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먹물"들의 비겁하고 옹졸한 작태에 대하여
에스까르고

Lv.1 에스까르고 (210.♡.157.8)

2025년 6월 5일 AM 10:58 · 수정됨(06. 0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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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민언론 민들레> "민들레 광장"에 언론인 오태규 씨가 "대통령 부인 '여사' 호칭에 이의 있습니다" 라는 칼럼을 게재했고 많은 논란을 야기했습니다.


링크 :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71


길지 않은 글이고 잘 읽히는 글이니까 직접 보시는 편도 좋겠습니다만, 여기서 짧게 요약하자면 이러합니다.


김건희 여사 라는 호칭은 "거슬린다." 범죄, 비리 혐의를 받는 자에게 붙여줄 호칭으로 적당한가, 또 현직 대통령 부인에게 '여사'라고 불러주는 것은 적절한가.

(작성자의 전 직장인) <한겨레 신문>은 1988년 이래 대통령 부인을 '씨'로 불러왔으나 2017년 문재인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의 항의에 굴복하여 '여사'로 바꾸었는데, 이로 인하여 <한겨레 신문>마저 김건희 "여사"라고 불러줄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조차 '미스터 프레지던트'로 (높임말 없이) 부른다. 일본에서도 총리 부인은 우리말 '씨'에 해당하는 '상'으로 부른다.

그러니 새 정부의 대통령 부인 호칭을 '여사'에서 '씨'로 바꾸자.


이제 이 사설에서 하고싶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1. 한겨레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원칙이 아니라 '권위와 싸우는 스스로의 옛 그림자'가 아닌가

'여사'라는 칭호를 쓰지 말자는 한겨레 측의 이야기는 '여사'는 '영부인'과 마찬가지로 "권위적인" 말이기 때문에 쓰지 말자는 것입니다.

이는 비단 2025년 칼럼에서 뿐만 아니라 2017년 논란 당시에도, 또 권양숙 "여사"에 대한 논란이 있던 시기에도 계속 반복되었던 것이고요.

여기서 잠깐, 2017년 당시 한겨레에서 칭호 변경을 알린 기사를 가져옵니다.

[알림] 대통령 부인 존칭을 '씨'에서 '여사'로 바꿉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08262.html

이 중, 최인호 전 한겨레 교열부장의 모두 발언을 인용합니다.

최인호(이하 최) 1988년 창간 당시나 지금이나 사람이름 뒤에 붙여 쓸 만한 존칭이 몇 가지 없다. 남녀 불문하고, 신분을 가리지 않고, 큰 높낮이 없이 보통 존중하는 말이 ‘씨’로서, 아시다시피 이는 우리나라 언론사에서 두루 쓰는 말이다. 원칙에 예외가 있을 수가 없어서 대통령 부인도 자연스럽게 ‘씨’로 표기했다. ‘영부인’이나 ‘여사’가 권위적인 말이란 반성도 있었다. 더구나 신분을 표시해주는 설명이 앞에 붙는다. ‘○○○ 대통령 부인 아무개씨’라고. 이 정도 하면 충분하다고 봤다. 이름 뒤에 붙는 건 호칭이 아니라 존칭이다.​

한겨레, 그리고 오태규 씨의 입장을 이 인용문으로 갈음해도 좋지 않을까 싶은 정도인데요.

요약하면

  1. "여사"는 "영부인" 만큼이나 권위적인 인상을 주고
  2. 남녀, 신분 불문하고 통용될 수 있는 존칭어가 '씨'

이므로 대통령 부인에게 '씨'를 쓰기로 원칙을 세웠다 라는 얘기가 되겠지요.

다른 한편으로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여사'는 성에 차이를 둔 존칭이고, 대부분 배우자의 지위에 의하여 규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그래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당시 한겨레 칼럼에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야! 한국 사회] 여자를 부르기 / 이라영" (2017. 05. 31.)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797037.html

여사님. 사전적 의미로 보자면 “결혼한 여자를 높여 부르는 말”로, 흔히 여성을 높여 부르는 말이긴 하다. 그러나 가족관계 안에서 (기혼 여성이 남편의 손아래 여성 형제에게) 부르는 ‘아가씨’와 남성 접대를 위해 부르는 ‘아가씨’가 다르듯이, 여사님도 (남편의) 권위가 있는 여성일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부르는 의도가 달라진다.


