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아재 (211.♡.131.135)
2025년 5월 30일 AM 07:13 · 수정됨(09:02)
많은 분들이 소의 먹이로 전문용어로 볏단 중심의 조사료와 옥수수를 토대로 만든 배합사료를 떠올리게 되는데(텔레비전 보시면 축산농가에서 볏단을 주고 그 다음에 알 형태의 배합사료 먹이는 걸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소가 진짜 좋아하는 사료로 꼽는 게 바로 알팔파입니다. 인터넷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자주개자리라고 불리더군요.
콩과 식물인 알팔파는 소들이 엄청 좋아하는 향이 나고 단맛도 있다고 해요(제가 직접 먹어본 건 아니고 먹는 걸 보기만 해서 맛은 모릅니다). 실제로 향을 맡아보면 사람이 맡아도 상당히 좋은 냄새가 납니다. 소가 먹는 배합사료를 보면 소를 살찌게 하기 위해서 옥수수를 50% 이상 넣고 소가 좋아하는 맛과 향을 위해서 감미 사료도 넣습니다. 알팔파는 그런 감미사료 필요없이 그냥 좋아해요.
그런데 이 풀이 무척 비쌉니다. 국내에서 재배를 못해 모두 수입을 헤야했구요. 그러다 보니 일반 소에는 이 알팔파를 먹이지 않고 좀 좋은 거 먹인다고 하면 보리,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등을 먹이는 정도였습니다.
그럼 알팔파는 어떤 소가 먹느냐? 바로 젖소들이 먹는 사료였습니다. 젖소는 살이 찌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젖이 잘 나오는 게 중요한 소잖아요? 그런데 젖소는 배합사료를 먹으면 젖이 잘 나오질 않습니다. 볏단은 맛이 별로 없으니 잘 안먹구요. 좋은 풀을 먹어야 젖이 잘 나와요. 특히 알팔파같은 좋은 사료를 먹어야 젖이 잘 나오기 때문에 낙농가에서는 알팔파를 수입해서 먹이곤 했습니다. 낙농가는 우유생산업체들로부터 생산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기에 비싼 알팔파를 사다가 먹을 수 있는 겁니다. 좋은 사료 수입해다가 먹이고 매일 우유를 짜야 하니 인건비 비중이 높아 우유 생산단가가 비싼 겁니다.
이게 소의 생리적 특징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소는 풀을 먹는 반추위 동물입니다. 소화액으로 소화를 하는 게 아니라 4개 반취위에서 되새김질을 하며 풀을 발효시켜 먹는 거에요. 그래서 옛날 소 멕이는 집에서는 아이들이 소 데리고 강가에 가서 풀을 먹인 겁니다. 먹일 게 없기도 했지만 그게 오히려 정상적인 먹이활동이었습니다. 풀을 먹어야 소화도 잘하고 소도 행복한데, 별로 영양가 없는 볏단을 먹고, 반추위에 들어가면 소화하기가 쉽지 않은 옥수수(전분 성분이 있어 발효가 쉽게 이뤄지지 않습니다)를 먹으니 방구만 많이 뀌고 소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죠. 인간이란 게 참 흉악해서 이걸로 모자라 소 살찌운다고 고기를 먹이다 생긴 병이 바로 광우병입니다. 소는 풀을 먹는 동물이라는 걸 망각해서 벌어진 일이죠.
축산농가를 가보면 송아지가 6개월이 될 때까지는 풀만 먹이는 농가들이 있습니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 축산농가가 그렇게 할겁니다. 어릴 때부터 옥수수를 먹이면 반추위가 망가져 살을 찌울 수 없기에 어릴 때는 순수하게 풀만 먹이는 겁니다. 이렇게 잘 키우는 농가들이 가끔 소가 입맛을 잃었을 때 알팔파는 먹인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 6개월이 지나면서 서서히 배합사료를 먹이고 배합사료 안의 옥수수 함량을 좀차 높이게 됩니다. 18개월이 넘어가면 아마 옥수수 함량이 80%를 넘기는 배합사료를 먹게 될 겁니다. 그래야 1톤 가까이 살이 찐다고 해요. 그렇지 않으면 600~700kg 정도가 소 무게 평균치라고 들었습니다.
알팔파를 국내 생산한다는 뉴스 보고 이런저런 얘기해봅니다.
댓글 (9)
-
위위즈덤
25.05.30 · 106.♡.74.94
메모: 소사료 맛잘알 -
66미리
25.05.30 · 211.♡.202.218
토끼 사료로 일반에도 많이 팔죠
가끔 가는 인천의 양떼목장에 알팔파 사갖고 가서 봉지 열면 양들이 저 멀리서 뛰어오기도 합니다 ㅋ 그만큼 맛나다는 이야기겠져 ㅎ -
지지혜아범
25.05.30 · 112.♡.93.20
약간 수정을 해야죠
조사료 : 소 사료로 거친 사료(건초/목초/사일리지 등등)를 말하며 일명 건초 종류 입니다
농후사료 : 배합사료 및 알곡(옥수수)위주의 사료를 말합니다
옛날 학교 다닐때 목초 관련 교수님이 매일 알팔파 노래를 부르셨네요 -
홍홍성아재
→ 지혜아범 작성자
25.05.30 · 112.♡.175.67
오랫만에 농후사료란 용어 듣네요. 글 수정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우우주난민
25.05.30 · 89.♡.101.105
현대 축산업 보면 딱히 푸아그라를 잔인하다고 욕할것도 없는듯요 -
고고약상자
25.05.30 · 192.♡.86.244
소들이 좋아한다니, 저도 즐겁네요. -
제제다이마스터
25.05.30 · 59.♡.62.231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이런 글 너무 좋아요! -
윤윤사모
25.05.30 · 124.♡.160.101
어렸을 때 가마솥에 콩꼬투리, 콩잎, 콩줄기 넣고 쇠죽 쑤고 있으면 그 냄새를 맡고 침을 질질 흘리던 우리 집 소가 생각납니다. 콩잎을 유난히 좋아해서 콩밭을 지날 때면 고삐로 당겨도 버티며 콩밭으로 머리를 돌리곤 했었죠. 알팔파는 못 먹여봤지만 제가 소띠라고 할아버지께서 소먹이는 일을 제게 맡기셔서 산으로 들로 끌고 다니곤 했었습니다.
근데...광우병은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사체 부산물을 사료화해서 먹인 게 원인 아닌가요? -
홍홍성아재
→ 윤사모 작성자
25.05.30 · 180.♡.39.24
네. 소의 뇌를 먹였죠. 그래서 고기라고 표현한 겁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