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ho (211.♡.15.175)
2025년 7월 8일 PM 09:24 · 수정됨(23:31)
오늘 책을 듣다(오디오북이라...ㅎㅎㅎ) 조선 시대 궁중요리사 대령숙수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흔히 조선 왕실 주방의 수세프격이라고 알려져 있는 대령숙수라는 것이 판타지였다고 합니다.
待令熟手... 일단 큰대가 아니라 기다릴 대자를 쓴다는 것에서 1차 충격...ㅎㅎㅎㅎ
숙수 중 언제나 대기중이이라고 해서 待令(대령) 숙수라는 개념이라네요.
한국 공예,디자인 문화 진흥원의 전통문화포털에서 대령숙수를 소개하는 글 중 일부입니다.
대령숙수라는 직업은 지금으로 말하면 미슐랭 셰프와 비견되어도 좋을 조선시대 최고의 요리사다. 10여 년 전 큰 인기를 모았던 <식객>은 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대령숙수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요리 대결이라는, 전에 없던 흥미로운 소재가 흥행의 비결이다.
숙수(熟手)의 사전적 의미는 ‘잔치 때 음식을 만드는 사람’을 뜻한다. 조선시대 민가의 잔칫상을 준비하거나 궁궐의 외소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었던 남자 요리사를 숙수(熟手)라고 불렀다. 그중에서도 임금님을 비롯한 왕실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준비하는 요리사는 임금의 명을 기다린다는 뜻을 담아 특별히 ‘대령숙수(待令熟手)’라 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궁궐에서 근무하는 상당수의 공무원들처럼 대령숙수는 출퇴근을 하였으며 결혼을 하여 궁궐 밖에서 가족과 살았다고 한다. 또한 아들이 열 살이 됐을 무렵 데리고 다니며 일을 돕도록 했으며, 요리하는 법을 가르쳐 숙수의 자리를 물려받게 만들었다. 임금의 수라상은 평소에는 소주방에서 만들어졌으나 진연이나 진찬 같은 규모가 큰 잔치에서는 임시로 지은 주방인 가가(假家)에서 음식을 준비했다.
또 다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숙수 관련 설명입니다.(제목은 숙수입니다.)
현재의 조리사와 같은 직업이다. 일상적인 음식은 가정에서 부인들이 직접 조리하나, 잔치 때 많은 음식을 만들고 고배를 할 때 또는 잔칫상을 꾸밀 때는 외부의 남자로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을 청하여 일을 시켰다. 이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을 숙수라 하는데, 특히 궁중에 전속되어 있는 숙수는 대령숙수라 하였다.
대령숙수는 외소주방 또는 잔치 때 가가(假家)로 짓는 숙설소에서 음식을 만들었다. 이들은 궁중의 주방상궁이 궁안에서 살며 궁밖에서 13세 정도의 소녀를 데려다 제자로 삼고 15년간 훈련시켜 계승을 시키는 것과는 달리, 궁밖에서 장가들고 살림을 하면서 궁궐로 출퇴근을 하였으며, 또 10여세의 아들을 조수로 데리고 다니며 가르쳐서 숙수의 자리를 물려주었다.
천민계급이지만 전문직으로 궁중에서는 중요한 기술직이었다. 숙수의 복장은 남색 무명으로 지은 두루마기에 두건을 썼다.
민족문화백과사전은 공식적으로는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 주관적 서술 문제 등이 제기된 경우 사실 확인 및 보완 등을 위해 해당 항목 서비스가 임시 중단될 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 덧붙여져 있긴 합니다만...
하여튼 허영만 화백의 식객 이후 대령숙수가 널리 퍼진 걸로 아는데요.
조선시대 궁중에서 음식 만드는 사람은을 '숙수(熟手)' 라고 한 것은 맞지만... 대령숙수라는 표현은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도 실제 그런지 일단 가장 대표적인 자료인 조선왕조실록에서 待令熟手를 검색해 봤는데... 결과값은 0건이네요.
그냥 숙수로 검색하면 57건이 나옵니다만...
그래서 그럼 다른 조선시대 문집이나 기록에는 없나 싶어서 한국고전DB에서도 검색해 봤는데... 역시 대령숙수는 검색 되는 것이 0건이네요.
그냥 熟手로 검색하면 각종 기록에서 312건이 나옵니다.
뭐... 그냥 대령숙수는 현장용어 같은 거라서 공식 기록에는 안 남고 현장직들에게서만 전해져 내려온 명칭 일 수도 있긴 하죠. 하지만 기록이 너무 없는 건 좀 의외이긴 합니다.
