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IL (222.♡.210.170)
2025년 7월 11일 PM 12:11 · 수정됨(15:00)
안녕하세요. 추천글 보기만 하다가 무슨 글을 쓸까 하다가
그냥 예전 일들이나 자유게시판에 적어 보려 합니다.
직장 다닐때 운동 부족이라 출퇴근을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자전거를 타기로 합니다.
대략 5키로 정도 은근히 운동도 되고 가족이 경품으로 탄 생활 자전거 한 대를 역사 근처에 지자체가
운영하는 별도 건물에 출입자 등록까지 하는 자전거 보관소에 놓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출근하려고 보니 보관소에 자전거가 없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봐도 있어야 되었는데 없었습니다.
급히 택시를 타고 출근하고 퇴근해서 보관소 앞에 있는 지구대로 가서 사건을 접수 시켰습니다.
며칠 후 관할 경찰서에서 사건 경위 조사를 위해 방문해 달라고 해서 가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조사가 매끄럽지 않았는데 신입 경찰관이 경험?을 쌓기 위해 경범죄 조사를 하는듯이 보였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며칠 지내다 보니 경찰서에서 자전거 도둑이 잡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자전거 보관소에는 CCTV가 입구마다 배치 되어 있는데 그것을 기반으로 검거 한 거 같습니다.
도둑이 실제로 잡히다니 평범한 일상에 이런 이벤트가 두근두근 하며 경찰서로 가보았습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일테지만 통칭 도둑으로 하겟습니다.
도둑의 범행에 대한 내용을 들어보니 자전거 보관소에는 가짜 이력을 등록해서 문을 열고 들어와서
몇 대의 자전거를 골라서 자전거의 좌물쇠를 끈고 여러 대를 훔쳐갔다고 했습니다.
도둑의 이유를 들어보니 '픽시를 사서 타고 싶었는데 돈이 없어요'라고 합니다.
뭐랄까 어이가 없고 공감이 안가고 인생은 어떻게 사는걸까 라는 순간 내 자전거!!
자전거 돌려달라고 하니 경찰서 입구에 있는 제 자전거를 봤는데 개조를 엄청 해놨습니다.
몇 대의 자전거의 부품으로 개조를 해놓은거 같았고 원상복구 안된다고 합니다.
고정기어가 아닌데 기어를 때버렸고 핸들바는 일자였는데 양머리를 해놓았네요..
고민을 했지만 일단 저 지경이 된 자전거는 제가 못쓰겠다는 결론을 지었습니다.
새 자전거 가격은 약 40만원 초반 정도였지만 경품으로 받은거라서
생각을 좀 했지만 합의 금은 50만원이 합리적인거 같았습니다. 벌금 맞아도 그것보단 나오거든요.
그래서 자전거는 줄테니 합의금 50만원을 내어 놓아라. 아니면 알아서 처벌 받으세요 라고 하니
제가 사정이 어떻고 일을 어떻게 해서 언제까지 마련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라면서 불쌍한 표정과 말투로 이야기 하길래 좀 기다려 줬습니다.
약속된 일자가 되어도 입금은 안되고 며칠 더 기다리니깐 45만원이 입금 되었습니다.
5만원이 부족해서 연락을 하니 구구절절 사정을 이야기 하는데 참 씁쓸했습니다.
뭐 대략 제가 일용직일을 해서 돈을 구했는데 제가 밥값이 어쩌고 뭐가 어쩌고 해서 45만원이 최대입니다.
그래서 결국 45만원에 합의서 써주고 사건은 검찰에서 어떻게 정리가 되었을 겁니다.
출퇴근은 집에 남는 자전거로 하고 갑자기 생긴 제 자전거 판매? 대금으로 사무실 사람들과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눠 먹고 나머진 어디 섰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카페에 물건 놓아 둬도 안 훔쳐간다고 하면서 항상 말하는게 자전거는 다 훔쳐간다지만
자전거 도둑질 하셔도 댓가를 치를 수 있어요. 자전거는 공유 플랫폼이 아니라 소중한 개인 자산입니다.
남의 것을 탐내지 말고 바르게 살아 봅시다. 자전거도 안훔쳐가는 사회가 되길 희망합니다.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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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abbithome
25.07.11 · 222.♡.253.244
배째라 하는 인간들도 많은데 그래도 그 도둑은 일말의 양심은 있네요~ 맘고생 많으셨습니다. -
Kkita
25.07.11 · 110.♡.45.88
너그러우시네요. -
XXenneX
25.07.11 · 116.♡.11.44
일용직으로 돈 마련할 수 있음 그걸로 사지 왜 훔치는 건지 ㅜㅜ -
부부엽토
25.07.11 · 221.♡.137.207
"픽시 타는 친구들" -
놀놀던오리
25.07.11 · 104.♡.68.8
자전거도 차대번호 등록해서 조회 가능하게 법이 제정되면 좋겠네요. -
Bbigegg
→ 놀던오리
25.07.11 · 211.♡.64.149
행정비용도 고려는 해야 할듯합니다..
딴거는 안 훔쳐가도 자전거 도둑이 많은 특이한 나라를 고려해서요 ㅡㅡㄱ -
KKlaus
→ 놀던오리
25.07.11 · 118.♡.2.224
자전거 차대번호는 대부분이 하단에 각인되어있어 식별이 어렵고 카본등 고가 자전거는 스티커로 되있어서 떼고나면 식별불가입니다
전자태그나 일본처럼 공식번호판등 등록제가 시행되어야 가능할거에요
그나마도 스포츠 자전거는 해당되지 않을 거라 사각지대도 생길 수 있구요 -
DDAVICHI
25.07.11 · 194.♡.100.220
예전에 자전거 앞타이어만 나무에 매달린 자전거를 본 적이 있네요...어떻게 떼어갔는지... - 소
소우주
25.07.11 · 61.♡.201.83
그런 사람들 진짜 돈 5만원 더 없어서 그런게 아니라
어떻게든 깍으려고 하더군요.
어떻게든 깎으면 자기가 이익봤다 생각하는 사람들이에요 -
삼삼일
25.07.11 · 211.♡.107.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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