지금 한겨레에서 쉽게 검색되는 것만 이 두 건의 기사에 한겨레21에서 그해 8월말에 쓴 "'씨'와 '여사'의 문제"까지 총 3건(2017년 5월에서 8월로 검색했을 때)입니다.

이에 대한 제 생각은 첫 인용기사에 실린 최민희 당시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소통위원장의 모두 발언과 같기에, 그 발언을 인용합니다.

최민희 먼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왜 이 문제가 이렇게 오래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저는 송건호 선생님을 모시고 <말>지 창간에 참여했고, 거기서 이어진 것이 한겨레다. 한겨레를 친정이라고 생각하고 무한애정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노력으로 만들어진 한겨레가 어찌 보면 별것 아닌 문제로 일파만파를 만드는 느낌이다. 애정으로 말씀드리자면 방금 말씀하신 대로 1988년에는 그 존칭이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2017년 지금에 1988년의 원칙을 그냥 가지고 가면서 이게 상식적이라는 말은 설득이 되지 않는다. 청와대에서 논란을 일으킨 것도, 외압을 가한 것도 아니다. 열성적 지지자들의 문제제기다. 청와대에서도 여사 표기를 원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자유당이라고 부르고 싶었는데, 자유한국당에서 한국당으로 약자를 쓰든가 아니면 풀네임을 써달라고 해서 자유한국당으로 쓴다. 호칭은 사회적 의미가 붙기 전에 본인이 이렇게 불러달라고 했을 때 들어주면 되는 것 아닐까. 원칙을 지킨다는 한겨레의 태도가 고루하다. 수용적 태도로 넘어가야 하는 게 맞지 않는가 생각한다. 세상이 바뀌었고 엘리트주의가 다 깨졌다. 권위는 시민에게 있을 수밖에 없는 시대다. 독자와 소통하는 방식이 왜 이런지 모르겠다.​

제 생각은 군부독재의 권위가 흔들린 틈을 타 세워진 '진보 언론' 한겨레가 그 권위를 깨트린다면서 '용어', '호칭'에 너무 매몰된 것은 아닐까 하는 겁니다. 

그 권위를 깨트리는 데에 사명의식을 가질 수는 있겠는데, 그런 권위는 이미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깨졌습니다.

그 누구도 2025년 한국사회를 보면서 권위주의 사회라고 부르지 않아요. (부분에 따라 일부 적용되는 곳들이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런 고민을 본격적으로 하지 않는 우리 아버지 말씀을 빌려 오면, 1980년대 후반 혹은 90년대 초반이었을 거예요, 올림픽이었나 아시안게임이었나 선수단 입장을 보시다가 '우리나라 애들은 자연스럽지 못하고 굳어 있어'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주재원으로, 또 상선 통신장으로 외국을 많이 다니셨던 분이라, (정치적으로는 보수 일변도이기는 해도) 이런 감각적인 부분은 정확하게 보셨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2025년 우리 선수단이 어디 그런가요, 시상대에서도 북한 선수단과 '셀카'를 찍고, 메달 색에 상관없이 준비한 세러모니를 하고, 종목에 따라 예선 탈락을 해도 SNS를 통해 '스스로에게 칭찬한다'는 글들을 올립니다.

이미 사회가 1988년과 전혀 달라졌어요.

그런데 그때의 사명감, 소명의식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그걸 무너지면 안될 절대 원칙으로 섬기는 것이 참 딱해보입니다.


2. '여사'가 사전적, 그리고 실질적인 의미로 "권위적인" 존칭이 아님을 설명하고 싶었습니다만, 굳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 여기서 더 공간을 할애하지는 않겠습니다. 이미 인용문 등으로 인해 분량이 너무 길어지고 있어서요. 여러분들이 일상 생활을 하시면서 가지시는 느낌, 바로 그게 이 부분에서 하고 싶었던 말이니까요.


3. 왜 제목에서 "비겁하고 옹졸하다"고 했던가

왜 굳이 먹물이라는 비하적인 성격의 용어와 비겁, 옹졸 이라는 폄하적인 관형사를 썼는가 하면

이 오태규 칼럼의 논리 구조는 이준석의 3차 TV토론과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괴롭긴 하지만, 이준석의 3차 TV토론을 돌이켜 봅시다.

그는 비겁하게도 권영국 후보의 칼을 빌려 이재명 후보를 찌르려 했습니다.

"정명가권"이라고 해야 할까요.

마찬가지입니다.

"김건희 여사", 싫지 않아? 근데 그거 문재인 지지자들 때문에 한겨레가 원칙을 어기는 바람에 그렇게 됐어. 그러니까 이제 되돌리는 게 어때?