그리고 이 대령숙수를 유명하게 만든 사람이 고종의 마지막 대령숙수라고 알려진 '안순환'이라는 사람인데요.
일제강점기 때 서울에 최초의 요릿집 '명월관'을 만든 걸로도 유명한 사람이죠.
이 사람이 고종의 마지막 대령숙수로 궁중음식의 대가, 한식의 대가로 알려져 있는데... 실상은 음식은 만들어 본 적도 없는 그냥 친일파 사업가라는 내용까지 듣고 2차 충격에 빠졌습니다.
역시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안순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의 : 일제강점기 궁내부 전선사장선, 주선과장, 이왕직사무관 등을 역임한 관료. 조선음식전문가.
-활동사항 : (일부 발췌) 사퇴할 때 궁내부에 소속된 궁중의 남자 요리사인 대령숙수(待令熟手)를 모아, 1909년에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 건너편에 조선 궁중 요릿집인 명월관을 열었다. 1920년대 초반에는 지금의 명동에 또 다른 조선 요릿집인 식도원(食道園)을 설립하였다.대한제국 마지막 대령숙수이자 최고의 근대 주방장, 뛰어난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전문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76608
그런데 사실 이 사람은 대령숙수를 한 적도 없고, 궁중에서 음식을 만든 적도 없다고 하네요. 순종 때 잠시 궁중 연회 담당부서의 직원으로 근무한 적은 있다고 합니다.
당시 정미7적으로 대표적인 친일파인 송병준과 친해서 그 빽으로 명월관 등 요리집 등으로 치부를 한 사람이라고 하네요.
그런 사람이 미화에 미화가 거듭되어 지금 대한민국에서 궁중음식의 대가, 마지막 대령숙수 라고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뭐... 이것도 책 저자의 주장이긴 하지만 사료 근거가 꽤 탄탄해서 일단 안순환이 궁중에서 음식을 만들었거나 고종의 마지막 대령숙수라는 것은 틀린 주장이라는 것은 믿을 만 한 것 같더라고요.
아... 혼란스럽네요... 혼란스러워...
참... 책은 '한식을 위한 변명(황광해)' 입니다.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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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이리어펠
25.07.08 · 210.♡.187.170
음... 사실상 24시간 룸서비스군요...=ㅁ= -
Mmoho
→ 아이리어펠 작성자
25.07.08 · 211.♡.15.175
대령숙수라고 하면 그런 의미이긴 한데... 실제 대령숙수라는 건 없었으니 24시간 룸서비스도 없었겠죠...^^;;;
그리고 실제 조선 순조(정조 아들) 때 순조가 밤에 냉면 먹고 싶었는데 숙수가 다 퇴근해서 궁 밖에서 포장해 와서 먹었다고 하는 일화가 있는 걸로 봐서는 나름 출퇴근은 잘 지켜졌나 봅니다...ㅎㅎㅎ -
아아이리어펠
→ moho
25.07.08 · 210.♡.187.170
워라벨!!! ㄷㄷㄷㄷ -
달달짝지근
25.07.08 · 49.♡.119.176
와 이건 충격이네요
그럼 궁중요리사는 누구였는거죠? -
Mmoho
→ 달짝지근 작성자
25.07.08 · 211.♡.15.175
그냥 숙수... 라는 이름의 전문직업인인데... 신분이 대부분 천민(노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실록에 간간히 이름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를 들어 의료계의 허준 같이 아주 유명한 사람은 없었나 봅니다.
당연히 대장금의 장금도 실록에는 딱 한 줄 등장한다고... - 푸
푸딩구
25.07.08 · 116.♡.94.190
어 음..일단 수셰프는 수석 주방장이 아니라 부주방장입니다? -
Mmoho
→ 푸딩구 작성자
25.07.08 · 211.♡.15.175
아.. 그렇군요.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
중중경삼림
→ moho
25.07.08 · 222.♡.40.184
빼어날 수 가 아니라 불어 sous여서 부주방장이죠 ㅋㅋㅋㅋ -
Mmoho
→ 중경삼림 작성자
25.07.08 · 211.♡.15.175
이것도 큰대...대령...처럼 혼자 착각한 거군요...ㅎㅎㅎ -
중중경삼림
→ moho
25.07.08 · 222.♡.40.184
사실 저도 흑백요리사 보다가 알게되었습니다 ㅋㅋㅋㅋ
그전까진 수쉐프가 치프인줄 알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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