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사이 (182.♡.30.165)
2025년 6월 23일 AM 10:10 · 수정됨(06. 24. 11:30)
"무료 상담을 하고 싶어서 연락을 드렸는데 가능할까요?"
"음.... 학교폭력 상담은 보통 부모들하고만 하는데............... 몇 학년이야?"
"고등학교 1학년이요"
"음... 그래? 일단 요청을 했으니까 이야기 해볼래?"
"네, 제가 친구 A가 한 이야기를 친구 B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가 친구 A의 귀에 들어갔어요."
"그래? 어떤 내용의 이야기인데?"
"친구 A가 자신의 여자친구에 대해 다른 친구한테 이야기했는데 그게 사실이 아니고 거짓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친구 B에게 친구 A가 한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고 다 구라다 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그런데, 친구 A가 B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나서 저에게 계속 사과를 요구하고 있어요"
"왜 사과를 요구하지?"
"제가 친구 B에게 이야기를 해서 자신과 자신의 여자친구가 상처를 받았다고요"
"음....."
"그래서 제가 친구 A에게 사과했는데, 친구 A는 저에게 자신의 여자친구에게도 사과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거절하니까, 계속 저에게 문자로 욕을 하고, 폭행하겠다고 협박도 하고 있고요, 실제로 며칠 전 방과 후에 다른 친구들과 함께 만나서 저를 때리려고 했어요, 소장님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음... 일단, 사과의 주체는 A 이지 A의 여자친구는 아니잖아, 소장님이 보기에는 A의 여자친구에게까지 사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그렇죠?"
"응, 그리고 네가 A에게 사과하는 것과 A가 너에게 욕하고, 협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야, 구분되어서 판단해야 돼. 네가 잘못을 했다고 해서 A에게 욕을 먹고, 협박을 받을 이유는 없어."
"네"
"그럼, 너는 이 사안이 학교폭력으로 신고될까 봐 두려운 거야?"
"네, 아무래도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면 대학 입시에 불이익이 되니까....."
"자, 이렇게 하자. 일단 다시 한번 A에게는 정식으로 사과를 해, 단, A의 여자 친구에게까지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그건 굴욕을 요구하는 거야, 만약 네가 그것을 수용하게 되면 A는 너에게 더 과도한 것을 요구할 수도 있어"
"네"
"더욱이 A는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면 네가 두려워한다는 약점을 알고 있잖아?"
"네"
"그러면 A는 그걸 빌미로 더 집요하게 괴롭힐 거야. 00아,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는 것에 대해서 너무 큰 두려움은 갖지 마"
"그래도, 신고 당하면 학교 선생님한테 이미지가 안 좋아질까 봐...."
"이미지가 왜 안 좋아져? 학교폭력은 누구나 연관될 수 있어, 그리고 선생님들한테는 앞으로 네가 더 바른 태도를 보이면 되지, 학교폭력으로 신고되었다고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은 아니야, 설사 이 사안이 학교폭력으로 신고된다 해도 별다른 조치는 없을 것 같은데? 네가 A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 A를 모함하려는 의도로 허위 사실을 이야기한 것도 아니잖아? 넌 그냥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만 이야기 한 거잖아?"
"네, 맞아요"
"소장님은 말이야, 이번 기회에 네가 2가지에 대해서 깨달았으면 해"
"네"
"첫 번째, 상대방의 이야기를 함부로 제3자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때로는 큰 분란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말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 두 번째는 친구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 네 말대로 그 친구와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는데 지금 너에게 과도한 것을 요구하고, 욕하고 협박하고 있잖아, 그 친구는 진정한 친구는 아닌 거야."
"네 맞아요"
"이번 일을 계기로 소장님이 말한 두 가지를 네가 깨닫는다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것들을 깨닫는 거야"
"그런데, 소장님. A가 자꾸 저에게 따로 만나자고 이야기를 해요, 그러면 만나야 하나요?"
"아니, 절대 따로 만나지 마, 만나더라도 공개된 장소에서 만나야 돼, 따로 만나게 되면 그 친구가 너를 폭행할 수도 있어"
"아, 그렇겠네요"
"그리고, 지금 소장님한테 이야기한 모든 사실들을 부모님한테는 이야기했어?"
"아니오"
"왜?"
"이야기하면 혼날 것 같아서....."
"아니야, 혼나지 않을 거야, 네가 가장 힘들 때 너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엄마, 아빠밖에 없어. 소장님과 전화 통화 끝나고 나서 부모님들에게 다 이야기하고, 소장님이 너에게 이야기한 내용들도 빠짐없이 그대로 부모님에게 이야기해, 일단 지금의 상황에서는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최선이야."
"네, 알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 그래도 불안하거나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
"네, 감사합니다."
"그래, 부모님하고 이야기 잘하고"
"네"
개인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피해 학생과 직접 상담을 한것은 처음입니다.
아마 그 학생은 오늘도 상대 학생에게 협박의 문자를 받았을 것이고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며 인터넷으로 도움받을 곳을 찾다가 우연히 연구소 무료 상담 게시글을 본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최초 20분이라는 무료 상담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 처음에는 불안해하던 모습이 대화를 하면서 점차 안정되는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글에서는 다 표현하지 못했지만, 그 친구가 받아온 스트레스와 괴로움은 아마도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었을 겁니다.
난생처음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비밀 이야기를 저에게 할 정도면, 그만큼 이 문제는 그 학생의 일상을 흔들 만큼 중요한 문제였고, 절박한 문제였습니다.
학교폭력은 신체폭력, 괴롭힘으로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때로는 친구들간에 생각 없이 뱉은 말 한마디가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키면서 갈등의 원인이 되고, 그것이 학교폭력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자녀들에게 말의 중요성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한번 뱉으면 절대 주워 담을 수 없고, 여러 사람에게 급속도로 전파되는 순간 감당할 수 없는 후폭풍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자녀들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최초 무료 상담으로 전환한 것은 잘 한 것 같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 결정이
학교폭력에 연루된 학생들에게까지 알려져서 이렇게 직접적인 상담으로 이어진다면 그 자체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과 해결로 귀결되는 것은 아닐까 기대해 봅니다.
그 학생에 대한 연락처를 알고 있으니 진행 과정을 꼼꼼히 챙겨 볼 생각입니다.
누군가는 피해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하고,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계속 가보겠습니다.
댓글 (21)
- 눈
눈팅이취미
25.06.23 · 182.♡.218.38
감사합니다. -
Ddiynbetterlife
25.06.23 · 59.♡.103.12
감사합니다. {emo:damoang-emo-004.gif:30} -
똥똥멍충이
25.06.23 · 125.♡.124.83
훌륭한 일을 하시는 군요..감사합니다. - 검
검정치마
25.06.23 · 211.♡.88.19
멋집니다. 아이 입장에서도 인생의 큰 조언 및 깨달음이 있었길 바랍니다 -
마마음은청춘
25.06.23 · 182.♡.175.80
감사합니다. -
전전일빌딩245
25.06.23 · 59.♡.123.219
훌륭하세요 존경합니다 -
군군밤군
25.06.23 · 59.♡.5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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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D
DalBi
25.06.23 · 14.♡.2.19
{emo:damoang-emo-007.gif:100}
{emo:damoang-emo-008.gif:100} -
사사피엔스
25.06.23 · 125.♡.240.86
학교폭력 상담 -
SSprotbackLover
25.06.23 · 59.♡.60.139
감사합니다. 부모로서, 배워야 할 것들중에 하나가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데, 대화의 내용을 보니 저도 언젠가 클 우리 아이들에게 해줄 제 태도가 정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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