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95km (211.♡.68.85)
2025년 6월 10일 AM 05:57 · 수정됨(08:39)
집 바로 앞이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강이라서, 새벽에 깨서 할 일이 없어 해뜰 무렵 강에 갔다요.
위에 차량 사람 다니는 다리가 있고 아래에는 징검다리가 있거든요. 징검다리 돌을 세 개 쯤 건너가 보니, 손바닥을 편 채로 손가락 끝부터 팔꿈치 길이까지보다 큰 잉어가 유유히 헤엄치네요.
우와! 크다...
그러고 돌을 3개쯤 더 건너니, 그런 놈이 또 있으요.
4개쯤 더 건너니, 물이 징거다리 돌 위로 튀며 그만한 놈 둘이 물을 튀며 도망갑니다.
또 3개쯤 더 건너며 보니 앞의 놈들보다 살짝 작은 것들이 4마리가 같이 지나갑니다.
둘러보니 족히 20마리는 넘게 있으니, 상하류로 몇백m 내에 훨씬 더 많을 것 같네요.
징검다리 몇십m 하류로 지름 100m 가량 모래섬이 강 가운데 자연스레 생겼고 거기엔 사람이 접근할 수가 없어, 거기에 겨울에는 오리가 수십 마리, 왜가리 비슷한 게 3마리 정도 상주하고 봄 되면 오리가 날아가고 왜가리는 한 두 놈 남고 봄철 철새가 날아와 있는 곳인데요.
얘들이 여기 오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예전에는 작은 물고기가 겨울에 수백마리 떼어 지어다니는 걸 봐서 그걸 노리는가 생각했는데, 그거 말고도 잉어떼랑 여러 종류 물고기떼도 있었던 거군요.
예전에는 있었지만 낚시, 취사 금지한 지 15년은 됐고, 십 년 전까지 가끔 보이던 낚시꾼이나 텐트객도 다 사라진 지 오래라서 건드리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리고 전에 어디 다큐에서 보니, 교량이나 징검다리처럼 사람이 다니는 곳 근처에 오히려 물고기가 모인다고 합니다.
사람 때문에 새들이 덜 모여 물고기가 더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여긴 새도 다리 바로 옆(비둘기는 다리 대들보에서 더위 피해 많지만)에만 없지, 조금만 떨어져도 많은 편인데도 물고기는 많이 모이네요.
아마 징검다리로 인해 일종의 보처럼 그 위에는 강물이 꽤 넓고 깊게 흐르지만 고이진 않고, 징검다리 아래는 물 흐르는 폭은 좁아지지만 모래톱과 풀숲이 많아 은신처가 많고 유속이 빠른 곳과 느린 곳이 섞여 있어 산란하기 좋아서 일 것 같아요.
강가에서 잉어 이리 많이 본 거 처음이네요.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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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oolsee
25.06.10 · 61.♡.127.148
자연이 회복되었네요. - 4
42.195km
→ boolsee 작성자
25.06.10 · 211.♡.68.85
전에도 새나 물고기가 많긴 했는데, 역시 낚시꾼이 사라진 게 제일 큰 듯 해요. 강 안쪽으로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도 있고 강둑에도 산책로 있어서 새나 물고기에 어느 정도 위협이 되긴 해도 큰 위협까진 아닌 듯 해요. 보통 사람들은 지나다니기만 하지, 물고기에 새에게 위협할 일이 없거든요. 예전에 몰래몰래 낚시하던 사람들은 금지 시켜도 자전거도로로 자동차 끌고 와서 낚시하고 매운탕 끓여먹고 심지어 자동차 배터리로 물고기 잡고 떡밥 뿌려대고 남은 음식찌꺼기 버리고 가서 수질 나빠지고 냄새나고 골치 아팠어요. 낚시한다고 텐트치고 옆에 자동차 주차하고 야영도 하고요.
다행히 이런 사람이 이젠 아예 없어요. -
과과객
25.06.10 · 39.♡.163.182
지역이 어디신지 모르겠으나 대체적으로 요즘이 잉어 산란기는 맞습니다. - 4
42.195km
→ 과객 작성자
25.06.10 · 211.♡.68.85
아, 그렇군요. 얘들이 산란하려고 한 곳에 모여든 건가 봅니다. 아하 -
세세상여행
25.06.10 · 211.♡.206.139
보통 아카시꽃이 필 때가 잉어 산란기죠.
올해 물 속 사정이 좀 늦나 봅니다. - 4
42.195km
→ 세상여행 작성자
25.06.10 · 211.♡.68.85
좀 북쪽이라 살짝 늦나 봅니다. 새끼 많이 태어나 무럭무럭 크길요. -
돌돌마루
25.06.10 · 101.♡.59.99
회사 옆에 안양천이 있는데... 산책하다 보면 잉어들 엄청 많이 보이더라구요 ㅎㅎ - 4
42.195km
→ 돌마루 작성자
25.06.10 · 211.♡.68.85
중랑천, 왕숙천처럼 수량이 많은 곳보다 안양천, 탄천 이 정도 규모가 수풀도 많고 유속이 느린 곳도 많아 딱 산란하기 좋겠네요. 대충 집 앞 강도 그 정도 규모예요.
홍제천은 잉어가 산란하긴 너무 작은 강일 것 같고요. 잘은 모릅니다만. - 동
동네숲
25.06.10 · 14.♡.187.12
부럽습니다. 저희 동네 강(?)에도 작은 물고기가 많았는데, 얼마 전 하천 정비한다고 중장비를 들여 신작로처럼 판판하게 밀어버렸답니다. 풀이나 큰 돌이 없어지고 굽이치는 물줄기가 사라지면서 물고기도 안 보이게 되었네요. - 4
42.195km
→ 동네숲 작성자
25.06.10 · 58.♡.209.115
여기도 20년 전에 전체 준설을 했어요. 그 얼마 전에 홍수가 엄청 크게 난 적이 있어 홍수 막겠다고 강바닥을 거의 모든 곳에서 같은 깊이로 준설해서 그 때 생태계 거의 망가졌는데요. 강둑 높이는 공사에 보도 많이 만들고, 그래서 한동안 새도 물고기도 보기 어려웠죠.
그 후 바뀐 시장(한강 지류가 있는 경기도예요)이 강에 낚시꾼 강력히 막기 시작하고, 환경의식 오르며 환강유역환경청과 시청이 홍수 관리 등에 필수적인 곳만 준설하기로 하고, 하수처리 시설 등 수질 개선사업하고 수량 관리 위한 필수적인 보를 빼곤 보를 철거하고 남은 보에는 물고기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시설 만들고요.
필수적인 준설 외에 나머지 곳은 자연 상태로 냅두니, 불과 몇년 만에 유속이 센 곳은 깍이고 약한 곳은 쌓여서 저절로 내부에 모래톱, 자갈밭, 풀숲, 작은 나무가 생기고, 또 어디는 섬으로, 어디는 습지로, 어디는 갈대숲으로 저절로 변화하고 그러면서 생태계가 다시 생겨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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