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나다 (61.♡.29.177)
2025년 6월 17일 AM 02:04 · 수정됨(10:07)
지방에서 올라온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일하러 나가신 부모님 대신
연탄불을 갈고 얼음짱같은 물로 씻고
재래식 화장실이 무서워 손전등을 가지고 볼일을 보던 유년 시절.
옆집에서 봤던 조선일보를 다음날 가져와
신문과 사설을 봐야한다며 윽박지르던 아버지.
매일 소일거리찾아 일하며 힘든 하루를 보냈어도 밤이되면 술상을 차리던 어머니.
대학에 다니며 학비를 위해 막노동과 알바를 당연한듯 여겼으나 졸업 후 취직한 회사의 첫 월급은 80만원.
선배들 말을 군대 선임처럼 따르다 괜한 헛짓거리로 무의미해진 몇 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격변기를 통해 새로운 직업과 시장에 눈뜬 30대 초반.
어떻게든 살아남아야한다는 생각에 주말에도 회사에 나가 하나라도 더 스스로 해보려했던 다짐.
불안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가정을 꾸려도 되겠다는 비슷한 나이의 반려자를 만나 아이를 낳았어도 신혼부부 혜택은 다른 세상 이야기.
지금은 40대 중반이 되어 한 회사의 중역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조선일보를 벗어나지 못한 아버지가 안쓰럽고 안타까운 애증의 관계.
이 모든 과정에서 국가는 나에게 뭔가를 해준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들만큼은 좀 더 윤택한 나라와 다양한 기회를 누리고 살았으면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세월호, 이태원 등 수 많은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세상을 등지게 만든 저들을 저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게 우리 아이들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이죠.
제가 사랑하는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나라를 바꾼다”
이 한 문장이 곧 내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했더랬죠.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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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지개발자
25.06.17 · 125.♡.2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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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era
25.06.17 · 14.♡.182.217
열심히 살아오셨네요
독립군은 아니더래도 친일파들이 뻘소리 못하는
대한민국을 죽기전에 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루루나
25.06.17 · 175.♡.159.136
전 아이 낳을 눙력이 안되서 아이가 없지만 대충 비슷하게들 살아오셨군요. 초봉 80만원 ㅎㅎㅎ 잊혀지지않습니다. 그 와중에 퇴근후 선임 찾아가 치킨사주며 가르쳐 달라고 쫒아다인걸 생각하면 ㅎㅎㅎㅎ -
우우리애기들최고
25.06.17 · 175.♡.186.201
전 마흔 둘인데 아날로그 디지털 전환기를 중고등학생때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어릴 적 486,596컴퓨터를 얼마나 뜯어댔던지, 용산을 얼마나 들락날락 거렸는지 몰라요. 재래식 화장실과 사설 (부모님은 말씀안하셨지만 학교 선생님들 따라 신문을 길거리에서 샀던 기억도 나네요.)도 비슷한 기억이 있네요. -
뱃뱃살대왕
25.06.17 · 121.♡.67.115
열심히 사셨네요.
저랑 좀 차이가 나는 데도 첫월급이 80만원이면...ㄷㄷㄷ - 서
서부인
25.06.17 · 106.♡.203.211
연배도 비슷하시고 살아온 과정도 비슷하시네요.
시골에서 무일푼으로 서울로 올라오신 부모님은 정말 열심히 일하셨더랬죠. 애증이 교차했지만 고마움이 더 커지는 요즘입니다. 앞으로 무탈하게 아이 잘키우면서 살아나가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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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