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임 (112.♡.168.239)
2025년 6월 28일 PM 11:00 · 수정됨(23:44)
황동혁 감독은 능력이 있는 감독입니다. 오겜3를 보고 실망하신 분들이 많겠지만 저는 감독 역량이 떨어진다고 보진 않습니다. 제가 황감독 최고작이라고 생각하는 ‘남한산성’ 같은 영화는 수작이죠.
기생충과 오겜은 비슷한 점들이 많습니다. 둘다 신자유주의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 문화적으로 한국의 내밀한 요소들을 세계화 했다는 점도 비슷하죠.
오겜3에 대한 혹평이 적지 않은 가운데 nyt 에서 21세기 최고의 영화로 기생충이 뽑힌 점은 시기적으로 기묘하기도 합니다.
k 컨텐츠의 플래그십이라고 할만한 기생충과 오겜의 궁극적인 차이는 뭘까. 오겜은 시리즈라는 점 + 넷플릭스의 전략 때문에 억지로 3편으로 늘어진 점등은 중요하지만 논외로 하고 제가 생각하는 결정적인 평가의 차이 하나만 이야기 해본다면,,
성기훈을 신격화 한 것 입니다.
영화에서 신은 누굴까요? 감독입니다.
봉감독은 자신이 만든 세계에 잘 개입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세계를 구축한 다음, 그 세계를 관찰하는 식으로 영화를 찍죠. 봉감독은 영화에서 기본적으로 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좋기도 하고 가끔 싫기도 합니다만. 적어도 전체 이야기로 감독이 하고싶은 말을 이해하게 합니다.
황감독은 선언적으로 정답을 제시했죠. 어차피 누구나 아는 뻔한 정답입니다. [사람은 이래야하고 돈이 아니라 사람이 최고고 우리는 말이 아니고.. 등등] 그 정답까지 도달할 때 가장 중요한건 뭘까요? 그건 아이러니하게도 그냥 ‘재미’ 입니다. 시즌2에서 공유가 주었던 서스팬스나 새로운 게임에서 벌어지는 신규한 아이디어들 말이죠.
그런데 황감독은 전세계 사람들이 모두 아는 그 정답 을 계속 외치더군요. 성기훈을 통해서요. 그러니까 오히려 메세지가 무거워만지고 듣기 싫은 잔소리 같이 느껴졌죠. 남한산성도 영화 내내 무거운 주장으로 떠들기만 하는데 좋았던 이유는 두개의 목소리가 공존했기 때문입니다. 관객을 생각하게 만들고, 이는 흥미를 유지하게 만들었죠.
톤조절을 하고 2-3편을 한편으로 만들었다면 좀 더 나았을 거라고 보긴 합니다만. 세계적 관심 때문인지너무 비장해진 탓이 커보입니다. 대놓고 비장한 것은 오히려 유치하기 마련이죠. 이정재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가끔 실소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댓글 (5)
- 요
요플레뚜껑
25.06.28 · 121.♡.232.93
공감합니다. 이정재 배우님 훌륭하신 분이지만, 오겜에서 왜 사극 느낌이 드는건지 의문이었거든요.. -
다다모임
→ 요플레뚜껑 작성자
25.06.28 · 112.♡.168.239
안그래도 톤이 강하신데.. 오겜 1편 초반 가벼운연기가 오히려 좋았죠. -
BBadman
25.06.28 · 118.♡.210.238
'남한산성'은 진짜 걸작이죠.
흥행이 힘들 만한 작품이었지만, 그럼에도 흥행을 못한게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정말 잘 만든 영화였거든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세계적 거장인 '사카모토 류이치'가 영화음악을 만들었다는 얘기에 진짜 너무 놀라고 반가웠는데...희한하게 영화사쪽에서는 당시 사카모토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않는게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아니 이 귀한 분을 힘들게 모셔놓고 왜 안 알리는거야?'
여러모로 흥행을 못한게 아쉬운 작품이었죠. -
유유성매직
25.06.28 · 112.♡.159.36
남한산성은 정말 수작이죠. 가끔씩 돌려봅니다.
말씀하신대로 시즌 2, 3을 하나로 합치고 8-10편 정도로 구성하고, 지나치게 전형적이고 평면적이었던 주연들을 대폭 정리한 뒤 게임의 참신함과 성기훈의 내면에 좀더 집중했으면 좋았을 거 같습니다. - 메
메두사
25.06.28 · 211.♡.198.197
권선징악을 스토리에 깔아놓고 가버린게 문제라고 봅니다.
이게 진리고 사람은 이래야 한다. 라는 정답을 두고 이야기가 진행되니
너 왜 나쁜 짓해 라고 배우들이 반복적으로 외치게 되어버렸죠.
반면 기생충은 관객이 사회통념상 저 상황이 나쁜거란걸 알지만 극 내에서는 일절 언급이 없죠. 왜 그러는지 그 상황만 그려줄 뿐이구요.
배우들은 모두 자기 역할에 충실하고 역할간 대립만 보여주고 관객이 판단하게 해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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