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211.♡.64.83)
2025년 5월 28일 AM 11:33 · 수정됨(15:19)

그리고 그런 글이 자꾸 올라오는데 노파심에 말합니다.
피해의식이 아니고 진짜 피해를 받았어요.
지금 20-30대 초반년생의 특징은 청소년기 노력 대비 리턴이 가장 적은 세대라는 겁니다.
물론 한국에서 대학 잘 가는게 성공의 디딤돌이 안 되었던 세대는 단언하는데 없습니다.
하지만 20-30대, 쉽게 말해서 2010년을 전후한 학번들이 겪은 일은 이전 세대에서는 못 겪어봤던 일은 맞아요.
1996년, 대학 설립과 정원 수를 대폭 확대한 이후 그 반대급부로 학벌 경쟁은 훨씬 광범위해집니다.
예전 같으면 고등학교 나와서 고졸로 취직할 인원들이 모두 대학 입시판으로 쏠렸죠.
대학생 수와 대학 진학률은 모두 가파르게 상승해서, 2009년쯤 되면 진학률 80%를 찍었습니다.
20대 초반인데 대학생 아닌 사람을 찾아보기 더 힘들게 된겁니다.
그러나 대학의 대부분은 소위 말하는 지방 사립대였고, 대부분 부실경영에 수업 질은 개판입니다.
4년제 대학교를 나왔다는 것이 취업의 보증수표가 되는게 아니라 대학교에서 무엇을 했느냐? 라는게 취업과 연관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대학교에서 학문 탐구? 그런거 필요없고 점차 취직을 위한 스펙만 보고 달리는 시대가 되었어요.
하지만 대학교에서 4년간 스펙을 위해 달리고 나와도 정작 있는 취직자리는 예전 같으면 고졸 수준에서 갈 수 있는 일자리 뿐.
예전이면 20대 초반에 잡았을 일자리를 지금은 20대 중-후반에, 그것도 4년 이상의 기회비용과 학비, 생활비를 투자해서 잡게 되었습니다.
아니, 그렇게라도 잡으면 다행이니 이것이 피해가 아니면 뭐겠어요.
당연히 불평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죠.
이 연장된 공부 기간은 마치 고등학생 때 처럼 공부해야 하는 대학생인 나를 볼 때 더욱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한시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닦달하는 것을 겪는 고3 시절처럼 한시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사회가 나를 채용하지 않는다고 닦달하는 환상 속에서 대학 내내 지내게 되는거죠.
그리고 이 상황은 점점 더 심해집니다.
라때.. 아니 2010년대 초반만 해도 1학년 땐 취업 걱정을 미뤄놨는데 지금 후배들은 1학년 들어와서부터 커리어 관리하려 들고 취업 걱정 하고 있더군요.
그러니까 이 세대는 노력의 가치에 대해서 광신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일확천금을 맹종하는 이중적 성격을 보입니다.
내가 노력을 해봤으니까 노력이 힘든 건 아는데, 지금 내가 원하는 만큼 성공하지 못했어도 내 노력의 가치를 지키고 싶으니까 성공한 사람은 모두 노력만으로 성공했다고 믿고 나도 노력하면 성공할 거라고 믿고 싶은 거죠.
또한, 노력이 너무 힘드니까 노력에서 벗어나게 해줄 일확천금, 즉 코인이나 주식판에 뛰어드는 것이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 20~30대는 어떻고 얘들이 뭐가 건방지고 어쩌구 이런 비판은 별로 도움이 안됩니다.
오히려 그런 소리 하면 틀딱이라 비웃으며 생명활동 멈춰!라고 할걸요. 우리가 바라보는 70대 태극기 할배 보듯 한다는 겁니다.
그런 이야기 백번 하는 것보다 자기 주변 20~30대한테 고기나 사주는게 낫습니다.
그리고 하소연 들어주면 그것만으로도 족합니다.
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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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inder
25.05.28 · 220.♡.10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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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순후추
25.05.28 · 223.♡.81.29
고기... 드실래요...?? - 온
온더로드
25.05.28 · 218.♡.160.70
딴지는 아니지만, 저희 아버지는 태어나니, 일제강점기였고, 저희 형님은 사업 시작하자마자 imf 터져서 인생 난이도가 장난 아니었구요. 20-30대만 힘든거 아니에요. 지금 50대 초반인 제 동년배는 부모님 부양에, 애들 교육에 허리가 휘어져요.
세계 10대 강국으로 고생해서 만들어 놓으니, 리턴이 가장 작았다고 하니 어이가 없네요. -
코코미
→ 온더로드 작성자
25.05.28 · 211.♡.64.83
각 세대는 각자만의 십자가를 지고 있습니다. 그 십자가를 보고 내가 더 무겁다, 네 건 더 가볍다 하고 싸운들 의미가 없습니다. 어차피 둘 다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무거운 건 같거든요.
누구에게는 20kg 가방으로도 허리가 휘고, 누구에게는 50kg 가방으로도 지치지만 결국 다 자기 자신에게는 무겁다는 건 똑같죠. - 온
온더로드
→ 코미
25.05.28 · 218.♡.160.70
네 동의합니다. 누구나 다 힘들어요. 어느 세대라고 무조건 편했다 이건 아니라고 봐요. -
돼돼징
→ 코미
25.05.28 · 121.♡.10.164
댓글로 추가로 쓰신 것처럼 생각하신다면
글의 두번째 문장 “피해의식이 아니고 진짜 피해를 받았어요.”이 성립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나만 그런게 아니라 모두 힘든데 나만 피해본 것 처럼 느껴지면 그게 피해의식인 것 같습니다만… -
술술만먹으면개
→ 온더로드
25.05.28 · 222.♡.44.31
저도 IMF 겪고 수능 2번 보고 (처음이자 마지막 1년에 수능 2번 본 학번) 한 존재인데
삶이 그렇게 쉬웠다는 생각은 별로 없네요... -
RRaphael.S
25.05.28 · 211.♡.90.40
과거보다 더 경쟁에 내 몰린 세대라고 생각해요.
10대부터 이미 치열하게 살아왔는데 돌아오는건
잔소리라면 저도 싫겠어요. - B
BBlu
25.05.28 · 211.♡.187.112
우리 모두 고생입니다.... -
Ppiuma
25.05.28 · 210.♡.3.195
76년생인데,
대학가면 취직된다던 게 IMF 터져서, 취업이 힘들어졌죠.
저도 힘들었어요.
게다가 제 실수로 이직하다가 꼬여서, 콜센터 근무에 주말 야간 PC방 알바 하면서도 겨우겨우 다른 경로로 취업해서 지금은 좀 버는데
꼰대일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 올바른 청년도 있는데, 삐뚤어진 걸 힘든 세대니까 이렇게 이해해달라고하면...
빈부 격차가 더 심해졌다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사람은 항상 자기가 제일 힘들다고 말합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진짜 민주 MZ가 이준석 혐오 예전 부터 극에 달했는데,
4~5년 전만 해도 정치판 어르신들이 훌륭한 친군데? 똑똑한데? 이러면서 키워주는거 보면서?
여기 저기 호소해도 가로 막혀있는 경험이 진짜 컸거든요... 그게 악마를 키워냈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