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아재 (180.♡.39.24)
2025년 7월 7일 PM 08:21 · 수정됨(23:00)
유튜브 보다가 콩나물국밥이 나오길래 옛 추억을 적어 봅니다.
저희 어머니는 전북 익산에서 자라기는 하셨지만 전주 출신 분이셔서 제가 어릴 때부터 콩나물국밥을 자주 해주셨어요.
제가 어릴 때 울산에 살 때는 아예 콩나물을 직접 키워서 해주셨죠. 197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울산에서 장보러 가는 게 쉽지 않았어요. 아버지 회사에서 1주일에 한 번 정도 회사차를 내줘 노동자 사택에 살던 분들이 울산중앙시장으로 장을 보러 다니셨지만, 콩나물을 그때만 사다가 먹기는 그러셨나 봐요. 아버지도 전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신 분이라 콩나물국밥을 엄청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저희 집에는 항상 콩나물국밥이 올랐죠. 어머니는 채식주의자는 아니었지만 고기로 무슨 반찬 하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으셨어요. 아버지가 화학공장 다니며 안정적으로 벌 때도 그러셨습니다. 닭 키워서 잡아 주시기도 하고 계란 요리는 자주 하셨지만 아무튼 그랬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저희 집 놀러오면 맛없다고 했어요. 기름기가 별로 없어서^^
어머니 콩나물국밥은 기본적으로 김치 콩나물국밥이었어요. 그런데 아주 양념을 진하게 하거나 매콤하게 하지 않고 김치와 콩나물 맛이 은은히 우러나게 해서 전남 출신으로 전주에서 자란 저희 큰 매형은 별로 맛이 없다고 어머니께 얘기해서 가끔 서운해하시기도 했습니다. 어머니가 하시는 김치 자체가 간이 세질 않았어요. 하지만 간이 센 음식을 좋아하는 전남 사람들과 달리 간이 덜하고 재료 맛을 살리는 걸 우선시 하던 전북 사람들에겐 전형적인 조리법이었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그러셨죠. 양념맛이 아니라 재료맛으로 먹어야지 왜 양념 맛으로 먹으려 하느냐고 말이죠.
※ 어머니 음식 솜씨는 솔직히 별로였어요. 당시로서는 늦은 나이인 20대 중반에 결혼하셨는데, 결혼하기 전까지 요리를 전혀 해보지 않으셨대요. 그래서 결혼 초기에는 자취를 오래 했던 아버지가 요리를 해서 어머니랑 드셨다고 해요.^^
어머니 콩나물국밥에 입이 익숙해서 사무실 주변 콩나물국밥집 가서 맛있게 먹지를 못해요. 어머니만의 조리법이 그리운데 아내도 그 맛을 못내고 저도 못내니 못내 아쉽습니다. 큰누나가 어머니 조리법에 가장 근접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매형 입맛이 전남 쪽이라 어머니 조리법을 얻어먹기가 쉽지 않아요.^^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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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앙알앙알
25.07.07 · 14.♡.65.191
어머님의 정성이 가득한 김치 콩나물국밥은 무조건 맛있지요~~{emo:damoang-emo-029.gif:100} -
그그래지금나우
25.07.07 · 121.♡.7.52
아 저도 콩나물국밥, 돼지국밥, 추어탕등 엄청 좋아하는 아재인데 아내가 안좋아하니 집에서는 먹을 기회가 없고 밖에서 먹자니 또 그맛을 내는 식당이 없고 이런글 보면서 그냥 저냥 아 옛날이 그립다 하고 말아요... ㅎㅎ -
혈혈압왕
25.07.07 · 211.♡.139.115
부산 살때 서울분였던 어머니가 배워서 해주셨던 고등어추어탕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아직도 요리법 안 잊어버리고 계실까 궁금하네요. -
그그래지금나우
25.07.07 · 121.♡.7.52
네 저도 어머님이 대전분이신데 경상도 부산에 시집오셔서 미꾸리는 비싸니 고등어를 손수 다 일일이 바스라트려서 끓여주신 고등어 추어탕 끓여 주셨는데 와.. 진짜 끝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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