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캣 (203.♡.217.241)
2025년 5월 27일 PM 04:35 · 수정됨(05. 28. 09:28)
안녕하세요.
홧병을 목전에 두고 작성한 지난번 글이 호응이 꽤 좋아
씨익 웃으면서 댓글 하나하나를 감사히 읽었던
대한민국의 흔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 1人입니다.
미리 예고드렸던대로,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
간단하게 시리즈로 몇가지 더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참고로, 지난번 글은 팁게에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https://damoang.net/lecture/9406
미리 말씀드리자면
진짜 초보적인 내용들 위주로 정리할 예정인지라, 깊은 내용까지는 다루지 않을 것이고
아는 분들이 보면 뭐 이런걸 정리하고 있어? 싶은 내용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정리하는 모든 글들은 제가 상담과정에서 설명드린 내용이고,
이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던 내용들입니다.
즉, 누군가는 이 내용들을 몰라서 낭패를 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5] 누가 나쁜 놈인지는 법원에서 결정해줍니다. 여러분이 아니라요.
A는 상가 하나를 빌렸습니다. 그런데 계약을 하고 보니
최초 계약시에 했던 이야기와 많이 다른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A는 건물주에게 문제제기를 하죠.
여기까지는 흔한 일입니다. 여기서 건물주가 좋게좋게
A의 요구를 들어주면 모두가 행복한 해피엔딩이죠.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죠.
A도 그랬습니다. 건물주는 A의 요구를 100% 들어주지 않고
소소하다고 A가 판단할만한 내용에 대해서만 일부 요구를 들어주고
A가 생각하기에 핵심적인 내용들은 모르쇠로 일관했어요.
견디다 못한 A는 안되겠다 싶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선언하고
임의로 이사를 나온 후 다른 사무실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A는건물주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남은 계약기간 2년동안 임대료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 놀랍게도 실제 사례입니다.
심지어 A는 다른 사무실까지 구했으니 임대료가 두배네요. 호오 통재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A는 자기 마음대로 임대차계약이 건물주의 잘못으로 종료되었다고 결정해버립니다.
그런데, 그 계약해지는 쌍방이 동의하지 않으면 자기 마음대로 종료되는게 아니죠.
실제로계약당사자 중 누군가의 잘못이 있더라도, 대한민국에서 공식적으로
그 사실을 인정해줄 수 있는 기관은 딱 하나입니다. 법원이죠.
(사실 다른 절차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의를 통하면 결국 법원에 가야 하니..)
그런데 법원이고 뭐고 나는 모르겠고 니가 잘못했으니 내 판단이 맞아.
그러니 계약은 취소. 이래버리면, 그 뒷감당은 온전히 본인이 해야합니다.
생각보다 이런 일들이 엄청나게 많이 발생하고,
생각보다 이런 일들로 엄청나게들 많은 손해를 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어떤 연예인이 생각나실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게 현실에서는 꽤 있는 일입니다.
내가 아무리 억울하고 당당하고 정당하고 똑똑하더라도
그건 내 세계관에서나 그렇지, 그걸 대한민국에서 누구나 인정해주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 이유를 만들어줄 수 있는 기관은 법원인거고요.
협의가 완료되었거나 법원의 판결을 받기 전까지 내가 이겼다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6] 내용증명은 그냥 내용을 우체국이 보증해주는 편지입니다. 대단한 법적 효력이 없어요.
상담을 하다보면 꽤 많이 들어오는 문의가 있습니다.
바로 내용증명에 대한 것들입니다.
"내용증명을 보내야 할까요?"
"내용증명을 받았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내용증명은 어떻게 써야 할까요?"
"내용증명... 내용증명... 왱알앵알"
대체 언제부터 내용증명에 대한 환상이 민간에 무속신앙처럼 퍼져나갔는지 모르겠는데,
내용증명은 대단한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그냥 발신인이 수신인에게 내용증명에 적힌 내용을 언제 보냈다는것을
우체국에서 증명해주는 편지라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내용증명을 보내어서 돈을 달라고 한다고 그 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이 아니고
내가 누군가에게 내용증명을 보낸다고 나에게 어떤 법적 권리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소송하기 전에 내용증명을 반드시 보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내용증명을 받았다면 상대방에게 반드시 답변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 그럼, 내용증명은 대체 왜 보내는걸까요.
내용증명은 특정 사실이나 요구사항을 상대방에게 공식적으로 알리고,
그 내용을 언제, 누구에게 보냈는지 증명하기 위해보내는 문서입니다.
문제는 과거에는 이게 쉽지가 않았어요. 이메일이 있는것도 아니고
메신저도 애매하고 문자도 애매하고, 통화녹음도 쉽지 않았죠.
그러니 확실하게 하기 위해 내용증명을 보낸겁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무언가 사실을 전달했다는 점을 명백하게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면
내용증명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만, 딱 거기까지라는거고, 그 외에 어떤 법적 권리를
만들어내는건 없습니다.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내용증명에 엉뚱한 이야기를
잘못 써서 손해보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내용증명을 받았다고 너무 놀라지 마시고, 그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보고 대응하시면 되고
무슨 상황 발생시 전가의 보도처럼 내용증명 보내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내용증명이라는건 생각보다 별거 아닙니다.
