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106.♡.73.134)
2025년 6월 19일 PM 03:25 · 수정됨(16:17)
연합부터 시작해서,
국정기획위가 기재부 등 업무보고를 한 정부부처 보고에 대해 크게 불만족하면서, 재보고를 받겠다고 하는
내용이 기사화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승래 원내대변인의 인터뷰를 따와서, '지난 6개월간 공직사회가 너무 이완되고, 기강이 헤이해졌다'는 식의 멘트가
나오고, '부처의 거취가 불확실하다고 일을 안하면 직무유기, 혈세낭비' 라는 식의 비판적 목소리를 보도하고 있네요.
제가 걱정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이런 식으로 하면 득보다 실이 큽니다.
업무보고 수준은 아마 엉망진창일 겁니다. 보고를 새로 받겠다거나 하는 것은 불가피할 겁니다.
공직사회가 많이 망가져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려운 팩트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당직자나 기획위원회 관계자 입을 통해서 이런 내용이 보도되는 건
결코 이득이 되지 않는, 안 좋은 시그널입니다.
따지고 보면, 대다수 공직자들이야말로, 지난 윤석열 치하에서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습니다.
어디서 B급, C급만 데려와서 장차관을 시키고, 그 밑에서 그간 쌓아왔던 정부부처 업무의 기본이 엉망진창이 된데다,
지지율 낮고, 국회와 대립하는 적대적 국정운영으로 상당수 공무원들은 극심한 자괴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게 지난해 총선과 올해 대선에서 세종시의 이례적일 정도로 높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율로 드러났죠.
공직사회는 누가 이끄느냐에 따라 퍼포먼스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 조직입니다.
우리나라 같이 계급사회로 얽힌 강력한 관료제 하에서, 개별 공직자가 자신의 소신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전무합니다. 상당수 부처는 일반 직원들과, 요직을 장악한 간부급 사이에 갈등도 상당히 심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내각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아서, 각 부처 인사가 정상화되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부역자들에 대한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니, 공직 일반에서는 서둘러서 새 장, 차관이 오고,
그 새로온 장차관이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인사를 정상화해서, 다시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새진용을 속히 갖추길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 상황에서 전임들이, 그리고 그 부역자들 다수가 이끄는 조직에서 제대로 된 보고안이 만들어지는 게 더 이상하고,
그걸 기대하는 게 더 황당하죠.
이 상황에서 이뤄지는 업무보고가 불만족스럽다고 공직자들을 욕하고 비판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무슨 일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많은 공직자들은 이제 좀 일 제대로 하는 정부가 들어서서, 그간 엉망진창이 된 조직이 정상화되고,
공직사회가 다시 신명나게 일할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거대 여당과 서로 협력하면서 성과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거기다 대고,
'공직사회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 '인사 향방, 조직 개편과 무관하게 공직자가 일을 제대로 안하면 직무유기다'는
식의 날 선 멘트나 날린다고 하면,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학수고대하며, 윤석열의 폭정을 참아낸
대다수 선량한 공직자들을 불필요하게 적으로 돌리는, 극히 부적절한 언사입니다.
여러차례 얘기했듯이, 결국 유능한 우리 공직사회를 잘 지휘해서, 충분한 성과를 내도록 움직이게 하는 게 정부의
능력이고, 유능한 이재명 정부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런 시작, 이런 멘트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겁니다.
게다가 공직사회가 신속하게 정상화되어 일하도록 만들 책임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그럴 힘도 바로 이대통령과 민주당에게 오롯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인사는 야당과의 협치 분위기 만드느라 그러는지 평시나 다름없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뿐인 새 정부가,
공직사회하고 척을 지는 멘트나 내놓아서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일부 간부급 고위공직자들에 대해서 비판할 수는 있지만,
어떤 경우에든 공직사회 전반에 대해 너무 날선 멘트나, 과도한 책임을 묻는 식의 멘트는 득보다 실입니다.
