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로빈슨 (124.♡.249.204)
2025년 6월 26일 AM 02:36 · 수정됨(10:46)
원래 사람일이란 게 똑부러지게 분석이 가능하고 측정이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에 부서의 일에 관리라는 역할과 영역이 과연 존재하는 건가라는 의구심이 드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어서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예전에도 글을 한 번 쓴 적이 있지만, 부서 내 업무가 소수의 재능이 있는 슈퍼스타 한두명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며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말그대로 부서 업무에 정말 빠삭한 한 명이 있고, 그 사람이 부서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부서를 이끌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슈퍼스타를 편의상 A 라고 칭하겠습니다.
물론 다른 부서원들 역시 각자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그 중에서 본인의 전문 영역이 존재하는 부서원들 역시 있긴 있습니다만, A가 부서의 업무 거의 전 영역을 감놔라 배놔라 관할하고 있고 그 사람이 신뢰하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주도권을 쥐지 못 한 채로 거의 외주 형식으로 업무를 분할해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A가 지금 휴직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거죠.
A가 관할하며 주도권을 쥐고 틀어쥐고 있던 영역이란 게 범위가 광범위해서, 과연 그 공백을 메꿀 수가 있을까 라는 의구심과 걱정이 현재 부서 내에 정말 팽배합니다.
부서 업무란 것이 어떻게든 그 상황에 맞게 돌아간다라는 직장인들에게 암묵적으로 머리 속에 새겨진 낙관론도 존재하긴 하지만, 최근의 사례에 의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A 가 가장 신뢰하는 업무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던 2인자 B가 있는데, A가 요근래 개인적인 사정으로 부재중일 때 A가 틀어쥐고 있던 업무를 잠깐이나마 경험하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B가 잠깐이나마 그런 체험을 하고 난 뒤로, 지레 겁을 먹고 다른 부서로 도망을 가는 사태가 급기야 벌어졌습니다.
A는 본인이 신뢰하는 사람 외에 중요한 일을 또 믿고 맡기는 유형의 사람이 아니어서, 가장 믿고 신뢰하던 B 에게도 상당히 중요하면서 광범위한 업무를 맡기고 B가 그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결국에는 A 휴직, B 도주 라는 상황을 맞이하며 부서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사람 일이란 게 원래 그렇지 하는 합리화를 하면서 A,B 의 업무 독점을 바라보고 있었고 , 능력주의의 기치 아래서에서 A,B 모두 그 만큼의 힘과 보상을 얻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이런 상황에 대해서 일언반구 언급을 할 수가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근데 지금의 사태를 맞고 나니, 그 전까지 그 위의 관리자란 사람들은 A,B 의 업무 독점의 위험성을 왜 인지하지 못 했을까 하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더불어서 회사에, 부서에 매니징이라는 영역과 역할이 존재하는가라는 의구심까지 드는 지경입니다.
회사에서 혹은 조직에서 구성원의 책임의식이란 것도 굉장히 중요하긴 합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또 '나 아니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버려라' 라는 회사 내 격언도 존재합니다.
그 격언이 단순히 개인의 오만함의 폐해를 알리는 격언인 줄 알았는데 위와 같이 업무 독점으로 인한 위험의 분산을 위한 격언이라는 점 역시 이번 사태를 통해 뼈저리게 느끼는 중입니다.
관리자들이야 한두명의 슈퍼스타가 일을 기가 막히게 해치우는 광경을 보고 놀랐을테고 그 한 두명의 슈퍼스타에게만 의존해서 업무를 맡기고 관리하는 게 편했을 수도 있습니다. 편하면 편할수록 더더욱 그 소수에게 힘을 실어주게 되고, 그 소수는 그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 더 큰 힘을 바탕으로 더 넓은 범위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갔겠죠.
IT 시스템 상으로도, 재해 상황을 맞이한 중복,분산,복제 같은 개념이 나오는 건데 업무에서도 그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을 못 한 걸까요.
그리고 제가 볼 때는 저런 슈퍼스타 소수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상황이 효율성면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조직 문화상으로도 그렇게까지 바람직하지 못 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슈퍼스타들은 제가 관찰했을 때 일종의 직관적으로 일을 해치우는 경향이 있더군요. 다시 말해서, 여러 사람에 의해서 업무를 분할해서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서 별 고민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여러 사람의 일을 쉽게 해치우고, 그렇게 나 혼자 하는 게 훨씬 편해! 라는 마인드가 머리 깊숙이 박혀 있기 때문이죠. 업무를 분할해서 효율적으로 목표 달성하는 방법을 고민할 시기에 그냥 본인이 해치워 버리죠. 결국 부서 전체적인 발전이 이루어지지 못 합니다.