[7] 세상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일들에 시간제한이 걸려있습니다. 때를 지키세요.
법에 별 관심이 없는 분들도 소멸시효나 공소시효 같은 단어는 들어보셨을겁니다.
특히 공소시효는 법정드라마나 영화에서 단골로 사용되는 소재기도 하고
뉴스나 언론에서도 많이 언급되니, 어느정도는 알고 계시겠죠.
소멸시효나 공소시효는 대표적인 시간제한입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가 사라진다는거죠.
공소시효도 정해진 시간 안에 공소를 제기하지 못하면 공소제기를 못한다는거니
공소제기할 권리가 검사에게서 사라진다고 해석 할 수 있을겁니다.
이런 시간제한이 세상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고, 그걸 제때 이행하지 못하면
엄청나게 큰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이 있습니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은 원칙적으로 사유가 발생하고 3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그 기간을 지나면 (경우에 따라 연장이 가능한 상황도 있지만, 이건 없다고 치시고)
더 이상 상속을 포기하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고액의 빚을 그대로 상속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죠.
법원의 재판에 불복하기 위해서는 항소기간이 있고
직장에서 부당한 징계를 당해 이를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려고 해도 구제신청기간이 있고
심지어 사안에 따라서는 피해를 입은 경우 형사고소를 하려고 해도 고소기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워낙 수많은 사안에 수많은 기간이 정해져 있고, 각 기간이 지나버리면 더이상 기간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다보니, 그 기간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가 손해를 보지 않느냐의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기간이 워낙 중요하다보니, 해당 사안에서 제공하는 서류에 그 기간들이 명시되어 있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적잖은 분들이 그런 시간제한에 대해 별 인식이 없으시죠.
부모님 사망신고를 직접 한 후 6개월이 지나서 상속포기 상담을 오시기도 하고
항소기간이 지나서 판결에 이의가 있다고 상담을 오시기도 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이런 분들도 절차를 통해 구제받을 방법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제한시간이 도과해버리면 방법이 없습니다.
게임도 그렇잖아요. 제한시간 지나면 게임 오버입니다.
지켜야 할 시간이 세상에는 너무 많습니다.
꼭 기억하세요.
오늘도 생각보다 이야기가 많이 길어졌습니다.
아직 할 이야기가 좀 더 있는 것 같으니 기회가 되면 더 적어보겠습니다.
좋댓구알 부탁드립...
구알은 어디서 할지 저도 고민해보겠습니다.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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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취미생활자
25.05.27 · 222.♡.32.74
일단 좋아요 댓글 남기고,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구알은 스크랩으로 하겠습니다. -
하하늘걷기
25.05.27 · 121.♡.93.210
감사합니다. -
Kkissing
25.05.27 · 121.♡.79.213
생활에 필요한 것만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송송금왕뱅킹
25.05.27 · 61.♡.99.142
진짜 좋은 정보네요 -
샤샤일리엔
25.05.27 · 121.♡.189.201
기간의 도과 매우 중요하죠..
형사고소중 고소기간의 도과냐 아니냐로 경찰과 다투고, 검찰에서 경찰에 재수사지휘까지 내려지는걸 눈으로 본 입장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번에 주신 조언 참고하여 민사소송건 잘 풀렸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미미니캣
→ 샤일리엔 작성자
25.05.27 · 218.♡.223.19
대단한 조력을 드리지 못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잘 마무리 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 -
66미리
25.05.27 · 112.♡.196.186
그리고 변호사 상담 받고 조언대로 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다가 일을 더 크게 만드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실제 옆에서 쳐다본 사례;;;) -
미미니캣
→ 6미리 작성자
25.05.27 · 211.♡.60.49
세상에서 제일 흔한 사례죠. 제가 홧병에 걸리겠다 싶은 이유 중 하나고요...
제발 시키는대로 좀 해... 아니 나한테 돈 많이 줬잖아 근데 왜 말 안들어...
라고 속으로 백만번씩 이야기합니다. -
66미리
→ 미니캣
25.05.27 · 112.♡.196.186
맞아요. 아무리 마음에 안들어도 변호사가 자신의 모든 경험으로 볼때 이거니까 시간 지켜 일 처리를 하라 그럼 안합니다. -_-;;;
왜 안했냐 그러니 블로그에 보니 안해도 된답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ㅠㅠ
저처럼 아예 20년 즈음 지나서 권리 행사고 나발이고 할 방법이 없으면 모를까 지키라고 있는 시간 좀 지켜서 일 처리를 해야 다음 일이 진행이 되든지 보호가 될텐데 안지켜요. 옆에서 지켜보던 1인도 답답해 죽겠던데, 그때 담당 변호사님은 미치고 팔짝 뛰었을거 같아요. -
루루다아빠
25.05.27 · 106.♡.136.12
법은 언제나 어렵습니다만, 도움이 될 거 같아 스크랩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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