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사각 (49.♡.218.16)
2025년 6월 15일 AM 02:34 · 수정됨(02:47)
지난 저녁에 논쟁끝에 입맛이 대단히 씁쓸한 결과가 되어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문제는 IT 업계에서 논쟁이 붙었던 사건과 궤를 같이 한다는 느낌입니다.
접속장치의 플러그를 모양에 따라 male/female 이라고 부르거나, 기능에 따라, 혹은 의미에 따라 master/slave, white-list/black-list 라고 사용하던 용어를 바꿔야 한다는 걸로 한동안 시끄러웠었죠. 사실 이런 용어를 사용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쪽에서 내세우는 논리도 충분히 이해했고, 어느정도까지는 공감도 하지만 오랫동안 굳어져 온 용어- 그것도 바꾸자고 주장하는 쪽에서 주장하는 부정적인 뉘앙스는 거의 증발해버린지 오래되어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그런 용어를 거의 강요에 가깝게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과연 아무런 숨겨진 의도가 없는 순수한 것인지 지금도 갸우뚱합니다.
실질적으로도 오랫동안 굳어져온 관습을 뚝딱 바꾸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 그렇게 이슈를 키웠을 때 반작용/부작용은 없는 것인지도 갸우뚱한 지점입니다.
물론 특정단어를 배제하거나 대체하고자 하는 시도가 충분히 납득이 될 수 있는 근거가 제시되고, 그 근거에 공감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예를 들어 친일파-부일매국노 같은...)
그런 주장이 논리적 일관성을 가지려면 알파벳 문화권의 언어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별에 따른 구분도 전부 거세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고, 수천년 동안 누적된 문화 내에서의 남/여 구분에 따른 관습들은 다 어찌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저같이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것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입장에서도 갸우뚱한데,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설득과 이해의 과정이 없는 상태에서 캣맘-캣피더를 포함한 용어의 강제적 변경이라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지, 그런 변경이 가져오는 또하나의 강요가 거꾸로 부작용만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혼란스럽군요.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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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외선이
25.06.15 · 211.♡.8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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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Koma
25.06.15 · 112.♡.135.116
유모차/유아차 출산율/출생율 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데요
처음엔 거부감이 심하게 들었지만 이제는 뭘 쓰던 이해하고 있습니다
강요. 하지만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치에 공감하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들어야지, 공격적 파괴적 의도적 강요는 반발을 키울 뿐입니다 -
윤윤사모
25.06.15 · 124.♡.160.101
제 추측임을 전제로 말씀드립니다. 캣맘은 여성을 지칭하는 표현이고, 캣피더는 중성적 표현입니다. 잘 쓰이던 용어의 여성성이 불편한 그들... 모든 갈라치기의 원흉이 아닌가 합니다. 지들도 잘만 쓰던 단어라도... 불편하다 핀또나가면... 이상한 캠페인을 들고 나오곤 하는... - 아
아드벡
25.06.15 · 50.♡.152.2
그런 주장이 논리적 일관성을 가지려면 알파벳 문화권의 언어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별에 따른 구분도 전부 거세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고, 수천년 동안 누적된 문화 내에서의 남/여 구분에 따른 관습들은 다 어찌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언어 문화권에서는 '그' 또는 '그녀' 로서 사람을 지칭할때 성별을 섞어서 쓰는 표현이 보편화 되어있진 않지만, 서양 어 권에서는 좀 그런 인식이 존재하거든요.
작가의 첫 등단 혹은 첫 작품을 '처녀작' 이라고 표현한다던가, 위스키 숙성시에 사용하는 캐스크에서 다른 술을 담지 않았던 캐스크를 '버진오크' 라고 불렀으나 요새는 사용하지 않는 것 처럼, 불필요한 가치판단이 들어간 언어 표현은 점차 줄어드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첫작품, 뉴오크 라고 불러도 전혀 의미의 변화가 없잖아요. - 운
운하영웅전설A
25.06.15 · 222.♡.180.104
진짜 올바르다면 집착하지도 강요하지도 않을 겁니다.
사람은 모든 순간에 완벽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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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세상을 더 극단적으로 흐르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