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메시아님께 드리는 글

Lv.1 꽃이질때 (180.♡.107.60)

2025년 6월 23일 AM 02:09 · 수정됨(06. 24. 23:32)

조회 8,078 공감 0

먼저 다크메시아님께 위로를 전합니다.

이글은 다크메시아님의 글(아이와 애엄마가 폭언을 당했습니다. https://damoang.net/free/4235457) 을 읽고, 댓글을 쓰려다 글이 너무 길어져 게시글로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통합학급 담임입니다. 저희반 아이 중에는 자폐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있습니다.
몇 년전(그때 저는 다른반 담임이었습니다.) 그 아이를 처음 봤을 때는 수업에 들어가기 싫어서 교실 앞에서 "싫어!싫어!"를 외치며 소리쳐 울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몇 년간 몸도 마음도 많이 성장했습니다. 이제는 교실에도 잘 들어오고, 눈도 가끔 마주치고 기분 좋을 때는 말도 합니다. 클레이로 공룡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얼마나 잘 만드는지요. 가끔식 저에게도 공룡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저보다 아이가 더 잘만듭니다.
물론 가끔씩 컨디션이 안좋을때는 소리지르고 교실 밖으로 나가기도 하지요.

교직생활하며 자폐스펙트럼이 있는 아이를 몇 번 가르쳤었습니다. 재작년 저희반 아이도 자폐가 있었는데, 제주로 수학여행 갔다가 아이가 흥분한 나머지 관광지에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가족, 손주와 함께 오셨던 연세 지긋한 분이 학생관리 똑바로 하라며 화를 내셨습니다. 그때 정중하게 아이의 상황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고, 사과드렸습니다.

 혹시라도 피해가 갈까 특수보조인력과 함께 최대한 노력했지만, 아이 목소리가 또 높아졌습니다. 현장학습을 갔던 곳이 조용한 곳은 아니었고, 관람하고 체험하고 다른 학교 어린 아이들도 신나서 뛰고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희반 자폐 아이의 행동과 소리가 조금 더 튀긴 했습니다.

그때 또 그 어르신이 

"이런 아이들은 이런데 나오면 안된다."며 차별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물론 아이가 다른 분들의 관람과 참여를 방해한다면 바로 특수선생님이나 보조인력이 데리고 나가십니다. 그런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비슷하게 흥분하고 즐겼지만, 이 아이는 반복되는 행동과 말을 하다보니 조금 더 신경쓰였겠지요.

그래서 저도 낮고 단호하게 다시 말씀드렸습니다.

"아이가 다른 아이와 달리 규범을 잘 지키지 못할때가 있다. 그래서 더 학교나 현장학습에 나와서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보통 아이들이라면 몇 번이면 사회 범규를 배우지만, 이 아이들은 100번 1000번 반복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야 배울 수 있다. 때론 끝까지 못 배울 수 있다. 그래도 가르쳐야 하는 것이 교사들이 해야할 일이고, 이해하고 기다려줘야 하는 것이 사회와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다. 불편해도 참으시라."

오랜기간 아이들을 지켜봤지만, 학교에 오는 자폐 아이들도 속도는 다르지만 성장합니다.

아이들도 다른 곳을 보고 있고, 안 듣는 것 같아도 다 보고, 듣고, 느낍니다.

자폐 아이들에게 또래를 만나게하고, 사회를 체험하게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교육입니다. 그리고 또래 아이들도 함께 지내며 많이 배운답니다. 물론 담임도 많이 배우고 성장합니다.

 통합학급을 운영하다 보면 때론 조금 더 다양한 일이 발생(민원도 많이...)합니다. 하지만 그 일을 함께 해결하며, 또래 아이들 마음 속도 깊어지고 알차게 영글지요. 

그 속도가 다를 뿐 분명 서로 함께 성장합니다. 

부모님과 교사는 자폐 아이의 국경수비대와 같습니다. 우리는 아이의 정당한(타인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으며 아이 또한 배움을 가질 수 있는 선) 권리를 지켜줘야 합니다. 편견으로 아이의 권리를 침해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죽지 마시고 지켜주세요. 아이가 옆에서 보고 있습니다. 당당해지세요. 우리가 최후 국경선입니다.

 슬퍼하지 마시고, 눈치 보지 마시고 계속 도전하세요. 사회를 경험하며 아이는 분명 배웁니다. 그 행동은 아이에게 그리고 또래 아이에게도 가치 있고 배움이 있는 일입니다. 부모님의 그 행동은 분명 가족에게도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입니다.

부모님은 속상하고 슬픈 마음이 당연히 들겠지만, 마음 단단히 먹고 편견과 싸워야 합니다. 

힘내시고 당당해지세요.

아이가 성장하듯 세상도 조금씩 변할 겁니다. 

방파제는 파도가 친다고 좌절하지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항구를 지킵니다.

아이의 방파제가 되어주세요.

저도 때론 민원이 들어오지만 학교에서 아이의 방파제가 되겠습니다.

더디지만 사회도 변할겁니다.

낙숫물이 댓돌을 뚫습니다.

힘내세요.

댓글 (47)

  • dreamkid1004

    dreamkid1004 Lv.1

    25.06.23 · 121.♡.33.51

    표현이 멋지고 내용이 아름다운 정성글이라 로긴을 안할 수가 없었네요. 박수드립니다~♡
  • 꽃이질때 Lv.1 → dreamkid1004 작성자

    25.06.24 · 180.♡.107.60

    부족한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혹여 실수를 하더라도 따뜻한 눈길로 봐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
  • Rebirth

    Rebirth Lv.1

    25.06.23 · 116.♡.1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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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이질때 Lv.1 → Rebirth 작성자

    25.06.24 · 180.♡.107.60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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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

    lioncats Lv.1

    25.06.23 · 59.♡.43.199

    좋은 글 고맙습니다
  • 꽃이질때 Lv.1 → lioncats 작성자

    25.06.24 · 180.♡.107.60

    두서 없는 글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앞으로도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주변에서 혹여 실수를 하더라도 따뜻한 눈길로 봐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
  • D

    DJsera Lv.1

    25.06.23 · 112.♡.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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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이질때 Lv.1 → DJsera 작성자

    25.06.24 · 180.♡.107.60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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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

    BomBom Lv.1

    25.06.23 · 175.♡.210.150

    선생님
    고맙습니다.
  • 꽃이질때 Lv.1 → BomBom 작성자

    25.06.24 · 180.♡.107.60

    감사합니다. 두서없이 쓴 글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주변에서 혹여 실수를 하더라도 따뜻한 눈길로 봐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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