여름숲 Lv.1 → 창가의고양이 작성자

    25.05.24 · 175.♡.214.9

    고지가 눈앞에 보입니다.
    대선날 퇴원해서 퇴원+잼통당선 파티를 할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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