'전임 정부의 엉터리 국정 운영으로 대다수 선량한 공무원들이 크게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 어려운 시기이니만큼,
새 정부가 신속하게 국정 정상화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 달라. 여러분들이 다시 신나게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신망받는 장차관을 신속하게 임명하고, 뒤틀린 인사도 신속하게 정상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치적인 색깔과 무관하게, 오직 국민의 민생을 우선에 두고, 다시 함께 열심히 노력하자'
이런 멘트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부디 불필요하게 선량한 공직자들까지 윤석열 일당으로 매도하는 듯한 언급은 극히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기레기들이 선정적으로 보도하면서 공직사회와 새정부를 이간질하려는 시도도 많을 텐데,
거기에 넘어가거나, 떡밥을 던지는 식의 멘트는 극히 신중해야 합니다.
위태위태하네요, 정말...
댓글 (8)
- 외
외국인노동자입니다
25.06.19 · 210.♡.255.5
-
호호기심
→ 외국인노동자입니다 작성자
25.06.19 · 106.♡.73.134
상부가 오염되어 있지만,
엄청 많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까지 싸잡아서 욕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 외
외국인노동자입니다
→ 호기심
25.06.19 · 210.♡.255.5
말씀은 알겠는데요...
공무원들이 일을 못해서 지적하는 거랑
이재명 대통령에게 투표를 하고 안하고가 무슨 관계가 있죠?
이재명을 지지 하지 않으니 일을 엉망으로 하고
이재명을 지지 하니 일을 더 잘하고
이재명에게 지적을 받았으니 일을 엉망으로 할수도 있고
이런 의미라면
전 그게 더 납득이 되지를 않습니다 -
하하늘걷기
25.06.19 · 121.♡.94.56
보름밖에 안 지난 정부에 대한 평가는 박하면서 타성에 젖어 일 제대로 안 한 공무원에게는 관대하시네요. -
호호기심
→ 하늘걷기 작성자
25.06.19 · 106.♡.73.134
대다수 공직자는 소신껏 일할 수 없습니다. 우리 공직사회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모든 공직자가 독립투쟁 하듯이 살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들이 이재명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투표했다는 사실을 외면하면 곤란합니다.
이제 그들의 표는 필요 없습니까? -
하하늘걷기
→ 호기심
25.06.19 · 121.♡.94.56
지금 선거하자는 게 아니라 일하자는 겁니다.
공무원들 일 열심히 하라고 질책하는데 왜 표를 이야기하십니까?
유권자라고 생각하면서 일을 해야 합니까?
그리고 독립 투쟁 하라는 게 아니라 정부가 바뀌었으니
바뀐 정부의 국정 철학을 이해하고 업무 보고를 하라는 이야깁니다.
이전 정부에서 하던 대로 해왔으니 질책할 만하죠.
달래는 것도 달랠 타이밍에 해야 하는 거지 아무 때나 어르고 달래는 거 아닙니다. - T
Tauren
25.06.19 · 118.♡.12.9
무능한 장관들, 윗사람의 의지가 반영된 현실성 없는+ 미심쩍은 의사결정들
다 깨지고 돌아와야죠. 오히려 아랫사람들은 좋아할겁니다.
라고 생각이 듭니다 - 하
하우디
25.06.19 · 223.♡.74.152
공무원 전체를 뭐라 한게 아닌 보고자와 실무자 상급고위 겅무원에게 안급한 것 같은데 이게 뭐라고 고위 겅무원 편을 드나요
시간도 주고 업무내용도 주면 제대로 해오는게 고위직의 일일진데 문책하는것이 무리하다는건 납득하기 어렵네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 그런 멘트 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지 않았을까요?
"많은 공직자들은 이제 좀 일 제대로 하는 정부가 들어서서, 그간 엉망진창이 된 조직이 정상화되고,
공직사회가 다시 신명나게 일할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거대 여당과 서로 협력하면서 성과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
--> 이미 대통령실의 80명의 면직 사건으로 이 말들이 과연 설득력이 있나 싶습니다...
뭐 결과적으로 전 크게 문제 없는 발언으로 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