구조적으로는 여기에 들어맞죠.

본인은 부정하겠고, 다른 언론사는 왜 언급하지 않느냐고 나에게 묻겠지만, 자신의 속을 들여다 보세요.

설령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그 글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는 딱 그런 것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저에게 오태규 씨는 '나이 많은 이준석', '글을 오래 쓴 이준석'에 지나지 않게 됐습니다.

2025년 06월 04일부로.


덧붙여, 

"덤벼라 문빠들아"를 외쳤던 한겨레 안수찬 씨가 떠오르는 글이었어요, 오태규 씨.


[다모앙 통계부], [주간 코로나] 발행인 에스까르고

댓글 (19)

  • ninja7

    ninja7 Lv.1

    25.06.05 · 211.♡.163.13

    데스크가 없다는건 자랑이 아닌데 저딴 쌉소리를 하네요
  • 에스까르고

    에스까르고 Lv.1 → ninja7 작성자

    25.06.05 · 210.♡.157.8

    그 칼럼 댓글에 달린 '왜 진보 정권에서만 이런 화두를 던지나' 라는 댓글이 좋아요 1등으로 맨 위에 올라있는지, 좀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면 김희원 한국일보(... 직함은 모르겠습니다.) 직원분처럼 '싸우고 있습니다' 하고 강변할까요.
  • BlueX

    BlueX Lv.1

    25.06.05 · 106.♡.128.58

    민들레는 그냥 글 다 올려주나봐요?
  • 에스까르고

    에스까르고 Lv.1 → BlueX 작성자

    25.06.05 · 210.♡.157.8

    뭐 개인 입장은 매체 입장과 다를 수 있다는, 여느 신문사에서나 할 법한 변명을 냈습니다.
    "[민들레 편지] 어제 ‘오태규 칼럼’은 '민들레'의 공식 입장 아닙니다" (2025. 06. 04.)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91

    "... 독자 여러분께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오태규 씨의 주장은 <민들레>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광장’은 20여 분의 외부 고정 필진이 3주마다 각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칼럼을 싣는 섹션이지, 이 칼럼들은 결코 각 필자들이 사전에 <민들레>와 의견을 조율해서 싣는 것이 아닙니다..."

    근데 이것도 때늦은 변명인게... 이런 글을 종이로 발행하는 신문에서 왜 그 칼럼 밑에 종이와 잉크를 들여 "개인 필진의 입장은 우리 신문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라고 쓰는지, 유감스럽게도 <시민언론 민들레>에서는 전혀 몰랐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오태규 칼럼 (정확하게는 민들레 광장 기고문) 하단에 이런 짧은 입장이 게재되어 있질 않아요.
  • 파란나무 Lv.1

    25.06.05 · 210.♡.187.177

    참고로 안수찬 기레기는 "덤벼라 문파들아" 가 아니라 "덤벼라 문빠들아"라고 했었죠
  • 에스까르고

    에스까르고 Lv.1 → 파란나무 작성자

    25.06.05 · 210.♡.157.8

    아, 맞습니다. 제가 착각을 했네요.{emo:damoang-emo-004.gif:50}
  • Nunki

    Nunki Lv.1

    25.06.05 · 223.♡.81.153

    눈알 먹물도 빼버려야 될듯요.
  • 에스까르고

    에스까르고 Lv.1 → Nunki 작성자

    25.06.05 · 210.♡.157.8

    그들이 그렇게나 깨부수고 싶었던 권위 만큼이나, 졸아버린 잉크 역시 문제라는 걸 좀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 Java

    Java Lv.1

    25.06.05 · 116.♡.70.94

    가난한 조중동이 이제는 고착화 되어 중산층 조중동이 되었습니다.
    기레기는 이제 버려야죠.

    정준희의 해시티비 방송 중에 정미정 박사께서 그러셨죠.
    기성 언론(기레기)은 버릴 때가 되었다고요.

    [3재업] 자신의 불안을 전파해서 집단을 패배시키지 마세요. @정준희교수
    https://damoang.net/free/3293697
  • 에스까르고

    에스까르고 Lv.1 → Java 작성자

    25.06.05 · 210.♡.157.8

    어쩌면 가장 먼저 AI에 의해 대체될 직업군이 바로 "기자" 라는 것, 좀 인지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생존을 위해 직군의 존재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작업을 해야 하지 않나,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들이 제가 하는 말따위를 들을 이유는 전혀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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