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법과 방송통신 거버넌스 개혁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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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8일 AM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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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주도해서 흔히 '방송3법'이라고 불리는,

방송법, 방문진법, EBS법 개정안이 국회 과방위를 통과해서, 본회의에 보고되기 일보 직전인 것 같습니다.

본회의에서 의결되고, 대통령이 공포하면 효력이 발생하겠지요.


이 법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공영방송사인 KBS, MBC, EBS의 이사회와 사장 선출 방식을 변경하는 것입니다. 이사수를 늘려, 정치권 추천수를

40% 이하로 만들면 정치적 대립에 따른 갈등이 줄어든다는 것이고, 사장은 이사회가 아니라, 국민추천위가 선출하도록

하면, 사장을 차지하기 위해 이사회를 장악하려던 압력도 낮아진다는 게 핵심 취지입니다.


지금은 이 세 곳이 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크게 보면 대통령과 여당이 원하는 인물을 이사회의 다수로 만들고,

그 다수 이사회에서 역시 대통령과 여당이 원하는 인물을 사장으로 뽑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새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공영방송사들은 이사와 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에 휩싸였지요.

또 비교적 강하게 조직되어 있는 노조는 쉽게 굴복하기보다는 강력한 투쟁을 통해서 1차적으로는 사측과, 2차적으로는

정부여당과 대립해 왔습니다. MB 정부 시절부터 MBC와 KBS의 초장기 파업이 있었고,

역시 공기업이 대주주인 YTN도 극심한 갈등을 겪었지요.


둘째는 보도 채널까지 포함해서, 공영방송사와 보도채널(YTN, 연합뉴스TV가 해당합니다)의 보도 책임자 임명 동의제를

강제하는 것입니다. 사장을 차지하기 위한 정치권의 대립은 결국 자기 정치세력에 유리한 뉴스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대립이기 때문에, 뉴스 부문은 구성원의 동의 없이 사장이 마음대로 조종하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참고로 민주당은 국내 여당 역사 최초로, 공영방송 경영진을 자기들 유리하게 좌우할 수 있는 현 제도 대신,

자기들 마음대로 콘트롤하기 어려워지는 제도로의 변경을 시도 중입니다. 이런 여당은 우리 역사상 최초입니다.

그럼 야당은 법개정에 찬성해야 할 것 같은데, 반대 중입니다. 이상하죠?

'무조건 반대'가 야당의 존재이유라서 그런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그런 이유는 부차적입니다(아예 없지는 않다는 뜻이죠).

야당의 반대 이유는 '현재 개정안대로라면, 민주당이 직접 공영방송 이사회와 보도국을 지배하지는 못해도,

오히려 민주당이 영원히 간접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즉, 정치권 추천 몫대신 이사회 60% 선임에 간여하게 되는 단체들이 대체로 다 '친 민주당 계열'일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되면, 국힘이 여당이 되더라도 방송계는 지속적으로 친민주당 경영진이 득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거죠.

예를 들어 방송종사자들은 뭐 정치성향이 제각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방송사 특성상 다소 리버럴한 사람들이 다수니,

결과적으로 반국힘 성향 이사를 추천할 가능성이 크다는 식입니다.


뭐, 그럴 가능성이 100% 없다고 확언은 못해도, 결사 반대를 외칠 이유로는 많이 부족하고,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해서 개인적으로는 그냥 영양가 없고, 대안도 없는 반대에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참고로 저는 여당의 제도 개선에 대해 '현재보다는 정치적 대립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서 긍정적이나,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인지 확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최선의 해법은 아니라고 보는 거죠.


지금과 같은 개정안이 문제인 정부 후반기에 왜 통과되지 않았을까요? 그 때에도 의석은 충분했고, 문제의식은

비슷했는데도 말이지요. 당시 문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하신 '우려의 말씀'이 한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결국 능력이나 추진력, 결단력보다는, 두루두루 원만한 무색무취의 인물이 공영방송 사장이 되는 것 아니냐? 그게

우리 방송계의 현안 해결에 과연 최선의 방책이냐?'는 취지의 발언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민주당의 제도개선은 정권 교체 때마다 되풀이되는 공영방송사의 비극은 종식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대신 공영방송이 고질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는 영원히 해결하지 못해, 우리 공영방송이 돈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습니다. 수가 늘어난 이사회는 우리사회 소통 양태를 감안할 때, 의사결정의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고, 생산적이거나 효율성과는 거리가 먼, 나눠먹기나 대립의 만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거든요.

방송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장추천위가 짧은 시간에 뽑아야 할 적임자는 공영방송의 난제를 해소할 추진력과 결단력

갖춘 이보다는, 지명도 높고, 인기 많은 유명인이 될 우려는 해소되기 어렵거든요.


저는 그래도 국회 다수당이 스스로의 기득권을 탐하지 않고 내린 합의안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합니다. 최선은 분명

아닌데, 압도적 다수 의석의 여당이 이렇게 제도개선에 나름 당내 합의를 도출했다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차선은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래서 걱정이기는 합니다. 

지금 방송사 내부의 거버넌스 개편 못지 않게, 방송통신 거버넌스 개편 논의가 나오는 중요 이유 중 하나가,

시장이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 그리고 문체부로 나눠져 있는 정부체계는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정부보다 더 시급하게 시장에 반응해야 할 방송사의 경영진이 '효율성보다는 정치적 중립성에 몰빵'하는

제도 변화를 하는 것이니까요. 정치적 대립은 어찌어찌 줄어들 수 있겠지만, 지금도 비효율적인 공영방송사들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해 버리는 상황이 더욱 가속화되지나 않을까 우려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이 문제로 논의만 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불리한 쪽으로요.

때문에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다수의 합의가 있는 안대로 일단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방송통신 거버넌스도 완벽하지 않아도 좋으니, 일단 결론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구요.

방송계가 이렇게 어려웠던 적이 제 기억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입니다.

방통위는 식물위원회이고, 아무 결정을 못한지 벌써 너무 오래되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AI 대응하기도 버겁고, 문체부는 장관 후보자 지명도 못하고 있어요.


여러차례 말씀 드렸듯이,

지금 인수위 기간 아닙니다. 이재명 정부의 임기는 지금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공무원들 놀릴 거 아니라면, 뭐라도 결정해서 신속히 진도를 나아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일단 결정해서 진행하면서, 그 해당 부처 수장들이 더 나은 개선안을 논의하는 것을 중요 업무로 삼아 일을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정부조직 개편안이 마련될 때까지,

해당 부처가 사실상 올스톱 상태로 있도록 방치하는 것은 제대로 된 의사결정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고발뉴스 이상호간에 무슨 오해와 갈등이 있는지 모릅니다. 관심도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책임성있게 결단해서 빨리빨리 진도를 나아가야 한다는 것뿐입니다.

시작해 놓고, 정부를 운영해 가면서, 추가적인 해법을 논의하면 될 일입니다.

합의될 때까지 아무 것도 안하고 기다리는 것은 그냥 같이 망하자는 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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