또한 업무 독점으로 인한 권력의 강화는 결국에는 오만으로 이어지더군요. 안 그래도 능력주의 최첨단을 달리는 회사라는 조직에서, 슈퍼 스타 외의 다른 사람들은 알아서 순응하고 위축되는데, 안 그래도 오만해진 소수의 슈퍼스타 앞에 브레이크가 없어지게 되는 거죠. 순응하고 위축한 나머지 사람들은 결국 멍청해지고, 슈퍼스타들에게는 견제의 수단이 없어지게 되는 거죠. 독재의 폐해와 똑같아지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업무 분산을 하지 않고 있던 슈퍼스타의 업무 독점 + 멍청하면서 순응만 하던 나머지 부서원
의 상황에서 A 라는 슈퍼스타가 부재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부서에 지금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입니다.
A 라는 사람의 개인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런 말 하는 게 미안해지긴 하지만
사실 A라는 사람은 자신의 부재가 불러올 상황에 대해서 내 알 바가 아님~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듯 합니다.
오히려 모르긴 몰라도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것을 즐기는 것 아닌가 하는 나쁜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관리의 방임과 부재가 불러올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현재, 저 역시 어딘가로 좀 도망가고 싶습니다.
회사 조직은 어떻게든 돌아가겠지만, 업무 독점으로 폐해는 나머지 부서원들이 몸소 다 막아내야 하기 때문이죠.
그 위의 관리자는 이 사태가 부서원들의 책임인 것처럼 가스라이팅 해대겠죠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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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끼리대파
25.06.26 · 183.♡.2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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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가리11
→ 코끼리대파
25.06.26 · 211.♡.63.76
밀리언 아서 하시니까. 멀녹선(멀린, 녹색, 선발의 기사)이 기억나네요.
한 때 정말 열심히 했었는데,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
심심이
25.06.26 · 121.♡.233.113
그 A가 빠져서 새로운 A가 나오던가
팀원들이 각자 깨닫고 A의 약할 분담을 해서 채우던가
어떤식으로든 굴러갈겁니다.
침몰할 것 같으면 탈출해야죠 -
SStarMix
25.06.26 · 116.♡.151.21
회사가 내실이 있다면 어떻게든 돌아갑니다.
아니면 금방 무너지겠네요. -
사사뿐한소리
25.06.26 · 112.♡.220.66
중국집 사장은 요리 못하고 주방장에게 끌려가는 것과 똑같은 경우죠. 경직된 조직에서 A같은 사람은 일이 과중하게 되어 도망가는 경우도 왕왕 발생하기 때문에 정말 위험하더라구요. - 고
고물개
25.06.26 · 211.♡.142.203
주관적견해 입니다
일을 나눠줄려면 설명하는 시간이 더 오래걸립니다
그리고 나온 결과 품질도 안좋은 경우가 많죠
촉박한 일정에 그냥 본인이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바쁘게 일하고 있으면 도와주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자기 일이 아니라는 거죠
매니저들은 일결과만 나오면 되니 교육이라든지 인력풀 등은 신경 안씁니다
본인은 조직의 미래따윈 생각 하진 않습니다
피곤할정도로 조직이 망가지면 이직하면 되거든요 - A
aiolia
25.06.26 · 112.♡.34.134
제가 보기엔 회사도 문제없이 굴러가니까 태업을 한것 같네요. 그렇게 업무가 비정상적으로 업무분배가 이루어져서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되면 어떻게든 업무를 분장시켜서 시간을 들여서라도 분산을 시켜야 하는데... 보통 그럴경우 비용이나 인력이 추가로 들어갈 확률이 높으니 안하죠. 그러다보면 A도 일종의 현타가 와서 버티고 버티다 '에라모르겠다 배째'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터졌다고 보여집니다. 근데 그렇게 폭탄터지고 한 2~3년 개판으로 어떻게 어떻게 부서가 굴러가다보면 또 어떻게든 굴러는 갑니다. 그러면 또 회사는 신경을 꺼버리죠... -
부부서지는파도처럼
25.06.26 · 116.♡.206.157
남은 분들이 고생은 하겠습니다만, 또 어떻게 되긴 할겁니다.
품질은 이전과 달라질 수 있겠지요. - 그
그래요미안해요
25.06.26 · 1.♡.48.191
감사합니다. 현재 제 상황을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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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인계가 제대로 안되고 하다보니까 이어나갈 수없어서 서비스 종료까지 하더라구요
정말이지... 업무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려면 나누어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