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ft (59.♡.216.65)
2025년 7월 5일 AM 10:21 · 수정됨(11:34)
국민학교 시절였습니다.
지금도 있지만, 당시에 국민학생용 발명대회가 있었어요.
이게 학교내부에서 경쟁해서 우승하면 시, 도, 국가로 점점 위로 올라가는 시스템였는데요.
당시 수업 진도 중에 "후레쉬 만들기"라고 있었습니다.
아주 간단한 키트를 사서, 본체 조립하고 전선 연결하고, 전구 꽂으면 바로 후레쉬 완성!
하는 건데,
저는 당시 이걸 개조해서 전구 대신 모터를 달고, 거기에 자작 프로펠러
(국민학생 자작이라 "의도치 않게" 날개가 접히는)를 달아서 한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선풍기를 만들어서
발명품으로 제출을 했습니다.
상당히 좋은 물건이었고, 자신이 있었어요. 내가 직접 써봐도 편하고 좋았거든요.
근데, 결과는 교내 예선탈락.
많이 실망했지만, "뭐 선생님이 그렇다니 그런거겠지." 하면서 그냥 넘어갔는데,
그로부터 1년 뒤(발명대회가 가을인가여서 정확히는 몇 달 뒤죠.).
갑자기 학교에 손풍기가 유행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 물건이었어요. 그러니까 제가 발명품이라고 냈지요.
근데, 작은 상조차도 못받았던 물건이 다음 해 여름이 되자 갑자기 한반에 두세명씩은 들고다니는 물건이 되었어요.
당시는 뭐 인터넷이고 뭐고 없던 시절이라, 이게 우연히 타이밍이 그렇게 된건지,
아니면 사실은 제가 만들기 전에도 이런 물건이 시판되는 건데, 우리 동네 사람들만 몰랐는지,
(당시는 유통망이 없어서, 이런 경우도 꽤 있었지요. 동네별로 유행하는 게 다른...)
당시로는 알 수가 없었지만,
국민학생의 마음 한 구석에는 계속
"이거 이거 내가 낸 발명품이 돈이 될 것 같으니, 선생님 중 누군가가 출품안하고 상품화한거 아냐?"
하는 생각이 계속 들긴 하더라구요.
왜냐면 이게 모양까지 똑같았어요. 사이즈만 달랐습니다. 제 껀 아무래도 후레쉬만들기 키트를 개조한거라,
사이즈가 좀 컸거든요. 그래봤자 후레쉬라 한손에 들어오는 사이즈긴 했지만요.
뭐 확인할 방법은 없었지요.
요즘도 사람들이 손풍기 들고다니느 걸 보면 그 때 생각이 납니다. 80년대 중~말였어요.
댓글 (12)
-
하하늘걷기
25.07.05 · 121.♡.94.56
-
Sswift
→ 하늘걷기 작성자
25.07.05 · 59.♡.216.65
그렇죠. 우연일 가능성도 상당히 있어서 뭐....그냥 좋게 생각해야죠.
근데, 그 일 때문인지, 지금도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현실화하지 않고 그냥 두고 있는게 몇개 있습니다.
지금 일하는 분야에서도 실재로 개인이 신제품 아이디어를 내면 대기업이 꿀꺽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대놓고 카피해서 파는데, 이게 법으로 싸우면 몇년이 걸리고,
그 동안에 개인은 그냥 지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
하하늘걷기
→ swift
25.07.05 · 121.♡.94.56
좋은 아이디어면 특허를 등록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말씀대로 대기업이 카피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특허가 쓰일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
Sswift
→ 하늘걷기 작성자
25.07.05 · 59.♡.216.65
네. 이게 제가 직접 해본건 아니라서 정확히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지만,
특허 등록해도 저러고 있더라구요.
심지어 제가 본 경우는 특허등록하고 실재품까지 이미 판매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대기업에서 똑같은 걸 만들어서 팝니다....
당연히 개발자는 고소를 한다고 진행하는데도 대기업에선 계속 팔아요....
그게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인데, 요즘은 관심이 없어서 결과는 모르겠네요.
원 개인 개발자분은 계속 연구해서 새로 업글할 때마다
기존 고객에게 무상 업글도 해주는 등 참 관리도 잘해주셨는데요... -
HHJ아는목수
25.07.05 · 182.♡.242.217
오옷...설마 내가 처음인가...라는 생각으로 특허를 검색해보면. 항상 누군가 앞에 있었다죠. 보통은 그 "처음인가"라는 착각에 도달하기도 힘든게 현실이구요. -
Sswift
→ HJ아는목수 작성자
25.07.05 · 59.♡.216.65
네. 그래서 요즘은 초등학생 발명대회에도 출품하기 전에 미리 특허 검색해보라고 하더라구요.
해보면 정말 이런것도?
하는 것도 이미 특허신청을 해놨더라구요. ^^;;
당시엔 그런게 없었습니다. 검색할 방법도 없었고, (인터넷이 없었으니까요 ^^)
그래서 출품에 검색이 필수요건이지도 않았네요.
또한 거꾸로 그랬기 때문에 의심이 들어도 확인할 방법도 없었고요. ^^ - 욘
욘니멋쟁이
25.07.05 · 106.♡.72.198
오잉? 그 시절에도 손풍기가 있었나요? -0- -
Sswift
→ 욘니멋쟁이 작성자
25.07.05 · 59.♡.216.65
네. 최초로 상업화된 걸 제가 목격한 게 80년대 중~말입니다.(저 사건이지요.)
88올림픽 시절에 이미 있었어요. 물론, 지금처럼 전국민이 들고다니는게 아니고,
국딩들 장난감 정도로 취급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어른은 아니었지만, 아마 어른이 들고다녔다면 좀 약골이라고 놀림 받았을 것 같아요.
당시는 자동차 탈 때 안전벨트 매면 겁쟁이라고 놀림 받던 시절였거든요. ^^ - 욘
욘니멋쟁이
→ swift
25.07.05 · 106.♡.72.198
생각보다 엄청 오래된 제품이었군요ㅎㄷㄷ -
Sswift
→ 욘니멋쟁이 작성자
25.07.05 · 59.♡.216.65
근데, 그걸 제가 개발했을 가능성이....^^
뭐 이미 지난 일이라 아무 쓸모 없는 생각이지만요. ^^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건 실제로 발생하는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